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군 전직교육 통합, 제대군인 취업까지 이어지려면

연 2만9000명 이용하는 전직지원 체계 개편

교육·자격·고용센터를 한 경로로 잇는 것이 핵심

정부가 군 전직교육을 한국기술교육대 평생직업능력개발 체계와 합치는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 군 전직교육 이용자는 약 2만9000명이었고 현행 교육은 주로 3~4일 과정이다. 정부는 9월 전담반을 꾸려 연말까지 통합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통합의 효과는 교육기관 이름보다 군 복무경력을 직무능력으로 번역하고 훈련·자격·채용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데 달렸다.

통합 대상은 기관보다 서비스 경로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의 핵심은 교육기관 간판을 하나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제대 예정자가 군 경력을 직무 언어로 바꾸고 필요한 훈련과 자격을 찾은 뒤 지역 고용센터의 채용지원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데 있다.

군 전직교육 수요는 계급과 복무기간, 전역 뒤 희망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 장기복무자는 군 안에서 쌓은 관리 경험을 민간의 생산·품질·안전 직무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고, 단기복무자는 학업과 자격 취득 경로를 다시 설계해야 할 수 있다.

조직 통합의 첫 과제는 전역자가 어느 창구에 연락해도 같은 이력으로 상담을 이어받게 하는 것이다. 군 내부 교육기관과 보훈·고용기관이 각각 신청서를 받으면 전역자는 복무경력과 희망직무를 반복해서 설명해야 한다. 통합 플랫폼이 상담기록과 교육이수, 자격과 구직활동을 연결하되 기관별 접근권한을 최소화하면 편의와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높일 수 있다.

복무경력을 직무능력으로 번역하는 일

군에서 맡은 장비관리, 정보통신, 인사·보급 업무는 민간기업의 직무와 맞닿아 있지만 명칭과 평가방식이 다르다. 복무경력 증명만 내는 방식으로는 채용 담당자가 숙련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 직무기술서와 자격체계의 연결이 필요하다.

직무 번역에는 표준이 필요하다. 같은 장비관리 경험도 사용한 기술, 책임 범위, 인원과 예산 규모를 적어야 기업이 역량을 판단할 수 있다. 군 경력증명과 국가직무능력표준, 민간 자격을 연결하면 반복 교육을 줄이고 채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은 군 직책의 이름보다 실제로 수행한 업무를 알고 싶어 한다. 부대 규모와 보안 때문에 경력을 자세히 공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인원관리, 예산, 장비 가동률과 사고 예방 경험을 민간 직무 언어로 바꿔야 한다. 전역자의 자기소개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군 경력 확인기관이 표준화된 증명과 역량 설명을 제공하면 채용기업의 검증 부담도 줄어든다.

통합 과정에서 전역자의 동의 없이 건강·징계·보안정보까지 고용기관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취업지원에 필요한 경력과 교육정보를 구분하고, 어느 기관이 언제 조회했는지 기록해야 한다. 전역자가 잘못된 이력을 고치고 정보 연계를 중단할 방법도 제공해야 통합 서비스가 새로운 낙인이나 채용 차별을 만들지 않는다.

짧은 교육 뒤에 자격과 채용이 이어져야

3~4일 과정은 노동시장 정보와 구직 전략을 익히는 입문교육으로는 쓸 수 있다. 다만 업종 전환에 필요한 훈련, 자격 취득, 현장실습까지 맡기에는 짧다. 온라인 과정 3만개와 고용센터 102곳이 개인별 계획에 맞게 연결돼야 한다.

온라인 강좌가 많아도 어떤 과정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면 선택비용만 커진다. 전역 예정 시점과 보유 역량을 진단한 뒤 훈련, 자격시험, 현장실습과 채용을 일정표로 묶는 상담이 필요하다. 고용센터 연결도 주소지가 아니라 희망 취업지역을 반영해야 한다.

교육 일정은 전역 뒤 시작하기보다 복무 중 준비기간과 이어져야 한다. 자격과정의 시험일, 현장실습과 채용시기가 맞지 않으면 수료 뒤 긴 공백이 생긴다. 지역별 산업수요를 반영해 제조·물류·보안·공공서비스 등 실제 채용처와 과정을 묶고, 전역 직후 생계가 급한 사람에게는 짧은 취업과 장기 경력설계를 나눠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성과는 취업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성과는 교육 수료자 가운데 취업한 비율만으로 재면 부족하다. 전공·복무경력과 취업 직무의 일치도, 고용 유지기간, 임금 수준, 지역 정착, 전직 준비에 걸린 시간을 함께 공개해야 통합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취업률이 높아도 단기·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되면 전직지원의 질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6개월과 1년 뒤 고용 유지, 경력 활용도, 재취업 임금, 추가 이직을 추적해야 한다. 교육을 받지 못한 전역자와의 차이도 비교해야 통합 효과가 드러난다.

성과공개도 통합돼야 한다. 기관마다 취업의 정의와 추적기간이 다르면 어느 서비스가 효과적인지 비교할 수 없다. 정규·비정규 여부, 전공과 경력 활용, 취업까지 걸린 기간과 1년 뒤 유지율을 같은 기준으로 집계해야 한다. 상담을 중도에 그만둔 사람과 취업 뒤 다시 실직한 사람까지 추적해야 지원의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취업하지 않은 이유도 성과평가에 포함해야 한다. 학업과 창업, 돌봄이나 건강 문제로 구직을 미룬 사람을 일괄 실패로 분류하면 지원 수요를 왜곡한다. 반대로 단기 일자리를 한 번 얻은 사람을 영구 취업으로 계산해서도 안 된다. 전역자의 선택과 고용의 질을 함께 반영한 추적조사가 제도의 방향을 바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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