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전기차 보조금 43만대로 확대…2조1,403억원 투입해 전환 속도 높인다

올해보다 지원 물량 43% 증가…택시 등 영업용 전환지원금·전기이륜차 예산도 확대

정부가 2027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물량을 역대 최대인 43만대로 확대한다. 올해 지원 목표인 30만대보다 13만대 늘어난 규모다. 전기차 보급 예산도 1조6,114억원에서 2조1,403억원으로 증액된다.

지원 물량 증가율은 약 43.3%, 예산 증가율은 32.8%다. 차량 한 대에 지급하는 평균 보조금을 높이기보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와 사업자를 늘리는 방향이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구매자를 중심으로 성장하던 단계를 지나 대중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도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교체할 때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전기이륜차 보급 예산은 올해 160억원에서 2027년 230억원으로 43.8% 늘어난다(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2026년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는 19만8,509대로 전년 동기보다 113.6% 증가했다.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1%에서 23.3%로 확대됐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전기차 시장이 이미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 물량을 추가로 확대한 것은 전동화 전환의 흐름을 고정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차량 구매 지원만 늘리고 충전환경과 배터리 안전, 중고차 가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재정 투입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보조금 지원 물량 30만대에서 43만대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 전기차 보급 지원 예산 2조1,403억원을 편성했다. 2026년 예산 1조6,114억원보다 5,289억원 증가한 규모다(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보조금 지원 대상은 올해 30만대에서 내년 43만대로 확대된다. 정부는 실제 전기차 판매가 보조금 지원 물량을 웃돌아 2027년 전체 보급 대수가 50만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정부가 편성한 보조금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과 함께 지급된다.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최종 지원액은 차량 가격과 성능, 배터리 효율, 제조사의 사후관리 능력,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2026년에는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교체하고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기본 국비보조금 외에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이 도입됐다. 정부는 2027년에는 택시 등 영업용 차량까지 전환지원금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조금 지급 기준과 차종별 지원 단가는 연말까지 마련될 2027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지침에서 확정된다. 현재 예산안에 제시된 43만대는 전체 지원 물량이며, 승용차와 화물차, 승합차 등 차종별 배분 규모는 이후 정해질 예정이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심의 과정에서 전체 예산과 사업별 지원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방비 확보 수준에 따라 실제 지역별 보급 물량도 달라질 수 있다.

지원 물량을 크게 늘리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대응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보조금 신청이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 정부가 연말까지 지방비 부담과 보조금 운영방식을 개선하기로 한 배경이다.

전기차 시장은 이미 회복 국면

국내 전기차 시장은 2024년 발생한 화재사고와 충전 불안, 경기 둔화 등으로 일시적인 수요 정체를 겪었다.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기업은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정하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확대했다.

2026년에는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유가가 이어지고 보급형 전기차가 늘면서 판매가 빠르게 증가했다. 정부의 전환지원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조기 집행도 수요 회복에 영향을 줬다.

2026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은 85만636대로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순수전기차는 19만8,509대로 113.6% 늘었다. 전체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23.3%를 기록했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하이브리드차는 같은 기간 28만9,814대가 판매돼 34.1%를 차지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차를 합한 전기동력차의 신차 비중은 57.8%까지 높아졌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반면 휘발유와 경유, 액화석유가스 차량 등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0.7% 감소했다. 신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비중은 전년 상반기 53.7%에서 올해 42.0%로 낮아졌다.

전기차 판매 증가에는 개인보다 법인과 렌터카 업체의 수요 확대가 영향을 줬다. 개인 구매는 고금리와 가계부채 부담으로 3.3% 감소했지만, 법인과 대여사업자 구매는 10.5% 증가한 29만6,747대를 기록했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전동화 신차가 법인과 렌터카 시장에 대거 공급되면서 전체 전기차 판매를 끌어올린 것이다. 전기차 보급이 개인 소유 중심에서 택시와 렌터카, 업무용 차량 등 운행량이 많은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영업용 차량 전환의 탄소감축 효과

