조용필, 고척돔 1만8000 팬과 함께한 ‘영원의 순간’
“이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랍니다.” 무대 위에서 건넨 조용필의 한마디는 공연장을 가득 메운 1만8000여 명 관객의 마음을 단숨에 묶어냈다.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콘서트 ‘이 순간을 영원히’에서 ‘가왕’ 조용필은 변치 않은 카리스마로 세대를 초월한 음악의 힘을 증명했다. 흰 정장과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는 오프닝 곡으로 록 넘버 ‘미지의 세계’를 부르며 무대에 올랐다. 이어 숨 고를 틈도 없이 4곡을 연달아 소화하자 객석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많이 변했죠?”라는 그의 농담에 관객들은 일제히 “아니오!”를 외치며 화답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레퍼토리는 발라드, 트로트, 록을 넘나들며 조용필 음악 인생의 궤적을 그대로 담아냈다. ‘추억 속의 재회’, ‘그 겨울의 찻집’, ‘모나리자’ 같은 명곡들은 곡마다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영상 연출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단발머리’를 부를 때는 옛 거리를 배경으로 한 화면이 펼쳐졌고, ‘고추잠자리’에서는 젊은 시절의 가왕이 무대 위를 수놓았다.
최근 발표한 정규 20집 수록곡 ‘그래도 돼’도 세트리스트에 포함됐다. “이제는 믿어, 믿어봐”라는 가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임을 확인시켰다. 팬들은 새로운 음악을 함께 부르며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순간을 체감했다.
공연의 대미는 ‘여행을 떠나요’였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듯 모두가 하나 되어 노래를 불렀다. 조용필의 환한 표정과 팬들의 뜨거운 ‘떼창’은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28곡의 여정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세대를 잇는 음악적 경험이자 관객 각자의 기억 속에 ‘영원한 순간’으로 남을 무대였다. 다음 달 6일 KBS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