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정지궤도와 저궤도 위성을 합치면 산불 더 빨리 찾나

빨리 찾나

천리안위성 2A호에 해외 저궤도위성 7기 결합…9월 10일부터 시범서비스
2025년 산불 분석서 소규모 탐지율 1.3%→9.8%로 상승
2분 간격 감시와 고해상도 관측 결합…오경보·관측공백·현장전달 속도가 관건

산불을 우주에서 감시하는 방식이 하나의 위성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여러 궤도의 위성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기상청은 9월 10일부터 천리안위성 2A호와 해외 저궤도위성 7기를 함께 사용하는 ‘다중위성 기반 산불 탐지·감시 정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천리안위성 2A호 1기가 산불을 감시했다면 앞으로는 모두 8기의 위성자료를 결합해 산불 발생과 확산을 확인한다.

두 종류 위성은 서로 장단점이 다르다. 정지궤도에 있는 천리안위성 2A호는 한반도를 2분 간격으로 계속 관측할 수 있지만 작은 불을 세밀하게 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저궤도위성은 한반도 위를 지날 때 더 높은 공간해상도로 작은 열원과 화선을 포착할 수 있지만 같은 지역을 계속 내려다볼 수는 없다. 기상청은 이 차이를 결합해 산불 감시의 빈틈을 줄이려는 것이다.


하나는 자주 보고, 하나는 자세히 본다


천리안위성 2A호는 지구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정지궤도 기상위성이다. 한반도 상공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면서 2분 간격으로 관측자료를 생산한다.

산불 감시에서는 이 ‘관측 빈도’가 중요한 장점이다.

산불이 새로 발생했는지, 이미 탐지된 불길이 계속되고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번지고 있는지를 짧은 시간 간격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에서 약 3만6000㎞ 떨어진 정지궤도에서 관측하는 만큼 작은 규모의 열원이나 세밀한 화선을 포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궤도위성은 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지표면에 훨씬 가까운 궤도를 지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공간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다. 산불지역을 통과하는 시점에는 천리안위성 2A호가 놓칠 수 있는 작은 열원과 불길의 경계를 더 자세하게 포착할 수 있다.

다만 특정 지역 위에 계속 머무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정지궤도는 ‘자주 보는 능력’, 저궤도는 ‘자세히 보는 능력’이 강하다. 이번 다중위성 산불감시는 이 두 능력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위성 1기에서 8기로…저궤도위성 7기 추가


기상청은 2019년 7월부터 천리안위성 2A호를 이용해 산불 감시를 해왔다.

이번 시범서비스에서는 여기에 해외 저궤도위성 7기의 관측자료를 추가했다. 이 가운데 5기의 자료는 국가기상위성센터가 보유한 안테나로 직접 수신하고, 나머지 2기의 자료는 유럽기상위성센터를 통해 확보한다.

위성 숫자가 늘어났다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관측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천리안위성 2A호가 산불 발생과 지속 여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저궤도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때 보다 세밀한 열원과 화선을 추가로 포착한다.

기상청은 저궤도위성 탐지 결과를 최근 12시간 단위로 중첩해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고 이를 매시간 제공한다.

12시간 전 탐지결과는 검은색으로, 현재에 가까운 탐지결과는 붉은색으로 표시해 산불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소규모 산불 탐지율 1.3%에서 9.8%로


기상청이 공개한 수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작은 산불 탐지율이다.

2025년에 발생한 산불 317건 가운데 해외 저궤도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한 시점과 겹친 205건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천리안위성 2A호만 이용했을 때 소규모 산불 탐지율은 1.3%였다.

여기에 저궤도위성 자료를 결합하자 탐지율은 9.8%로 높아졌다.

약 7.5배 수준으로 높아진 셈이다.

다만 이 숫자를 “모든 작은 산불의 9.8%를 탐지한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검증 대상은 2025년 산불 317건 전체가 아니라 해외 저궤도위성이 해당 지역을 지나 관측할 수 있었던 205건이었다. 위성의 궤도와 통과시각에 따라 관측 자체가 어려운 사례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탐지율 상승은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이지 전국의 모든 산불을 실시간으로 9.8% 탐지한다는 운영실적과는 다르다.


불이 번지는 경계 ‘화선’까지 본다


이번 기술개발의 또 다른 목표는 산불 발생 지점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화선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화선은 실제 불길이 번지는 경계선을 말한다.

대형 산불에서는 산불 중심점 하나를 아는 것보다 불길의 전면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화인력과 장비를 어디에 배치할지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천리안위성 2A호는 2분 간격으로 산불의 발생과 지속 여부를 추적하고, 저궤도위성은 통과시점에 상대적으로 높은 해상도로 화선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자료가 안정적으로 결합된다면 산불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넘어 불길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까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저궤도위성은 항상 한반도를 보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저궤도위성을 추가했다고 모든 산불을 계속 고해상도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상청도 해외 저궤도위성마다 운용 궤도가 달라 모든 위성이 매번 한반도를 관측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저궤도위성의 구조적인 한계다.

