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 녹는 기간 증가세 주춤…NASA가 본 ‘안정’의 의미는 회복이 아니라 변동성의 변화다
1979~2023년 위성 관측에서 북극 해빙의 평균 융해 기간은 약 40일 길어졌지만, 증가 폭은 2010년 전후부터 뚜렷하게 완만해졌다.
NASA 주도 연구는 구름 분포와 표면 에너지 수지 변화를 원인 후보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북극 온난화의 중단이나 해빙 회복을 뜻하지 않는다.
같은 시기 북극의 해빙은 더 얇고 더 젊어졌고, 최근 공식 관측에서도 여름 말 해빙 면적과 다년생 해빙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북극 해빙의 녹는 기간이 더는 길어지지 않는 듯 보인다는 관측은 얼핏 기후변화의 속도가 늦춰졌다는 신호처럼 읽히기 쉽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이 2026년 9월 21일 소개한 NASA 주도 연구의 결론은 정반대에 가깝다. 1979년부터 2023년까지 위성 자료를 보면 북극 해빙의 평균 융해 기간은 1979년보다 약 40일 길어졌지만, 그 증가세가 2010년 무렵부터 안정적인 구간으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융해 기간은 해빙 면적이나 두께가 아니라 봄철 녹기 시작하는 시점과 가을철 다시 얼기 시작하는 시점 사이의 시간이다. 다시 말해 “해빙이 얼마나 오래 녹는 상태에 놓였는가”를 보는 지표다. 이 지표가 안정됐다고 해서 얼음이 다시 두꺼워졌거나 북극의 장기 온난화가 멈췄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NASA와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해빙 자체의 회복이 아니라, 녹고 어는 시기를 좌우하는 에너지 흐름의 구조가 2000년대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길어진 융해 기간, 그러나 변화의 대부분은 2010년 이전에 일어났다
연구진은 1979~2023년 수동 마이크로파 위성 관측으로 해빙의 융해 시작과 재결빙 시점을 추적했다. 결과를 보면 북극 전체의 융해 기간 확대는 주로 2010년 이전에 집중됐다. 특히 변화의 핵심은 봄철이 크게 앞당겨진 것보다 가을철 결빙이 늦어졌다는 데 있었다. 해빙이 여름을 지나 더 오래 열린 바다와 얇은 얼음 상태로 남으면서, 얼기 시작하는 시점이 뒤로 밀린 것이다.
NASA가 함께 공개한 도해를 보면 2000~2009년에는 북극 여러 해역에서 융해 기간이 빠르게 길어졌지만, 2010~2023년에는 지역별로 붉은색과 푸른색이 섞이며 변화 폭이 작아졌다. 평균적으로는 증가세가 완만해졌지만, 해마다 출렁임은 오히려 커졌다. 연구진이 ‘안정’보다 ‘높은 변동성의 체제’라는 표현을 함께 쓰는 이유다.
구름과 에너지 수지, 왜 녹는 기간을 붙잡아 세웠나
핵심 설명은 에너지 수지다. 북극 표면이 받는 태양복사, 대기와 바다에서 들어오는 열, 우주로 빠져나가는 적외선의 차이가 해빙의 성장과 융해를 좌우한다. 2000년대에는 해빙이 줄며 드러난 어두운 바다가 햇빛을 더 많이 흡수했고, 표면 반사율은 낮아졌다. 그 결과 여름철 축적된 열이 가을 결빙을 늦추며 융해 기간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구름 패턴이 달라졌다. 연구진은 여름철 일부 해역에서 구름이 늘어나 태양복사가 해수면과 해빙 표면까지 도달하는 양이 줄었고, 그 영향으로 순에너지 유입 증가가 2000년대보다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구름은 한편으로 햇빛을 가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표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붙잡는다. 그래서 구름 변화는 단순히 “구름이 많아져 덜 녹았다”로 요약할 수 없고, 단파복사와 장파복사를 함께 본 에너지 수지 계산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바로 이 복합 효과를 융해 기간의 정체와 연결해 해석했다는 데 있다.
증가세가 멈춘 듯 보여도, 북극은 계속 따뜻해지고 얼음은 약해졌다
이 대목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는 “그렇다면 북극 해빙 감소도 멈춘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그렇지 않다. NASA는 같은 설명자료에서 북극이 지구 평균보다 거의 네 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으며, 남아 있는 해빙도 수십 년 전보다 상당히 얇아졌다고 못 박았다. 미국 해양대기청의 2025년 북극 리포트카드도 2025년 여름 말 해빙 면적이 2005년보다 28% 작고, 해빙은 더 젊고 더 얇아졌다고 정리했다. 4년 이상 된 가장 오래된 얼음은 1980년대 평균 대비 95% 이상 줄어 지금은 그린란드 북쪽과 캐나다 북극제도 주변에 주로 남아 있다.
즉 융해 기간이라는 하나의 시간 지표가 최근 완만해졌다는 사실과, 북극 온난화와 해빙 약화가 계속된다는 사실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얇아진 얼음은 대기와 구름, 폭풍, 바람의 해마다 다른 조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장기 추세는 온난화 쪽인데, 그 위에 단기적인 기상 변동의 영향이 더 크게 겹쳐 보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더 정확하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범위와 남은 검증
이번 결과를 읽을 때 구분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관측은 2023년까지다. 따라서 2024년, 2025년, 2026년까지 융해 기간 증가가 실제로 멈췄다고 확장할 수는 없다. 둘째, 안정은 북극 회복의 동의어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얇아진 해빙 위에서 구름과 대기 순환의 영향이 더 크게 드러나는 상태일 수 있다. 셋째, 북극 북부의 비교적 두꺼운 다년생 해빙이 더 약해질 경우, 다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는다.
결국 “융해 기간이 안정됐는데 왜 북극 온난화는 계속되느냐”는 질문의 답은 이렇다. 안정된 것은 해빙 손실의 종착점이 아니라, 최근 10여 년 동안 융해 기간을 늘리던 속도의 일시적 형태다. 북극은 여전히 따뜻해지고 있고, 해빙은 장기적으로 더 젊고 얇아졌다. 이번 NASA 연구는 그 변화가 멈췄다는 소식이 아니라, 왜 같은 온난화 아래에서도 지표별로 다른 곡선이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관측 보고서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