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달 없이 우주에서 ‘개기일식’ 만든다…두 위성이 태양을 가린 이유

개기일식은 태양 관측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지만 과학자에게는 늘 아쉬운 현상이었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시간은 길어야 몇 분에 불과하고, 관측 가능한 지역도 제한적이어서 태양 바깥 대기인 코로나를 연속적으로 들여다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럽우주국(ESA)이 이 문제를 달 자체가 아니라 두 대의 위성으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ESA의 Proba-3는 서로 약 150m 떨어진 두 우주선이 정밀한 대형을 유지하면서 한쪽이 태양을 가리고 다른 한쪽이 그 그림자 속에서 코로나를 관측하는 임무다. 이른바 ‘인공 개기일식’을 만드는 것이다. ESA에 따르면 Proba-3는 최대 고도 약 6만500km의 궤도에서 두 우주선이 밀리미터 수준의 상대 위치 정밀도를 유지하며 최대 6시간 가까이 대형비행을 수행한다. 자연 개기일식이 지상에서 길어야 몇 분 동안 이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관측시간을 극적으로 늘릴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12일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 실제 개기일식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 Proba-3는 우주에서 이미 자체적인 인공일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후 달이 위성의 시야를 지나면서 자연 일식과 인공 일식이 겹쳤고, Proba-3는 약 8분40초 동안 이른바 ‘이중 일식’을 경험했다. ESA는 이때 태양 원반에서 생기는 회절광이 크게 줄어 ASPIICS 코로나그래프의 광학 성능을 보정하고 코로나를 매우 깨끗한 조건에서 관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임무의 의미는 우주에서 멋진 일식 장면을 만들었다는 데 있지 않다. 코로나는 태양풍과 코로나질량방출이 시작되는 영역이고,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변화는 위성과 GPS, 통신망, 전력망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Proba-3는 자연현상을 기다리는 대신 인공적으로 관측조건을 만들어 태양폭풍의 출발점을 더 오래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왜 태양을 일부러 가려야 코로나가 보일까


태양 코로나는 태양을 둘러싼 외부 대기층이다. 온도는 수백만도까지 올라가지만 태양 표면보다 빛이 훨씬 희미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강렬한 태양 원반의 빛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개기일식 때 코로나가 갑자기 선명하게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이 태양 표면의 강한 빛을 가리면 그동안 숨어 있던 희미한 코로나가 드러난다.

천문학자들은 이 효과를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코로나그래프라는 장비를 사용해왔다. 망원경 내부에 작은 차폐판을 넣어 태양 원반을 가리는 방식이다.

문제는 차폐판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회절이다.

빛은 장애물의 가장자리를 지날 때 직선으로만 진행하지 않고 일부가 휘어 퍼지는데, 이 빛이 코로나의 가장 안쪽 영역을 가려버릴 수 있다. 태양 바로 주변에서 시작되는 코로나를 관측하려고 할수록 이 문제가 커진다.

Proba-3가 두 위성을 150m나 떨어뜨려 놓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차폐판과 망원경 사이의 거리를 크게 벌리면 가장자리에서 발생한 회절광이 관측기까지 도달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ESA는 Proba-3의 차폐판과 코로나그래프 사이 거리가 기존 코로나그래프보다 약 두 자릿수 이상 크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위성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광학 문제를 두 대의 위성으로 분리한 셈이다.


한 위성은 ‘가짜 달’, 다른 위성은 망원경


Proba-3는 두 대의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Occulter Spacecraft는 태양을 가리는 역할을 한다. 지름 1.4m의 원형 차폐판을 태양 방향과 정확히 맞춰 그림자를 만든다.

그 뒤 약 150m 떨어진 곳에는 Coronagraph Spacecraft가 따라간다. 이 위성에는 ASPIICS라는 코로나그래프가 탑재돼 있고, Occulter가 만든 그림자 한가운데에서 태양의 희미한 코로나를 촬영한다.

ESA 설명에 따르면 Occulter가 만드는 그림자의 폭은 코로나그래프 위치에서 약 8cm이고, 관측기의 입구 지름은 약 5cm다. 따라서 두 위성의 정렬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강한 태양빛이 망원경으로 들어올 수 있다. Proba-3가 상대 위치를 밀리미터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쉽게 말하면 150m 떨어진 곳에서 지름 8cm짜리 그림자의 중심을 계속 맞추며 함께 날아야 한다.

