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 460만㎢까지 줄었다…2026년 최소면적 ‘공동 10위’, 남은 얼음도 더 얇아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북극 해빙은 2026년 9월 12일 연중 최소면적 460만㎢를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위성 관측 사상 최저는 아니다. 2008년, 2010년, 2025년과 같은 수준의 ‘공동 10위’다. 그런데도 두 기관이 북극 해빙 감소를 경고하는 이유는, 올해 순위 하나보다 지난 20년의 장기 흐름과 남아 있는 얼음의 성격 변화가 더 뚜렷하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NASA 지구관측소가 2026년 10월 7일 공개한 자료와 NASA가 9월 23일 발표한 북극 해빙 분석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6년까지 최근 20개 여름은 모두 위성 기록상 가장 낮은 20개 최소면적에 들어갔다. 특정 해의 순위가 1위인지 10위인지는 해마다 달라질 수 있지만, 여름 해빙이 과거보다 낮은 상태에 머무는 구조가 이미 굳어졌다는 뜻이다. NSIDC도 2026년 최소면적 발표에서 최근 20년이 전체 위성 기록 가운데 가장 낮은 20개 최소면적이라고 밝혔다.
‘올해 최저’가 아니어도 경고가 이어지는 이유
북극 해빙은 겨울에 넓어졌다가 여름에 줄어드는 계절 변동을 되풀이한다. 해마다 기온, 바람, 구름, 해류 같은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한 해의 최소면적만으로 장기 추세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NASA는 2026년 수치가 최근 몇 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점은 ‘단기 변동’과 ‘장기 하락’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6년이 역대 최저가 아니라고 해서 감소 추세가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NASA와 NSIDC가 함께 제시한 핵심은, 여름철 최소면적이 20년 연속으로 위성 기록 하위권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관측 대상이 되는 북극해의 얼음 분포가 이미 예전보다 훨씬 작은 범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면적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얼음의 연령과 두께도 달라졌다
이번 발표에서 함께 봐야 할 대목은 남아 있는 얼음이 더 젊고 얇아졌다는 점이다. NASA 지구관측소는 북극에 남은 해빙이 점점 어린 얼음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해 여름을 버틴 다년생 해빙이 줄고, 한 번 겨울에 얼었다가 다음 여름에 쉽게 녹을 수 있는 일년생 얼음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다.
다년생 해빙은 대체로 더 두껍고 단단해 여름철 융해를 견디는 힘이 강하다. 반대로 일년생 해빙은 비교적 얇아 기상 조건 변화에 더 민감하다. 같은 460만㎢라는 면적이라도 그 안을 채우는 얼음의 나이와 두께가 달라지면 다음 계절에 버틸 수 있는 힘도 달라진다. 그래서 북극 해빙을 볼 때는 최소면적 순위만이 아니라 얼음의 연령 구성과 두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NASA는 겨울철 해빙도 함께 줄고 있다고 짚었다. 2026년 3월의 북극 해빙 최대면적은 2025년과 통계적으로 같은 수준으로, 위성 기록상 가장 낮은 최대면적에 해당했다. 이는 여름 최소면적 감소와 별개로, 겨울에 얼어붙는 범위 자체도 과거보다 축소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다만 기사에서 구분해야 할 점은, 9월 최소면적과 3월 최대면적은 서로 다른 지표라는 사실이다. 여름에 가장 적게 남은 면적과 겨울에 가장 넓게 퍼진 면적을 같은 수치처럼 섞어 해석해서는 안 된다.
위성 관측은 어떻게 이 수치를 계산하나
북극 해빙 최소면적 수치는 현장에서 얼음을 직접 재는 방식이 아니라 위성 관측으로 산정된다. NASA와 NSIDC는 수동 마이크로파 센서를 단 위성 자료를 이용해 바다와 얼음을 구분한다. 얼음과 바닷물은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마이크로파 에너지 특성이 달라, 구름이 끼어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넓이를 추적할 수 있다.
이번 기록의 토대가 되는 연속 관측은 1978년 후반 시작됐다. NASA 자료에 따르면 초기에는 님버스-7 위성이 관측을 맡았고, 이후 미국 국방기상위성프로그램(DMSP)과 NASA 아쿠아 위성 등이 기록을 이어갔다. 2025년부터는 일본의 지구관측위성 GCOM-W 관측도 활용하고 있다. 기관들이 ‘위성 기록상 공동 10위’라고 표현하는 근거는 이런 연속 기록을 같은 계열의 지표로 이어 비교하기 때문이다.
