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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형태가 경쟁력 될까…‘트렌드 코리아 2027’ 폼팩터 시프트, 사용성과 판매 지표로 다시 보니

김난도 교수 등이 쓴 ‘트렌드 코리아 2027’은 2026년 9월 30일 출간됐고, 2027년 소비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폼팩터 시프트’를 제시했다. 다만 실제 시장 자료를 대조해보면, 기기 형태 변화가 사용성과 판매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 승패가 갈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화면을 접거나 펼치는 방식, 크기와 무게, 한 손 조작성 같은 물리적 형태는 분명한 변수지만, 실제 이용시간과 판매량은 가격, 콘텐츠 이용 방식, 소프트웨어 완성도, 가구 구조 변화, 교체 수요와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을 함께 받았다.


사용성은 형태의 문제이지만, 이용시간은 생활 방식의 문제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형태 변화의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자료는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조사에서 스마트폰 보유율은 95.3%였고,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 6분으로 전년보다 6분 늘었다. 같은 조사에서 OTT 이용 시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91.2%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이 여전히 가장 강한 개인 매체라는 뜻이지만, 이 증가를 곧바로 새로운 폼팩터의 승리로 읽기는 어렵다. 동영상 소비 확대와 1인 가구 증가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는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2021년 33.4%에서 2023년 35.5%로 높아진 점을 함께 짚었다.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 27분으로 전체 평균보다 길었다. 기기의 형태만이 아니라, 혼자 사는 가구의 증가와 OTT 시청 방식의 변화가 스마트폰 사용을 밀어 올린 셈이다. 반대로 TV 이용시간은 줄었지만, 이것 역시 TV라는 하드웨어 형태가 갑자기 뒤처져서라기보다 실시간 시청에서 다시보기와 OTT로 이동한 결과에 가깝다.

2025년 조사 결과도 비슷한 방향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5분으로 전년보다 1분 줄었고, 태블릿PC의 주 5일 이상 이용률은 10.3% 수준에 그쳤다. 형태가 바뀌었다고 해서 사용시간이 자동으로 뛰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태블릿은 큰 화면이라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스마트폰 대형화와 OTT 이용 습관 변화 속에서 일상적 필수 기기로 올라서지 못했다.


판매에서도 폼팩터는 ‘가산점’이었지, 단독 결정변수는 아니었다


세계 시장 수치도 같은 결론에 가깝다. IDC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5190만대로 전년보다 5% 늘었지만, 2026년 2분기에는 3360만대로 1년 전보다 12.3% 감소했다. 같은 IDC는 이 감소의 배경으로 가격 인상, 메모리 공급 제약, 소비 위축을 들었다. 태블릿 자체의 형태가 갑자기 매력을 잃었다기보다, 가격과 부품 조달, 다른 기기와의 역할 재편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접는 스마트폰은 형태 변화가 판매에 미치는 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IDC는 폴더블폰이 2025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1.6%에 그쳤다고 봤고, 평균 판매가격은 1188달러로 비폴더블 제품의 거의 3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큰 화면을 작은 부피에 담는 장점, 읽기와 멀티태스킹에 유리한 사용성은 분명하지만, 높은 가격과 내구성 인식, 무게와 두께 문제 때문에 대중시장까지 빠르게 번지지는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형태 변화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IDC는 2026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출하량 기준 13.9% 감소할 것으로 보면서도 폴더블폰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형태 변화가 적어도 프리미엄 구간에서는 가격 방어와 차별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 성장도 전체 시장을 뒤집을 만큼 크지는 않다. 판매를 좌우하는 힘이 ‘폼팩터 단독 효과’라기보다, 높은 가격을 감수할 사용층이 존재하는 특정 세그먼트에서만 강하게 나타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결국 ‘기기 형태 변화가 사용성과 판매를 좌우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조건부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맞다. 화면 크기, 접는 방식, 무게와 조작성은 읽기·입력·멀티태스킹 경험을 분명히 바꾼다. 하지만 판매와 이용시간까지 설명하려면 형태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내에선 OTT 중심의 시청 습관과 1인 가구 증가가, 세계 시장에선 가격과 공급망, 프리미엄 전략이 함께 움직였다. ‘폼팩터 시프트’는 실제로 진행 중이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결정하는 최종 변수는 형태 하나가 아니라 형태와 가격, 소프트웨어, 생활 방식이 묶인 패키지에 더 가깝다.

자료: 교보문고, 트렌드 코리아 2027(2026년 9월 30일 출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 발표(2024년 12월 30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 발표(2025년 12월 30일); 통계청,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2024년 12월 9일); IDC, Global tablet shipments rise 1.9% in 4Q25 as seasonal demand offsets cooling replacement cycle(2026년 2월 24일); IDC, The Tablet Market Hits a Wall(2026년 8월 13일); IDC, Chipsets vs. Displays: The Battle for Smartphone Innovation(2026년 10월 15일); IDC, Worldwide Smartphone Market to Decline 13.9% in 2026 as Memory Crisis and US-Iran War Constrain Growth(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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