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400 돌파… 한국 증시, 9월 세계 수익률 1위
한국 증시가 9월 들어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 기준 코스피는 11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3400선을 넘어섰고, 장중에는 345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역시 동반 강세를 보이며 같은 기간 7% 가까이 상승, 세계 40개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코스피와 함께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6천억 원가량, 코스닥에서 800억 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며 순매도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며 증시의 모멘텀을 강화했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하고,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졌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최재원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다소 조정되더라도 과거만큼 강한 하락 압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정책 효과와 맞물려 한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강한 탄력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하 속도와 방향성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저유가, 저금리라는 ‘3저(低) 환경’이 한국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1980년대 이후 보기 드문 매크로 환경이 한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며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재확산이 증시 흐름을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그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증권가는 하반기 기업 실적 전망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본다. 선행 12개월 기준 기업 이익 전망이 연말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유지된다면 펀더멘털 회복에 따른 상승 모멘텀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