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선언…“국민 생명과 재산 지키겠다”
일본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에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63) 전 경제안보상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자민당 내 보수파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다카이치는 당선될 경우 자민당 첫 여성 총재이자 일본 첫 여성 총리가 된다.
다카이치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궁극적 사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위기관리와 성장 투자를 통해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위력 강화, 외교 역량 제고, 첨단기술 육성, 인재 개발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가까운 ‘아베 계통’ 정치인으로, 꾸준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익적 행보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은 그가 적극적 재정 지출과 완화적 통화 정책을 지지해 왔다며, 당선 시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경제 노선을 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국가 부채와 재정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 중도층의 반발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총재 선거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등도 출마해 다카이치와 경쟁할 전망이다. 젊은 개혁 이미지를 내세운 고이즈미, 안정적 중진 이미지를 가진 이시바와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의원 표와 당원 투표가 모두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보수층 외연 확장이 승부를 가를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가 당내 강력한 보수 지지 기반과 기업계의 후원을 등에 업고 있지만, 아베 노선 계승 이미지가 한일 관계 등 외교 현안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첫 여성 총재라는 상징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정책 실현력과 리더십 검증이 선거 과정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