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명

존스홉킨스,대마 젤리와 술, 운전 위험 키워

[대마 젤리와 술, 운전 위험 키워[C]시대의눈]

미국에서 대마 합법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마 식용제품과 음주를 함께 할 경우 운전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대마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넘어, 합법 제품으로 판매되는 젤리·브라우니·음료 형태의 대마가 술과 결합할 때 교통안전의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진은 최근 대마 식용제품과 알코올을 함께 섭취했을 때 운전 수행 능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2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차 임상시험 형태로 설계됐다. 연구 결과는 JAMA Network Open에 2026년 5월 1일 게재됐다.

핵심 결과는 분명하다. 대마 식용제품과 술을 함께 섭취한 경우, 둘 중 하나만 섭취했을 때보다 운전 수행 능력 저하와 주관적 취기가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대마와 알코올을 함께 사용했을 때 혈중알코올농도 0.05% 수준에서도, 알코올만 섭취해 미국 대부분 지역의 법적 음주운전 기준인 0.08%에 도달했을 때와 비슷하거나 더 큰 운전 장애가 관찰됐다.

이번 연구가 더 중요한 이유는 현장 단속 방식의 한계까지 드러냈기 때문이다. 존스홉킨스 의대는 대마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알코올과 함께 사용한 경우에도, 표준 현장 음주·약물 검사에서 수행 저하가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검사 통과가 가능해 보여도 실제 운전 시뮬레이션에서는 위험한 수준의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사회에서 이 문제는 대마 합법화 이후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과거 대마 사용은 불법 약물 단속의 영역에 가까웠지만, 현재 미국 일부 주에서는 기호용 대마가 합법적으로 판매된다. 특히 식용 대마 제품은 냄새가 적고 휴대가 쉬우며, 젤리나 초콜릿, 음료처럼 소비자 친화적인 형태로 유통된다. 문제는 이런 제품이 흡연 대마와 달리 효과가 늦게 나타나고 지속 시간이 길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아직 별 효과가 없다”고 느껴 추가 섭취를 하거나, 술과 함께 복용한 뒤 운전대를 잡을 위험이 있다.

한국 독자에게도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대마가 불법이지만, 해외 출장·유학·여행 중에는 현지에서 합법 제품을 접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마 식용제품이 일반 간식처럼 포장돼 판매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지에서 합법이라고 해서 한국인에게 법적·건강상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대마를 사용한 뒤 귀국해도 국내법상 문제가 될 수 있고, 음주와 결합할 경우 교통사고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의학적으로도 술과 대마의 병행 사용은 단순한 효과의 합이 아니다. 알코올은 판단력과 반응속도, 주의력을 떨어뜨리고, 대마의 주요 성분인 THC는 시간 감각, 공간 인식, 운동 조정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물질이 함께 작용하면 운전 중 차선 유지, 돌발상황 반응, 속도 판단, 제동 타이밍 같은 핵심 기능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연구진이 “0.05%의 음주 상태라도 대마와 결합하면 0.08% 음주 단독 상태와 맞먹거나 그 이상일 수 있다”고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정책적으로는 단속 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라는 비교적 명확한 수치 기준이 있지만, 대마 사용 후 운전 능력 저하는 단순 혈중 농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THC는 체내 잔류 기간과 실제 impairment, 즉 운전 기능 저하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다. 여기에 알코올까지 더해지면 기존 단속 체계는 더 큰 한계를 드러낸다. 존스홉킨스 연구진이 개선된 도로 현장 impairment 탐지 방법과 대중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연구는 대마 합법화 논쟁을 다시 불붙이려는 자료라기보다, 합법화 이후 사회가 반드시 관리해야 할 안전 문제를 보여준다. 제품 판매가 허용되면 소비자는 그것을 안전하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합법은 무해를 뜻하지 않는다. 술이 합법이어도 음주운전이 금지되는 것처럼, 대마 제품 역시 사용 방식과 상황에 따라 공중보건과 교통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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