정부가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 전환지원금을 확대하는 것은 운행거리를 고려한 정책이다. 일반 승용차보다 하루 운행거리가 긴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면 같은 보조금으로 더 많은 연료비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택시는 도심에서 장시간 운행하기 때문에 전기차 전환에 따른 배출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택시는 도심의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차량 운영자의 경제적 효과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난다. 주행거리가 길수록 휘발유나 액화석유가스 비용과 전기 충전비용의 차이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차량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높더라도 연료비와 정비비 절감으로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영업용 전기차 확대에는 충전시간이라는 제약이 있다. 택시가 충전을 위해 운행을 멈추면 운송 수입이 줄어든다. 심야와 교대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충전시설이 충분하지 않으면 차량 구매 지원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운영 구조도 다르다. 차고지를 보유한 법인택시는 전용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지만, 개인택시는 공용 급속충전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 운행 형태에 맞춘 충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영업용 차량은 일반 승용차보다 배터리 충·방전 횟수가 많다. 배터리 열화와 교체비용, 중고차 잔존가치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보조금과 함께 배터리 보증과 진단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보조금 지급 이후 차량의 실제 운행거리와 충전 형태, 에너지 절감량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등록 대수만 집계하는 방식보다 차량별 운행 실적을 반영해야 탄소감축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개별소비세 감면 축소와 보조금 확대

2027년에는 전기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가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까지 고려하면 고가 전기차 구매자의 세제 혜택도 줄어들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개별소비세 감면 축소의 영향을 받는 차량을 가격 약 5,500만원 이상 전기차로 예상하고 있다. 보급형 차량은 개별소비세 산출액이 감면 한도보다 낮아 실제 구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세제 혜택을 줄이면서 구매보조금 총액을 확대하는 것은 지원 대상의 중심을 바꾸는 조치다. 고가 차량 구매자의 세금 감면을 축소하고, 더 많은 중저가 차량과 영업용 차량에 예산을 배분하는 방향이다.

차량 가격과 소득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세제 감면은 고가 전기차 구매자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 반면 보조금은 차량 가격과 성능 기준에 따라 지원액을 조정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일정 가격 이상 차량의 보조금을 감액하거나 제외해 왔다. 제조사가 보조금 기준에 맞춰 차량 가격을 인하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었다.

전기차 가격이 내려가고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 차량 한 대당 보조금은 점차 축소할 수 있다. 2027년 예산은 단가 인상보다 물량 확대에 초점을 맞춰 이 같은 전환을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조금 지원 대수를 늘리기 위해 대당 지원액을 지나치게 낮추면 구매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 차량 가격과 충전비, 보험료, 중고차 가치 등을 반영해 적정 지원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중국산 전기차 확대와 보조금의 산업 효과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의 판매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2026년 상반기 수입차 등록은 전년 동기보다 30.0% 증가했고, 전체 신차 시장의 22.7%를 차지했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테슬라의 중국 생산 차량과 BYD, 폴스타 등의 판매가 늘면서 중국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제조국 기준 41.2%를 차지했다. 독일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진입 가격을 낮춰 전체 보급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정부 보조금이 수입차 판매 증가로 이어지면 국내 생산과 고용, 배터리 공급망에 돌아가는 산업적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 환경정책과 산업정책의 목표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세계무역기구 규범과 자유무역협정 등을 고려하면 국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 특정 국가의 차량을 직접 배제하면 통상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 효율과 재활용 가치, 안전성, 충전 속도, 사후관리망 등 객관적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은 가능하다. 국내에서 생산된 부품의 비중보다 제품이 환경과 소비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지원액을 차등화해야 한다.

국산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도 보조금에 의존한 가격 경쟁보다 생산비 절감과 배터리 효율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저가형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 소형 상용차 등 시장별 제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보조금 확대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할 때는 차량 판매량만 볼 수 없다. 국내 생산과 부품 조달, 배터리 사용량, 연구개발 투자, 고용에 미친 영향까지 함께 분석해야 한다.

배터리산업에는 수요 안정 장치

전기차 보급 확대는 배터리산업의 내수 기반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지역별로 달라지면서 국내 배터리기업은 생산설비 가동률과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43만대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면 배터리 셀과 소재, 부품 수요도 늘어난다. 국내 완성차에 국산 배터리가 적용될 경우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기업까지 수요가 전달될 수 있다.