지상에서 멈춰 있는 장비라면 어렵지만 가능한 작업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두 물체가 시속 수만km로 지구를 돌면서 이 정밀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 난도는 크게 올라간다.


2025년 처음 성공…이제 60회 넘게 인공일식 만들었다


Proba-3는 2024년 12월 5일 발사됐고, 2025년 3월 두 위성이 처음으로 150m 간격을 유지한 채 밀리미터 수준의 정밀 대형비행에 성공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실제 인공 개기일식을 만들어 코로나 관측까지 해냈다. ESA는 당시 두 우주선이 지상 통제 없이 수시간 동안 상대 위치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관측 횟수가 빠르게 늘었다.

8월 12일 인공일식은 정상운영 기준 65번째였다. ESA가 공개한 7월 30일 관측은 이미 62번째 인공일식에 해당했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Proba-3가 일회성 기술 시연을 넘어 반복 가능한 관측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개기일식은 자연적으로는 특정 지역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Proba-3는 자신의 궤도마다 조건이 맞을 때 인공일식을 만들 수 있다. ESA에 따르면 최대 6시간 동안 대형비행을 유지할 수 있어 코로나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으로 추적할 수 있다.


8월 12일엔 ‘인공 달’ 위로 진짜 달까지 지나갔다


이번 임무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8월 12일의 이중 일식이다.

당시 Proba-3 두 위성은 지구 상공 약 6만km에서 이미 인공일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사이 실제 달이 태양과 위성 사이를 지나면서 ASPIICS 시야에 들어왔다.

달의 그림자는 Proba-3의 Occulter가 만든 차폐판보다 조금 더 크게 태양 원반을 가렸고, 약 8분40초 동안 완전한 이중 일식이 이어졌다. 같은 날 지상에서 볼 수 있었던 최대 개기일식 시간은 아이슬란드 인근에서 약 2분18초였다.

우주에서는 Proba-3가 지구보다 달에 더 가까웠기 때문에 개기 상태가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

ESA가 이 장면을 과학적으로 중요하게 본 이유는 단순한 희귀 현상 때문이 아니다.

자체 Occulter의 가장자리에서는 아무리 정밀하게 설계해도 미세한 회절광이 발생한다. 그런데 실제 달이 태양을 완전히 덮은 순간에는 이 회절광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ASPIICS가 거의 이상적인 조건에서 코로나를 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장비의 광학 성능을 보정하고, 앞으로 인공일식 관측에서 남는 미세한 잡광을 더 정확히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자연 개기일식보다 훨씬 오래 보는 게 핵심


개기일식은 역사적으로 태양 코로나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평소 보이지 않던 코로나의 구조를 관찰할 수 있었고, 태양 자기장이 어떤 형태로 뻗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자연 일식은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크다.

관측 가능한 지역이 좁고 날씨가 나쁘면 연구 자체가 어려우며, 완전한 개기 상태도 대부분 몇 분 안에 끝난다.

태양 코로나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움직인다.

플라즈마 흐름이 변화하고, 자기장 구조가 재편되며, 태양풍이 가속되고, 코로나질량방출이 시작되는 과정은 몇 분 이상의 시간축에서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코로나 구조를 수시간 동안 끊김 없이 관찰할 수 있다면 정지된 사진 한 장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Proba-3가 최대 6시간의 연속 관측을 목표로 하는 이유다.


태양 표면보다 200배 뜨거운 코로나의 수수께끼


코로나는 태양과학에서 가장 오래된 난제 가운데 하나를 품고 있다.

태양의 가시적인 표면인 광구의 온도는 약 5500도 수준인데, 그보다 훨씬 바깥에 있는 코로나는 100만도 이상까지 뜨거워진다. 일반적인 직관대로라면 열원에서 멀어질수록 온도가 낮아져야 하지만 태양 대기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ESA는 코로나의 온도가 태양 표면보다 약 200배 높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태양 자기장의 재결합과 작은 규모의 폭발, 플라즈마 파동 등이 에너지를 코로나로 전달한다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어느 과정이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계속 연구 중이다.

