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해산물 속 미세플라스틱, 검출 사실만으로 섭취량은 알 수 없다
소금 미세플라스틱, 해산물 미세플라스틱 검출 결과만으로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먹는지 곧바로 계산할 수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보고서에서 2021년 12월까지 공개된 식품·음료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식품별 미세플라스틱 농도 자료는 측정법과 시료 조건 차이가 커서 식이 노출량을 안정적으로 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정리했다.
이 보고서의 출발점은 검출과 섭취를 구분하는 데 있다. 식품 검사에서 나온 값은 특정 시료 안에 들어 있던 입자 수나 질량을 뜻한다. 반면 사람이 실제로 노출되는 양은 그 농도에 더해 하루에 해당 식품을 얼마나 먹는지, 어느 부위를 먹는지, 조리 전후 상태가 어떤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같은 해산물이라도 내장을 제거하고 먹는 생선과 통째로 먹는 패류·갑각류·소형 어류는 노출 해석이 달라진다.
WHO가 검토한 식품 자료의 범위
WHO는 식품에서 원농도를 제시한 논문 87편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58편은 해산물 또는 어류 조직, 18편은 소금, 4편은 맥주, 2편은 꿀과 우유, 1편씩은 쌀·설탕·김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다뤘다. 보고서는 어패류와 소금을 포함해 다양한 식품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보고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식품군별 자료의 질과 비교 가능성은 고르지 않다고 봤다.
특히 해산물은 다른 식품보다 분석법 개발이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진 분야로 분류됐다. 다만 WHO는 이 분야 역시 시료 수, 개체를 묶어 분석했는지 여부, 조직에서 입자를 분리하는 소화 방법, 공시험 처리, 필터 기공 크기, 육안 판독과 고분자 확인 절차가 서로 달라 결과를 한 줄로 세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금과 설탕, 꿀, 맥주 등 다른 식품군은 방법 검증이 더 부족해 자료 활용성이 더 낮다고 평가했다.
왜 같은 식품인데도 숫자가 달라지나
미세플라스틱 수치는 입자 크기 하한선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작은 입자까지 잡아내는 장비와 전처리법을 쓰면 같은 식품에서도 검출 수가 많아질 수 있고, 반대로 큰 입자만 세면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WHO는 식품 연구에서 회수율, 오염 통제, 입자 모양과 재질 확인, 섬유와 비섬유 구분이 충분히 보고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과소추정이나 과대해석 우려가 있다고 봤다.
소금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이런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식염의 원산지와 생산 방식, 분석한 입자의 최소 크기, 공기 중 섬유 오염을 얼마나 엄격히 걸렀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소금 제품에서 검출됐다는 사실은 그 제품의 시료 조건을 보여줄 뿐, 소비자의 일일 섭취량이나 건강 위해를 바로 뜻하지는 않는다.
해산물은 먹는 부위가 노출 계산을 바꾼다
WHO는 어류 연구의 상당수가 위장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선은 위장관을 제거한 뒤 먹기 때문에, 위장관에서 나온 검출치만으로 사람이 생선 살을 통해 얼마를 섭취하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이 먹는 어류 조직으로 얼마나 이동하는지 더 잘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반면 패류나 갑각류, 작은 생선처럼 위장관을 제거하지 않고 섭취하는 해산물은 노출 평가에서 더 직접적인 식품군으로 다뤄질 수 있다. 그래도 실제 섭취량을 계산하려면 해당 식품의 평균 농도뿐 아니라 지역별 소비량, 섭취 빈도, 1회 섭취량 자료가 함께 필요하다. WHO가 식이 노출 평가를 위해 식품군별 표준화된 방법과 더 큰 규모의 표본, 시간에 따른 반복 채취가 필요하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검출량과 건강 위해는 같은 문장이 아니다
WHO 2022년 보고서는 식품과 음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현재 자료만으로 식이 노출의 건강 위험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에는 근거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식품 속 농도 자료의 불확실성이 크고, 어떤 크기와 형태의 입자가 실제로 체내에 흡수되는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독자가 실생활에서 확인해야 할 기준은 간단하다. 첫째, 기사나 연구가 말하는 값이 식품 시료의 검출 농도인지, 사람의 하루 섭취 추정치인지 구분해야 한다. 둘째, 해산물은 어떤 부위를 분석했는지, 소금은 어떤 크기의 입자까지 측정했는지 봐야 한다. 셋째, 검출 보도만으로 건강 피해가 입증된 것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WHO는 식품별 노출 해석을 위해 표준 시험법과 비교 가능한 데이터 축적이 먼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