보조금이 해외 생산 차량과 해외 배터리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돌아오는 효과는 차종별로 다르다. 전기차 보급량과 국내 배터리 수요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보조금과 별도로 국내 배터리 생산기반과 재활용 체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사용 후 배터리의 상태를 진단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연결하는 시장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배터리 원료의 수입 의존과 폐배터리 처리 문제가 커진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회수율을 높여야 환경적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의 탄소발자국도 보조금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사용한 전력과 원료 채굴, 운송, 재활용 가능성을 평가하면 전기차의 전 생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복잡한 평가기준은 소비자와 제조사의 예측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일정한 유예기간을 둬 기업이 제품과 공급망을 조정하도록 해야 한다.

전기이륜차 예산 230억원으로 증액

정부는 2027년 전기이륜차 보급 예산을 230억원으로 편성했다. 2026년 160억원보다 70억원, 43.8% 증가한 규모다(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이륜차는 승용차보다 연료 사용량이 적지만 도심 생활권에서 반복적으로 운행된다. 특히 배달용 이륜차는 하루 주행거리가 길어 전기화에 따른 연료비와 배출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내연기관 이륜차는 주택가와 상업지역에서 소음과 배출가스를 발생시킨다. 전기이륜차로 전환하면 도심 소음과 대기오염을 함께 줄일 수 있다.

배달업 종사자에게는 차량 가격과 충전시간,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다. 장시간 운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충전 때문에 업무를 중단하면 전환 유인이 떨어진다.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설은 정해진 장소에서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바꾸는 방식이다. 충전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제조사별 배터리 규격이 달라 시설 활용에 한계가 있다.

전기이륜차 보급정책은 차량 구매와 배터리 교환시설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교환형 배터리의 규격과 안전기준을 표준화하면 여러 제조사의 차량이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저가 제품의 성능과 사후관리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보조금을 받은 뒤 제조사나 수입업체가 사업을 중단하면 이용자가 수리와 배터리 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제조사의 서비스망과 부품 공급기간, 배터리 보증 능력을 보조금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보급 대수보다 실제 운행률과 사용기간을 기준으로 사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충전 인프라가 43만대 보급을 감당해야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늘려도 충전시설이 부족하면 시장 확대가 지속되기 어렵다. 공동주택 거주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주거지 충전환경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기존 아파트는 전력설비 용량과 주차공간 부족으로 충전기를 추가하기 어렵다. 입주자 간 비용 부담과 주차구역 사용을 둘러싼 갈등도 발생한다.

급속충전기는 장거리 이동과 영업용 차량 운행에 필요하지만 설치비와 전력 인입비가 높다. 이용량이 적은 지역에서는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

충전기 숫자만 늘리는 정책도 한계가 있다. 고장 난 충전기가 장기간 방치되거나 주차 차량에 가로막혀 사용할 수 없는 사례가 있다. 충전기의 가동률과 고장 복구시간, 결제 편의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전기차 43만대에 보조금을 지급하려면 차량 증가에 맞춘 지역별 충전수요를 예측해야 한다. 주거지와 직장, 고속도로, 택시 차고지, 물류센터 등 이용 형태에 따라 충전시설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전력망 관리도 중요해진다. 특정 시간대에 전기차 충전이 집중되면 아파트와 지역 배전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충전시간을 분산하고 전력 수요에 따라 요금을 조정하는 스마트충전 체계가 필요하다.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망의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양방향 충전도 검토할 수 있다. 차량이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에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양방향 충전이 상용화되려면 차량과 충전기 규격, 전력거래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배터리 열화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줄이는 보증제도도 필요하다.

화재 불안과 보험 문제도 수요 변수

전기차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다. 전기차 화재는 전체 차량 화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별개로 지하주차장 등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2026년 전기차 안심보험을 도입해 화재로 인한 전기차 소유자의 배상책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보험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사고 원인과 배터리 결함, 충전시설 책임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차량 구매 단계에서 배터리 제조사와 화학계, 상태 정보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운행 중에도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진단하고 정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공동주택에는 열화상카메라와 화재감지기, 방화구획 등 실효성 있는 안전설비를 적용해야 한다. 모든 지하주차장의 전기차 출입을 제한하는 방식은 충전 접근성을 낮추고 전환을 방해할 수 있다.

