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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000, 세계 증시의 자금축 이동 신호… 달러 약세·美 고평가가 부른 ‘한국 리레이팅’”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표면적으로는 강세장의 연장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계 자금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S&P500이 올해 들어 15%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코스피는 무려 64% 상승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16년 만에 미국 증시의 상승률이 세계 평균을 밑돈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투자 구조가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 결과로 읽힌다. 지난 10년간 세계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미국 예외주의’가 약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시장이 재평가(리레이팅)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좌우한 변수는 달러화 약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WSJ 달러화 지수는 6.3% 하락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의 관세 정책 재부상, 미 연준의 독립성 논란, 그리고 미국 정부 부채 급증에 따른 신뢰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비(非)미국 자산의 상대가치가 상승했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에서 일부 자금을 회수해 신흥국과 아시아 시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 수혜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

한국 증시의 강점은 구조적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경쟁력과 견조한 경상수지, 그리고 높은 기업 순현금 비율이 외국인 자금의 신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한국은 기술주 랠리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은 여전히 소수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편중 구조를 보이고 있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고평가된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장을 찾고 있다. 코스피의 PER은 약 13배 수준으로, 그 자체가 ‘안정 속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4000선이 구조적 상승의 출발점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정책의 일관성이다. 단기 부양보다 구조개혁 중심의 경제정책이 지속되어야 한다. 둘째는 수출의 지속 회복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져야 하고, 중국과의 교역 둔화를 대체할 신흥시장 진출이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는 내수 신뢰의 회복이다. 고금리로 억눌린 소비와 부동산 심리가 완화되어야 자금 순환이 완성된다.

지금의 랠리는 단기 과열과 장기 구조개편의 경계선 위에 있다. 코스피 3800~4000 구간은 이익 실현과 신규 매수세가 맞물리는 변동 구간이며, 그 안에서 투자자는 분할 매수와 이익 실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한 비미국 자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며, 한국 시장의 ‘리레이팅’ 흐름도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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