면적이라는 말의 의미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소면적은 북극해 전체가 얼음으로 몇 퍼센트 덮였는지를 바탕으로 일정 기준 이상 얼음이 존재하는 해역의 넓이를 합산한 값이다. 얼음의 평균 두께나 전체 부피를 직접 뜻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면적이 같으니 상태도 같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남은 얼음이 얇아졌다는 판단은 별도의 관측과 분석을 통해 보완된다.
최근 수년의 정체 구간과 장기 감소 추세는 함께 존재한다
북극 해빙을 둘러싼 설명에서 흔히 생기는 오해는 최근 몇 년 수치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감소가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NASA는 최근 10년 안팎에는 구름 증가 등 날씨 조건이 여름철 추가 융해를 다소 억제해 9월 면적이 비교적 비슷하게 보이는 시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단기적인 정체 구간은 장기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2026년 기록은 2012년 최저 기록을 다시 쓰지는 않았지만, 최근 20년 전체를 놓고 보면 북극 해빙의 기준선이 이미 아래로 내려와 있다. NSIDC는 2026년을 ‘변해버린 북극’ 속 또 하나의 낮은 해빙 범위라고 평가했다. 순위만 놓고 보면 10위지만, 예전 기준으로는 여전히 매우 작은 면적이라는 뜻이다.
이런 맥락은 독자가 자주 묻는 질문, 곧 ‘올해가 최저가 아닌데 왜 경고하느냐’에 대한 답이 된다. 해빙 문제는 한 해의 1등, 2등 경쟁이 아니라 북극의 기본 상태가 수십 년 새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관측이기 때문이다. 올해가 최저가 아니어도 장기간의 저면적 상태와 다년생 해빙 감소가 이어진다면 위험 신호는 계속된다.
과거 관측과 비교하면 무엇이 달라졌나
NASA 지구관측소는 1990년 이후 9월 최소면적과 다음 해 3월 최대면적을 짝지어 보여주며 북극 해빙의 변화 폭을 설명했다. 과거에는 여름에 줄더라도 겨울에 넓게 회복되는 모습이 비교적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여름과 겨울 모두 예전보다 작은 범위에서 움직이는 양상이 확인된다. 북극해를 덮는 얼음의 계절적 리듬은 유지되지만, 전체 판 자체가 축소된 채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얼음의 질적 변화가 겹친다. 오래 살아남는 얼음이 줄면 표면이 더 쉽게 갈라지고 바람과 해류에 밀려 흩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NSIDC가 2026년 최소면적 발표에서 북극해에 느슨한 얼음이 극점 가까이까지 분포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상태 변화를 보여주는 관측의 하나다. 다만 기관들은 이 현상을 특정 원인 하나로 단정하지 않았고, 바람에 따른 압축과 분산 같은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책과 연구 현장에서 남는 과제
이번 발표는 북극 해빙을 해마다 ‘신기록 여부’만으로 소비하기보다, 장기 관측 체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다른 지표를 함께 읽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드러낸다. 최소면적, 최대면적, 다년생 해빙 비중, 두께 변화는 같은 현상을 비추지만 각기 다른 정보를 준다. 어느 하나만 떼어 보면 북극의 실제 변화를 축소하거나 과장할 수 있다.
관측 체계의 연속성도 중요하다. NASA와 NSIDC는 1978년 후반부터 이어진 위성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순위와 장기 추세를 판단하고 있다. 같은 북극 해빙이라도 관측 장비와 처리 방식이 바뀌면 비교 가능성을 유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025년부터 새 위성 자료가 반영된 배경을 기관들이 따로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NASA와 NSIDC는 앞으로도 계절별 해빙 변화와 장기 추세를 계속 갱신할 예정이다. 북극 해빙 최소면적 460만㎢라는 2026년 수치는 ‘역대 최저’라는 표현으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최근 20년이 모두 가장 낮은 20개 여름에 포함됐고 남은 얼음이 더 젊고 얇아졌다는 점까지 함께 보면 북극의 해빙 기반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사실은 분명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