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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입 한 건에 몇만 원 드는데 몇천 원에 해준다?…광고대행사 경쟁 PT에서 벌어지는 숫자 경쟁

광고주가 요구하는 낮은 CPA에 맞춰 공격적인 성과 예측 제시…계약 전 약속과 실제 광고 집행 사이의 간극

수주는 제안 조직이 하고 목표 달성은 실행 조직이 맡는 구조…실현 가능성보다 낮은 숫자가 경쟁력이 되는 시장의 문제

광고대행사들이 신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참여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예상 광고 성과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광고주가 회원가입과 상담 신청, 구매 등 구체적인 전환 수를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현실적인 집행 여건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낮은 고객획득비용을 제시하는 사례가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한 광고업계 종사자가 공개한 경험담에는 이러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회원가입 한 건을 확보하는 데 수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캠페인에서 경쟁 PT에 참여하는 대행사들에게 몇천 원 수준의 전환당비용(CPA)을 제시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

해당 종사자는 일부 광고대행사가 공격적인 수치로 계약을 수주한 뒤 실제 목표 달성의 부담을 매체 운영사와 실행 대행사에 전달하는 구조도 지적했다. 광고주에게 약속한 목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한 사람과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사람이 분리돼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는 특정 광고주의 실제 입찰 조건을 공개한 자료가 아니라 업계 종사자가 경험을 토대로 제기한 주장이다. 따라서 이 사례만으로 광고업계 전체에서 동일한 관행이 확산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기된 문제는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광고대행사의 경쟁력이 실제 광고 성과보다 계약 전에 약속할 수 있는 숫자로 평가된다면, 현실적인 예측을 제시하는 기업이 오히려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의 목적은 경쟁 PT에서 가장 낮은 CPA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예산으로 실제 고객을 확보하고 그 고객이 매출과 장기적인 사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처럼 당연한 목표가 수주 경쟁 과정에서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회원가입 한 건에 몇만 원 필요한데 몇천 원에 가능하다?…CPA는 어떻게 결정되나


디지털 광고에서 CPA는 광고비를 특정 행동의 발생 건수로 나눈 지표다. 회원가입을 전환으로 정의했다면 광고비를 회원가입 건수로 나눠 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광고비 1,000만 원을 사용해 회원가입 200건을 확보했다면 CPA는 5만 원이다. 같은 광고비로 1,000건의 회원가입을 확보했다면 CPA는 1만 원으로 낮아진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CPA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PA는 대행사가 원하는 수준으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가격표가 아니다.

광고 노출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광고를 클릭한 사용자의 비율, 랜딩페이지에 방문한 사람 가운데 실제 회원가입을 완료하는 비율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광고 클릭당비용(CPC)이 1,000원이고 방문자의 회원가입 전환율이 2%라면, 다른 비용을 제외한 단순 계산상 회원가입 한 건에 약 5만 원의 광고비가 필요하다.

이 조건에서 CPA를 5,000원으로 낮추려면 클릭당비용을 100원으로 줄이거나 회원가입 전환율을 20%로 높이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클릭비용과 전환율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법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구체적인 실행 근거가 있어야 한다.

업계에서 리워드 광고의 지급 단가를 참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워드 매체는 사용자가 특정 행동을 완료했을 때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다. 따라서 보상 금액과 매체 운영 수수료, 전환 조건을 살펴보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추정하는 하나의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리워드 금액을 일반적인 광고 CPA의 하한선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리워드 광고와 검색광고, 소셜미디어 광고는 고객을 확보하는 방식과 유입자의 특성이 다르다.

중요한 것은 개별 매체의 단가보다 목표 CPA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가 존재하는지다.

근거 없이 낮은 숫자를 적는 것과 실제로 그 숫자를 만들 수 있는 광고전략을 제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구글도 목표 CPA 달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광고 성과에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세계 최대 디지털 광고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구글도 목표 CPA를 실제 달성 금액과 구분하고 있다.

구글의 공식 광고 도움말에 따르면 목표 CPA 입찰은 광고주가 원하는 평균 전환당비용을 설정하면 시스템이 이를 달성하도록 자동으로 입찰가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구글은 개별 전환 비용이 목표 CPA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으며 실제 평균 CPA 역시 웹사이트 변경과 광고 경쟁, 전환율 변동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목표 CPA는 광고 운영의 기준이지 일정한 성과를 보장하는 확정 가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자동 입찰 알고리즘이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더라도 광고주가 원하는 모든 전환을 특정 금액에 확보할 수는 없다.

그런데 광고대행사 경쟁 PT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 목표 수치가 강조될 수 있다.

광고주는 예상 회원가입 수와 CPA를 비교해 대행사를 선정하기 쉽다. 그러나 제안된 수치가 어떤 고객 데이터를 근거로 산출됐는지, 경쟁사의 광고 집행 상황이 달라지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까지 평가하려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도 높은 CPA를 제시하면 운영 역량이 부족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예상 성과의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보다 경쟁사보다 낮은 숫자를 제시하는 전략이 유리해질 수 있다.

문제는 광고주가 원하는 수치와 시장에서 실제로 달성 가능한 수치를 구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광고대행사는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전문가이지 광고시장 전체의 비용 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주체는 아니다.


