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겨울 최대 해빙 면적, 역대 세 번째로 작을 가능성…미국 NSIDC 잠정 집계
9월 14일 1759만㎢에서 연간 최대 도달 가능성…확정 전까지는 잠정치로 봐야
여름 최소와 다른 신호는 ‘겨울에 얼마나 다시 얼어붙는가’…남극 해빙 회복력 자체를 가늠하는 지표
최근 3년 연속 낮은 겨울 최대치 후보…단기 변동과 장기 변화의 구분이 더 중요해졌다
남극의 겨울 최대 해빙 면적이 작다는 말은, 여름에 얼음이 많이 녹았다는 뜻과는 다르다. 여름 최소 면적은 한 해의 녹는 계절이 어디까지 후퇴했는지를 보여주고, 겨울 최대 면적은 그 뒤 다시 얼어붙는 성장 계절에 해빙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2026년 9월 23일 발표에서 남극 해빙이 9월 14일 1759만㎢에서 연간 최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날짜와 수치가 유지되면 1979년 시작된 위성 관측 기록에서 세 번째로 낮은 겨울 최대치가 된다.
이 수치는 아직 확정값이 아니다. NSIDC는 남극 해빙이 최대 부근에서 바람과 해류 영향으로 크게 출렁이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남극의 겨울 최대는 보통 9월 하순이나 10월 초에 나타나지만, 과거에는 8월 30일처럼 이르게 형성된 적도 있었다. 지금 시점에서 읽어야 할 핵심은 기록 순위 그 자체보다, 겨울 동안 다시 늘어나는 해빙의 꼭대기마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해빙’은 바다 얼음이다
먼저 구분해야 할 개념이 있다. 해빙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으로, 남극 대륙 위에 쌓인 빙상이나 대륙에서 바다로 흘러나와 떠 있는 빙붕과 다르다. NSIDC는 해빙을 바닷물이 얼어 형성된 얼음으로 설명하며, 관측 지표인 ‘해빙 면적’보다 ‘해빙 범위’를 주로 쓴다. 이는 바다 표면에서 얼음 농도가 15% 이상인 영역의 넓이를 뜻한다.
이 차이는 영향 해석에서도 중요하다. 해빙은 이미 바다에 떠 있기 때문에 녹는다고 해서 육상 빙하가 녹을 때처럼 해수면을 직접 크게 올리지는 않는다. 대신 햇빛을 잘 반사하는 밝은 표면이 줄어들어 바다가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게 만들고, 대기와 바다 사이의 열 교환과 생태계 구조에 영향을 준다. 남극 해빙을 볼 때 ‘해수면 상승의 주범’이라는 식으로 단순화하면 실제 변화를 놓치기 쉽다.
왜 겨울 최대치가 따로 중요할까
남극 해빙은 남반구 계절을 따라 봄과 여름에 줄고 가을과 겨울에 다시 넓어진다. 그래서 여름 최소와 겨울 최대는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결과가 아니다. 여름 최소가 한 해의 융해 강도를 보여준다면, 겨울 최대는 차가운 계절 동안 해빙이 얼마나 빠르고 넓게 재형성됐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잠정 최대치 1759만㎢는 “겨울이 왔는데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에 가깝다. NSIDC는 올해 성장 계절 내내 남극 해빙 범위가 장기평균을 꾸준히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남극 해빙은 2023년 기록적 저점, 2024년 두 번째로 낮은 겨울 최대, 2025년 세 번째로 낮은 겨울 최대에 이어 다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6년 잠정치가 확정되면 최근 몇 년 사이 낮은 겨울 최대가 일시적 예외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나타난 사례로 더 분명하게 읽히게 된다.
비교는 같은 지표끼리 해야 한다
올해 수치를 읽을 때는 비교 기준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NSIDC가 2024년 10월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남극 겨울 최대는 1716만㎢로 당시 위성 기록상 두 번째로 낮았다. 2025년 9월 분석에서는 2025년 최대가 1781만㎢로 세 번째로 낮았고, 1981~2010년 평균 최대보다 90만㎢ 낮았다. 이 기록들과 견주면 2026년 잠정치 1759만㎢는 2025년보다도 더 낮다.
다만 과거 순위는 최종 분석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 실제로 NSIDC는 2023년과 2024년 남극 최대치가 근실시간 자료에서 최종 분석 자료로 바뀌면서 날짜와 면적이 수정됐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현재 단계에서는 ‘역대 세 번째로 작을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확정 기록으로 단정하면 과학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부 해석을 놓치게 된다.
짧은 날씨와 긴 추세를 함께 봐야 한다
남극 해빙은 북극보다 연도별 변동성이 크고, 최대 시기 전후의 일일 흔들림도 크다. 바람, 해류, 해수면 온도, 대기 순환이 복합적으로 얽혀 같은 해라도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특정 해의 작은 최대치 하나만으로 곧바로 장기 기후 메커니즘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최근 수년의 낮은 수치는 그냥 하루짜리 날씨 사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NSIDC는 2024년 분석에서 1979년부터 2024년까지 남극 겨울 최대의 장기 추세 자체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2016년 이후 전반적으로 더 낮은 범위가 이어지는 변화는 별도의 연구 대상이라고 짚었다. 다시 말해 남극 해빙은 오랫동안 북극처럼 단순한 일직선 감소로 읽히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계절 전반에서 평균 이하 상태가 잦아지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이번 잠정 집계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남극 해빙의 문제는 여름에 얼마나 적게 남았느냐만이 아니라, 겨울에 얼마나 덜 자라고 있느냐이기도 하다. 여름 최소가 낮으면 계절 말단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겨울 최대가 낮으면 계절 초반부터 끝까지 해빙권 전체가 위축됐을 가능성이 커진다. 남극 해빙을 이해하려면 두 지표를 함께 보되, 서로 다른 정보를 담는다는 점을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NSIDC의 10월 최종 분석에서 최대 시점과 순위가 유지되는지, 그리고 올해의 낮은 성장세가 어떤 대기·해양 조건과 맞물렸는지다. 현재까지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범위는 여기까지다. 다만 2026년 남극 해빙의 겨울 최대가 실제로 9월 14일 1759만㎢로 굳어진다면, 이는 남극 바다가 차가운 계절에도 예전만큼 넓게 얼어붙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기록으로 남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