특히 태양 표면 바로 위에 있는 ‘내부 코로나’를 자세히 관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가 코로나로 전달되고 태양풍이 본격적으로 가속되기 시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Proba-3는 기존 코로나그래프가 보기 어려웠던 이 내부 영역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도록 설계됐다.


올해 이미 ‘생각보다 빠른 태양풍’도 포착했다


Proba-3는 올해 4월 첫 과학결과 가운데 하나로 태양풍이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ESA는 이 관측이 기존 태양관측에서 비어 있던 내부 코로나 영역을 채웠다고 평가했다. 태양에서 방출된 입자 흐름이 어떤 높이에서 어떤 속도로 가속되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되면 태양풍 형성 모델을 더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끊임없이 방출되는 전하입자 흐름이다.

평상시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흘러가지만 태양 자기장이 불안정해지면 코로나질량방출처럼 훨씬 큰 규모의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고에너지 입자와 자기장이 지구에 도달하면 오로라를 만들기도 하지만, 강할 경우 인공위성과 통신, 항법 시스템, 전력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천문학적 호기심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양폭풍이 GPS와 전력망까지 흔드는 이유


현대 사회가 우주날씨에 더 민감해진 것도 Proba-3 같은 태양관측 임무의 중요성을 높인다.

태양에서 강한 코로나질량방출이 발생하면 거대한 플라즈마와 자기장이 우주로 방출된다. 이 물질이 지구 자기권과 충돌하면 지자기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

위성은 직접 고에너지 입자에 노출될 수 있고, 대기가 팽창하면서 저궤도 위성의 항력이 증가할 수도 있다. GPS 같은 위성항법 신호는 전리층의 변화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고, 장거리 무선통신에도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매우 강한 지자기폭풍에서는 지상 송전망에도 유도전류가 흐를 수 있다.

ESA 역시 코로나 연구의 목적 가운데 하나로 이러한 우주날씨 예측 개선을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태양폭풍이 발생한 뒤 지구까지 도달하는 과정보다, 처음 태양에서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내부 코로나를 장시간 관측하면 폭발 전 자기장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어느 지점에서 물질이 가속되는지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두 위성을 한 대처럼 움직이는 기술 자체가 더 큰 시험이다


Proba-3는 태양과학 임무이면서 동시에 우주비행 기술 실험이다.

ESA는 이 임무를 세계 최초의 정밀 대형비행 미션으로 설명한다. 두 위성이 물리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데도 한 대의 거대한 우주선처럼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 위치를 맞추기 위해 여러 센서가 함께 사용된다.

별추적기는 각 우주선의 자세를 파악하고, 궤도 아래쪽에서는 GPS 수신기가 상대 위치 계산을 돕는다. 두 위성은 무선 링크로 거리와 상태정보를 계속 교환하며, 대형비행 중에는 자체 위치측정 장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궤도를 수정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지상에서 조종사가 계속 명령을 내려 맞추는 것이 아니라 위성끼리 자율적으로 이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150m 거리를 밀리미터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상과 실시간으로 통신해야 한다면 긴 시간의 정밀비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Proba-3가 2025년 처음 몇 시간 동안 지상 개입 없이 상대 위치를 유지한 것이 기술적 성과로 평가된 이유다.


왜 하나의 초대형 우주망원경을 만들지 않았나


150m 떨어진 두 장비를 하나의 관측시스템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150m 길이의 우주선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도 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150m 길이 구조물을 로켓에 넣어 발사하려면 접었다가 우주에서 펼쳐야 하고, 구조물 자체의 무게와 진동, 열팽창을 통제해야 한다. 제작과 발사비도 크게 늘어난다.

반면 작은 위성 두 대를 따로 발사한 뒤 우주에서 정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면 물리적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훨씬 큰 가상의 관측장비를 만들 수 있다.

Proba-3의 성공이 태양관측을 넘어 다른 우주망원경 기술에도 관심을 받는 이유다.


미래 우주망원경은 ‘한 대’가 아닐 수도 있다


정밀 대형비행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면 훨씬 더 야심찬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우주 간섭계다.

여러 망원경을 수십m 또는 수백m 떨어뜨려 놓고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처럼 사용하면 실제 거울 하나로는 만들기 어려운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외계행성 직접촬영에서도 비슷한 개념이 활용될 수 있다.