화재 위험을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차량 대수와 주행거리당 발생률을 기준으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배터리와 충전기, 외부 충격 등 원인을 조사해 재발 방지 기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중고 전기차의 배터리 상태 평가도 중요하다. 소비자가 배터리의 잔존 성능을 알 수 없으면 중고차 가격이 과도하게 낮아지고 신차 구매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배터리 상태인증이 정착되면 중고 전기차 거래와 금융, 보험상품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보조금으로 구매한 차량의 사용기간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보조금 효과를 탄소감축으로 평가해야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구매자의 부담을 낮추는 소비지원이면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환경정책이다. 동시에 자동차와 배터리산업의 전환을 유도하는 산업정책의 성격도 갖는다.

세 가지 목적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저가 수입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보급과 탄소감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국내 생산과 고용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고가 전기차에 큰 보조금을 지급하면 구매자의 선택은 늘어나지만 재정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운행거리가 짧은 추가 차량에 지원할 경우 실제 탄소감축 효과도 낮다.

보조금 제도는 차량 가격과 주행거리, 에너지 효율, 배터리 환경성, 기존 차량 폐차 여부를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택시와 화물차처럼 운행거리가 긴 차량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은 탄소감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실제로 대체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구가 기존 차량을 유지한 채 전기차를 추가로 구매하면 차량 총량과 교통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교통부문의 탄소중립은 모든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것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대중교통과 철도, 자전거, 보행을 확대하고 차량 운행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전기차에 사용하는 전력이 석탄과 가스 발전에서 생산된다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줄어든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개선이 전기차 보급정책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지방비와 연말 보조금 공백 해결해야

전기차 소비자는 거주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지방보조금을 받는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지원 금액과 물량이 달라진다.

보조금 신청이 많은 지역에서는 상반기에 예산이 소진되기도 한다.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보조금 재공고를 기다리거나 출고 시기를 미루면서 시장이 불안정해진다.

중앙정부가 지원 물량을 43만대로 늘려도 지방비가 함께 확보되지 않으면 실제 집행이 지연될 수 있다. 재정 여건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전기차 전환이 늦어지는 지역 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

국비와 지방비의 분담 비율을 지역 재정 여건에 따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기오염이 심하거나 노후 경유차 비중이 높은 지역에 국비 지원을 더 배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보조금 신청과 출고, 지급 절차도 단순화해야 한다. 소비자가 계약 전에 지원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차량 인도 시점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연중 보조금 단가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도록 예산을 분기별로 배분하는 방법도 있다. 특정 시기에 신청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완성차 업체의 생산계획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정부가 연말까지 마련할 보조금 개편안에는 지방비 확보와 지역별 소진 시점, 차종별 물량 배분 기준이 포함돼야 한다. 43만대라는 숫자보다 실제 집행 구조가 중요하다.

보조금 이후의 전기차 시장 준비할 때

2027년 전기차 보조금 확대는 국내 전동화 전환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정책이다. 지원 물량 43만대와 예산 2조1,403억원은 전기차가 일부 소비자의 선택을 넘어 신차 시장의 주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보조금 확대는 수요 회복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택시와 이륜차 등 운행량이 많은 차량의 전환은 탄소감축 효과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커질수록 보조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늘어난다. 충전시설의 가동률과 전력망 부담, 배터리 안전, 중고차 가치, 사용 후 배터리 처리 문제가 함께 커진다.

재정 지원이 판매량 확대에만 집중되면 보조금이 줄어드는 시점에 수요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완성차 업체는 가격을 낮추고, 충전사업자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배터리 업체는 안전성과 수명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해마다 보조금 단가를 결정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도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초기 구매비와 운행비, 충전 편의, 중고차 가격을 합친 총소유비용에서 전기차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7년 지원 확대는 보조금을 영구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신호가 아니다. 전기차 시장의 자립을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는 조치에 가깝다.

43만대가 실제로 도로에 보급되고 지속적으로 운행돼야 예산의 의미가 생긴다. 차량 등록 건수보다 내연기관차 대체 효과와 주행거리, 온실가스 감축량을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정책의 다음 단계는 지원 규모의 경쟁이 아니다. 소비자가 보조금 종료 이후에도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는 가격과 충전환경, 안전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데 있다.

자료: 기후에너지환경부 2027년도 예산안 관련 보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6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분석,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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