한반도를 통과하는 순간에는 자세한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그 위성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다음 관측까지 공백이 생긴다.

기상청이 최근 12시간의 저궤도위성 산불 탐지 결과를 중첩해 매시간 하나의 영상으로 제공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방식이다.

즉 다중위성 감시는 저궤도위성이 정지궤도를 대체하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다른 관측 특성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아주 작은 산불은 여전히 위성에 안 잡힐 수 있다


다중위성 방식으로 탐지능력이 향상됐지만 위성으로 모든 산불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상청은 관측 가능한 해상도보다 규모가 매우 작은 산불은 탐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위성센서는 일정 면적에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를 분석해 열원을 찾는다.

불이 너무 작거나 나무와 지형에 가려져 있거나 구름 등 기상조건이 좋지 않다면 지상에서는 확인되는 화재라도 위성에서 명확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위성 산불탐지는 지상의 감시카메라와 신고, 산림·소방기관의 현장 확인을 대체하는 수단이라기보다 감시망을 보완하는 도구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제철소와 소각장을 산불로 착각할 수도


반대 문제도 있다. 산불이 아닌데 산불로 판단하는 오경보다.

기상청은 제철소와 소각장, 공단처럼 고온 열원이 상시 발생하는 시설 주변에서 산불을 잘못 탐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위성은 기본적으로 지표면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온도가 나타나는 위치를 분석하기 때문에 산업시설의 열원과 산불을 구별해야 한다.

위성이 산불 후보지역을 빠르게 찾아내더라도 실제 상황인지 확인하는 별도의 검증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출동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소방기관에서는 오경보가 반복될 경우 행정력과 현장인력이 불필요하게 투입될 수 있다.

따라서 산불 탐지기술의 성능을 평가할 때 단순 탐지율만 볼 것이 아니라 오경보율도 함께 살펴야 한다.

발제에서도 탐지시간과 오경보, 관계기관 전달 지연을 실제 성과지표로 확인하도록 설정돼 있다.


위성이 발견해도 현장에 늦게 전달되면 의미 줄어


산불 조기탐지의 최종 목적은 좋은 위성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불을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해 산림당국과 소방기관이 대응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번 다중위성 기반 산불 감시정보는 국가기상위성센터 누리집을 통해 1시간마다 제공된다.

천리안위성 2A호가 한반도를 2분 간격으로 관측하는 것과 실제 사용자에게 종합된 다중위성 정보가 매시간 제공되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관측주기가 2분이라고 해서 산불 신고와 출동까지 2분 안에 끝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위성이 열원을 관측한 뒤 산불 가능성을 판별하고 정보를 생산해 관계기관에 전달하고, 현장에서 실제 화재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술의 효과를 판단하려면 ‘위성이 몇 분마다 촬영하는가’보다 최초 발생부터 탐지까지 걸린 시간, 탐지부터 관계기관 통보까지의 시간, 실제 현장 확인까지 걸린 시간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9월 10일 시작된 것은 ‘완성된 시스템’보다 시범서비스


이번 발표를 전국 산불감시 체계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도 이르다.

기상청이 9월 10일부터 시작한 것은 ‘다중위성 기반 산불 탐지·감시 정보’의 시범서비스다.

소규모 산불 탐지율이 개선됐다는 검증결과는 나왔지만 앞으로도 실제 산불사례를 통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기상청 역시 매우 작은 산불의 미탐지 가능성과 제철소·소각장 등 고온시설 주변의 오탐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실제 운영효과를 판단하려면 몇 가지 수치가 중요해진다.

어느 규모의 산불부터 안정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지, 기존 시스템보다 평균 탐지시간이 얼마나 단축됐는지, 오경보율은 어느 정도인지, 산림·소방기관에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전달되는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위성 8기의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 ‘빈틈을 얼마나 줄였나’


천리안위성 2A호와 해외 저궤도위성 7기를 결합한 산불 감시는 위성 숫자가 1기에서 8기로 늘었다는 데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지궤도위성은 한반도를 2분 간격으로 지속해서 관측하고, 저궤도위성은 통과시점마다 높은 공간해상도로 작은 열원과 화선을 확인한다.

2025년 산불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는 소규모 산불 탐지율이 1.3%에서 9.8%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 기술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저궤도위성은 항상 한반도 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관측 해상도보다 작은 불은 찾지 못할 수 있다. 산업시설의 고온 열원을 산불로 잘못 판단하는 오경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국 산불 조기탐지 기술의 성패는 위성을 몇 기 확보했느냐보다 실제 산불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얼마나 정확하게 구별하며, 그 정보를 산림과 소방기관에 얼마나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지에서 결정된다.

이번 시범서비스가 의미 있는 이유도 정지궤도와 저궤도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약점을 가진 두 관측방식을 하나의 감시체계로 묶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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