별빛을 가리는 별도의 차폐 위성과 망원경을 멀리 떨어뜨려 배치하면 매우 밝은 별 옆에 있는 희미한 행성을 관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력파 관측이나 정밀 천문측량에서도 여러 우주선 사이의 거리를 극도로 정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따라서 Proba-3는 태양 코로나 관측이라는 명확한 과학 목표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미래 분산형 우주망원경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실제 궤도에서 시험하는 임무이기도 하다.


정밀비행에도 연료라는 현실적인 한계는 남는다


두 위성이 자율적으로 정렬한다고 해서 원하는 만큼 계속 인공일식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우주선은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과 태양복사압 등 다양한 힘을 받는다. 상대 위치를 밀리미터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추진기를 반복적으로 작동시켜야 하고, 그만큼 연료가 소모된다.

그래서 Proba-3는 궤도 어디에서나 대형비행을 하지 않는다.

ESA에 따르면 두 위성은 19시간36분짜리 타원궤도에서 지구로부터 6만km 이상 떨어지는 원지점 부근에서 주로 정밀 대형비행을 한다. 이곳에서는 지구 중력에 의한 교란이 상대적으로 작아 같은 정밀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추진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즉 인공일식 기술도 결국 관측시간과 연료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 부분은 향후 대형비행 우주망원경에서도 중요한 설계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 개기일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Proba-3가 수시간 동안 인공일식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자연 개기일식의 과학적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상 개기일식에서는 자연의 달이 매우 완벽한 차폐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공 코로나그래프에서 발생하는 회절광을 거의 피할 수 있다.

실제로 8월 12일 Proba-3가 경험한 이중 일식에서도 달이 Occulter보다 태양을 더 완전하게 가리면서 ASPIICS가 평소보다 깨끗한 조건을 얻었다. 연구진이 이를 장비 보정에 활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 일식과 인공일식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서로 보완적이다.

자연 일식은 매우 깨끗한 관측조건을 제공하지만 짧고 드물다. Proba-3는 완벽한 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몇 시간씩 관측할 수 있다.


한국에도 먼 이야기가 아닌 이유


태양폭풍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역시 GPS와 위성통신, 항공·해운 시스템,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앞으로 저궤도 위성과 위성통신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우주날씨 영향에 더 민감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천문연구원과 기상청, 우주항공청 등에서도 태양활동과 우주환경을 관측하고 있으며, 해외 태양관측 위성과의 데이터 연계도 중요해지고 있다.

Proba-3가 내부 코로나에서 얻는 데이터는 유럽만 사용하는 자료가 아니라 국제 태양물리 연구 전반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질량방출이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고 어느 방향으로 가속되는지를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 지구 도달 가능성과 시간을 예측하는 모델의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Proba-3 하나가 태양폭풍 예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태양 표면의 자기장 관측과 여러 파장의 태양 영상, 태양풍 현장측정 데이터를 함께 결합해야 실제 예측력이 높아진다.


‘인공일식’의 진짜 목적은 일식이 아니다


Proba-3의 모습은 직관적이다.

한 위성이 태양을 가리고, 150m 뒤의 다른 위성이 그 그림자 속에서 코로나를 촬영한다. 우주에서 달의 역할을 위성 하나가 대신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임무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자연현상을 복제했다는 데 있지 않다.

과학자가 필요한 관측조건을 우주에서 직접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개기일식은 기다려야 하는 현상이었다. 위치와 날짜가 정해져 있었고 날씨가 나쁘면 관측기회를 잃었다.

Proba-3는 이 관계를 뒤집는다.

두 위성이 정확한 위치를 잡으면 달이 없어도 태양을 가릴 수 있고, 자연 일식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코로나를 바라볼 수 있다.

8월 12일 달과 위성이 동시에 태양을 가린 이중 일식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수백만년 동안 자연이 만들어온 현상을 인류가 두 대의 작은 위성으로 반복해서 재현할 수 있게 됐고, 그 기술을 이용해 태양폭풍의 출발점과 코로나의 수수께끼를 더 오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Proba-3가 성공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은 ‘우주에서 일식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서로 떨어진 여러 우주선을 하나의 거대한 과학장비처럼 움직일 수 있는지다.

그 기술이 충분히 성숙한다면 다음 세대의 우주망원경은 더 이상 하나의 거대한 우주선일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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