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

네이버, 일본서 ‘사회 인프라 AI’ 비전 제시…초고령사회 대응 해법 공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6일 열린 ‘단25’ 컨퍼런스에서 네이버의 AI에이전트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가 일본 도쿄에서 인공지능(AI)을 사회 인프라로 활용하는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검색과 쇼핑, 클라우드,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으로서 기술 경쟁력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네이버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시테크 도쿄 2026’에 참가해 ‘사회적 인프라로서의 AI 설계 방향과 미래 도시 비전’을 발표했다. 스시테크 도쿄는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과 미래 기술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혁신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술 콘퍼런스다.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약 6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주희 네이버클라우드 이사가 주요 세션에 참여했다. 세 사람은 약 45분간 진행된 대담에서 AI가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일상과 도시 운영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고령사회, 재난 대응, 현장 업무의 디지털 전환, 미래 도시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를 대규모 이용자 기반 서비스와 자체 AI 모델, 클라우드 인프라를 함께 갖춘 기술 기업으로 소개하며,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가 이용자의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오랫동안 운영해 온 만큼, AI 역시 각 사회의 문화와 제도, 이용자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각국의 언어와 가치 체계를 존중하는 ‘소버린 AI’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디지털 주권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네이버는 이날 초고령사회 대응 사례로 AI 안부확인 서비스 ‘케어콜’을 소개했다. 케어콜은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고령자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와 생활 상황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일본 이즈모시 등에서는 고령층 안부 확인뿐 아니라 재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상태를 파악하고 도시의 회복력을 높이는 보조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일본 사회에서 AI가 돌봄 공백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현장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플랫폼 ‘라인웍스’도 주요 사례로 제시됐다. 라인웍스는 소상공인과 현장 근로자가 보다 쉽게 디지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이다. 김주희 이사는 라인웍스가 아날로그 무전기를 대체하는 음성 기반 소통 기능과 수기 문서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AI-OCR 기능 등을 통해 현장 근로자의 기술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무직 중심의 디지털 전환에서 벗어나, 물류·제조·서비스 현장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미래 도시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 기술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디지털 트윈을 실제 도시와 공간을 정밀하게 가상으로 구현해 AI와 연결하는 미래형 인프라로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나가이시에서 추진된 디지털 트윈 구축 사례를 소개하며, 도시 계획과 운영, 안전 관리, 로봇 서비스 확산에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제2사옥 ‘1784’에서 검증된 로봇 기술도 글로벌 도시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다. 1784는 로봇과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이 결합된 실험 공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네이버는 이곳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NTT동일본, 사우디아라비아 NHC, 뉴무라바 등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사무공간에서 검증된 로봇 운영 기술을 도시와 산업 현장으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이번 행사에서 강조한 핵심은 AI의 ‘사회적 역할’이다.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성능과 서비스 출시 속도에 집중돼 왔다면, 네이버는 AI가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며,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일본처럼 고령화와 지역 소멸, 현장 인력 부족 문제가 두드러지는 국가에서는 AI가 행정과 돌봄, 재난 대응의 보완 수단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최 대표는 대담을 마무리하며 AI를 통해 사회와 사람, 기술을 더 가치 있게 연결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자에게는 혁신적인 경험을, 소상공인에게는 성장 기회를, 국가에는 디지털 주권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네이버가 추구하는 AI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네이버가 국내 플랫폼 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반 사회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케어콜, 라인웍스,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등 이미 확보한 기술과 서비스를 일본과 중동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며, 네이버가 제시하는 ‘소버린 AI’ 모델이 글로벌 도시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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