계약을 따내는 사람과 광고를 운영하는 사람이 다르다…성과 책임이 분리되는 구조


광고업계에서는 광고주와 종합대행사, 미디어렙, 전문 실행 대행사가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광고주는 사업 목표와 예산을 설정하고, 종합대행사는 캠페인의 전략과 운영 방향을 제안한다. 실제 매체 구매와 광고 소재 운영, 성과 분석은 전문 인력이나 외부 실행 조직이 담당할 수 있다.

전문성과 업무를 분담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계약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실행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목표가 확정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영업과 제안 조직은 경쟁 PT를 통과하기 위해 공격적인 CPA를 제시할 수 있다. 반면 실제 광고를 집행하는 조직은 그 숫자를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는다.

이미 계약서와 제안서에 목표가 명시됐다면 실행 담당자는 광고 소재를 수정하고 매체를 바꾸거나 타깃을 조정하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개선 작업은 광고대행사의 정상적인 업무다. 실제 광고 성과가 예상보다 나쁠 때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운영 방식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목표라면 최적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목표를 제시한 조직이 계약 수주 이후 성과 검증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어떤 근거로 해당 CPA를 제안했는지, 실제로 그 가정이 맞았는지, 목표 달성이 어려운 원인이 시장 환경인지 전략의 오류인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계약을 따냈다는 이유만으로 목표 설정의 책임이 사라지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실행 조직이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는 합리적이지 않다.

성과에 대한 책임은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와 실제로 실행하는 단계에 걸쳐 연결돼야 한다.


낮은 CPA를 약속한 대행사가 수주한다면…다음 경쟁 PT의 기준도 달라진다


이번 사례에서 산업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비현실적인 목표가 반복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왜곡이다.

광고주가 경쟁 PT에서 가장 낮은 CPA를 제시한 대행사를 선정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목표가 실제로 달성됐는지는 계약 이후에 확인된다.

하지만 다음 경쟁 PT가 진행될 때 광고주가 과거의 제안 금액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전 대행사가 회원가입 한 건에 5,000원을 제안했으니 새로운 대행사도 그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전의 5,000원이 실제 광고 집행에서 달성된 성과인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제시한 예상 수치인지 구분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실제 달성된 성과를 기준으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다. 반면 검증되지 않은 제안 수치만 반복해서 기준으로 삼는다면 시장의 기대 수준이 현실과 멀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직한 예측을 제시하는 대행사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CPA 3만 원을 예상한 대행사와 특별한 근거 없이 1만 원을 제시한 대행사가 경쟁한다면, 광고주가 숫자만 비교할 경우 후자를 선택할 유인이 생긴다.

이것은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광고주는 계약 전에 대행사가 실제로 어느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완전히 확인하기 어렵다. 반대로 대행사는 제안한 수치가 얼마나 공격적인 가정에 근거했는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순히 낮은 가격이나 높은 성과 약속을 우대하면 실제 역량이 우수한 기업을 선별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광고산업 전체에서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지는 별도의 실증자료가 필요하다. 경쟁 PT에 참가한 대행사들의 제안 CPA와 계약 후 실제 CPA를 비교해야 구조적인 왜곡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낮은 수치 자체가 아니라 그 수치가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으며 실제로 달성됐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CPA를 낮췄는데 실제 고객은 늘지 않았다…성과 측정의 또 다른 문제


경쟁 PT에서 CPA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되면 광고 운영자는 그 숫자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그 자체는 정상적인 성과 마케팅의 목표다. 그러나 CPA가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광고가 기업의 매출과 이익에 기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 한 건의 CPA가 5만 원에서 1만 원으로 낮아졌다고 가정해보자.

겉으로는 광고 효율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신규 회원들이 가입 이후 서비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구매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사업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리워드 광고를 통해 확보한 회원과 상품에 관심이 있어 자발적으로 가입한 회원의 장기적인 행동도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고 회원가입 건수만 비교하면 광고가 확보한 고객의 질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문제는 광고가 실제로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냈는지다.

광고를 보지 않았더라도 가입했을 고객이 광고를 클릭한 뒤 가입했다면 광고 플랫폼에는 전환으로 기록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입이 광고 때문에 추가로 발생한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와 IAB 유럽은 2025년 발표한 ‘커머스 미디어 증분효과 측정 가이드라인’에서 광고의 효과를 평가할 때 광고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추가로 발생한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증분효과(Incrementality) 측정이다.

광고가 보고한 전환 수와 광고 때문에 실제로 추가된 전환 수는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광고의 사업 기여도를 평가하려면 단순한 CPA뿐 아니라 추가 매출과 고객의 장기적 가치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회원가입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라면 가입 이후의 활성화율과 구매 전환율, 고객 유지율 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전환 수를 늘리는 것과 기업에 가치 있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광고주가 요구하는 사업 성과…대행사는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나


광고 성과는 광고대행사의 운영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광고주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품질, 경쟁력, 브랜드 신뢰도, 결제 및 회원가입 절차 등을 통제한다. 대행사는 광고 소재와 매체 운영, 타깃 설정, 캠페인 최적화 등을 담당한다.

