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구글 딥마인드 협력 본격화…한국에 ‘AI 캠퍼스’ 조성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구글 딥마인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협력에 나선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난제 해결형 프로젝트인 ‘K-문샷’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동 연구와 인재 양성, AI 안전성 연구까지 포괄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2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와 만나 AI 기반 과학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전 세계에 AI의 가능성을 각인시켰던 장소에서 10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더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AI를 활용해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고, 국가 차원의 전략 과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 양측은 다음 달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국가과학AI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생명과학, 기상·기후, 바이오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AI 모델과 연구 도구를 개발·검증하고, 실제 과학 연구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협력 과제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K-문샷’과의 연계가 주목된다. K-문샷은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국가적 과제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로, AI를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 과학기술 분야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연구진이 글로벌 수준의 AI 연구 역량과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인재 양성 분야에서도 협력이 추진된다. 양측은 국내 우수 AI 인재들이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인턴십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세계적 AI 연구기관의 연구 문화와 개발 방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국내 AI 연구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한국 내에 ‘AI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AI 캠퍼스는 학계와 연구자, 스타트업, 산업계가 교류하는 협력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K-문샷과 연계된 과학기술 연구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구글은 이를 통해 한국의 AI 연구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AI 안전성과 책임 있는 개발을 위한 협력도 이번 협약에 포함됐다. 양측은 AI 모델의 안전장치와 안전성 평가 체계에 관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AI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기관과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생성형 AI와 고도화된 AI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기술 발전뿐 아니라 신뢰성과 통제 가능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0년 전 알파고가 AI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제 AI는 과학기술 난제를 풀고 국민 삶에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양해각서가 한국이 K-문샷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연구 문화를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미스 하사비스 CEO도 한국과 구글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알파고 대국 이후 한국이 구글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 됐다며, 앞으로 바이오 혁신과 기상 예측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AI가 책임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안전한 보호 체계를 만드는 데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약식 이후에는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한 간담회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AI를 활용한 과학적 발견의 가속화, 딥마인드와의 공동 연구 가능성, 국내 AI 연구 생태계와의 연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과기정통부와 구글 딥마인드는 협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세부 협력 과제와 실행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한국 정부가 AI를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과학기술 혁신의 핵심 도구로 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AI 선도 기업인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연구자와 기업, 스타트업이 세계적 연구 흐름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