물론 실제 계약에 따라 대행사가 랜딩페이지 개선과 고객 데이터 분석, 전환 과정의 설계까지 맡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광고주와 대행사의 책임 범위는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대행사가 통제하지 못하는 요소까지 일방적으로 성과 보장 대상에 포함시키면 책임의 경계가 불명확해진다.

광고 클릭 이후 회원가입 페이지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광고대행사가 충분한 이용자를 유입시켰더라도 기술적 장애로 회원가입이 완료되지 않으면 CPA는 높아질 수 있다.

상품 가격이 경쟁사보다 높거나 가입 과정에서 과도한 개인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전환율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개선할 권한이 없는 대행사에 회원가입 수만 보장하라고 요구한다면 합리적인 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대행사 역시 광고주가 사업 성과를 기대한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광고 클릭이나 노출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회원가입과 구매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해야 하며,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성과형 광고 계약에서는 광고주와 대행사가 각각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 CPA를 정할 때도 어떤 전환을 성과로 인정할 것인지, 비정상적인 가입은 어떻게 제외할 것인지, 사이트 장애나 사업 조건 변경이 발생하면 목표를 조정할 것인지 합의할 필요가 있다.

성과를 약속하는 계약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성과를 요구할 권한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통제할 책임이 함께 배분돼야 한다.


영국 광고업계도 현실적인 예산과 입찰 조건 강조…경쟁 PT의 평가 방식 바뀌어야


광고업계의 경쟁 PT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불합리한 기대 수준은 해외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영국 광고대행사협회(IPA)와 광고제작사협회(APA), 광고주협회(ISBA)는 2024년 7월 광고 제작 경쟁입찰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공동 원칙을 발표했다.

세 기관은 공정성과 투명성, 경제적 지속가능성, 합리적인 업무량, 명확한 의사소통, 현실적인 예산과 기대 수준을 주요 원칙으로 제시했다.

특히 광고주가 실행 가능한 예산을 제시하고 제안 내용 역시 그 범위 안에서 작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침은 광고 제작 분야의 경쟁입찰에 관한 것으로 디지털 광고의 CPA 보장 문제를 직접 다룬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경쟁 PT에서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은 성과형 광고 입찰에도 적용할 만하다.

광고주가 대행사의 제안을 평가할 때는 단순히 예상 CPA가 가장 낮은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예상 성과를 산출하는 데 활용한 데이터와 전환율 가정, 필요한 광고비, 위험 요인, 목표 미달 시 대응계획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가령 A대행사는 CPA 1만 원을 제시하지만 산출 근거가 부족하고, B대행사는 CPA 2만 원을 제시하면서 과거 유사 캠페인의 실적과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두 제안을 숫자만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광고주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매력적인 예상 수치가 아니라 실제 집행 가능성과 사업 기여도를 함께 판단할 수 있는 정보다.

계약 이후에도 제안 수치와 실제 성과를 비교하고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한 대행사가 불리해지는 문제를 줄이고, 실행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제안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광고의 목적은 경쟁 PT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약속한 숫자보다 실제 사업 성과를 평가해야


디지털 광고는 결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빠르게 성장해왔다.

광고 노출과 클릭, 회원가입, 구매 등 다양한 행동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광고주는 자신의 예산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과 측정된 숫자가 사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나타낸다는 사실은 다르다.

CPA가 낮아졌더라도 실제 구매가 증가하지 않을 수 있고, 회원가입 수가 많아졌더라도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적을 수 있다.

광고의 성과는 숫자를 얼마나 낮추거나 높였는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광고주 역시 경쟁 PT에서 대행사들이 제시하는 수치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할 책임이 있다. 대행사 또한 근거 없는 목표를 약속해 계약을 수주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제안 단계에서 만든 성과 목표가 실제 실행 조직으로 전달될 때는 그 수치를 산출한 가정과 필요한 조건까지 함께 전달돼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단순히 실행 담당자의 역량을 문제 삼기보다 처음 설정한 목표가 합리적이었는지, 광고주가 제공해야 할 조건은 충족됐는지, 시장 환경에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해야 한다.

이런 절차가 없다면 광고대행사 경쟁 PT는 실질적인 광고 역량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숫자를 비교하는 행사로 변질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숫자가 이후 다른 광고주와 대행사의 계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검증되지 않은 낮은 CPA가 새로운 기준처럼 사용되면 시장은 점점 더 공격적인 약속을 요구하게 된다. 현실적인 성과를 예측하는 대행사는 경쟁에서 불리해지고, 낮은 목표를 제시하는 업체가 수주에 유리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순히 대행사에 정직한 제안을 요구하는 것만이 아니다.

광고주가 예상 성과의 산출 근거를 평가하고, 계약 이후 실제 성과를 확인하며, 광고가 사업에 기여한 정도를 함께 검증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대행사도 과거 실적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성과 범위를 제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조건과 위험 요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경쟁 PT에서 가장 낮은 CPA를 제시한 대행사가 반드시 가장 뛰어난 대행사는 아니다.

실제 집행 결과를 통해 예측의 신뢰성을 입증하고, 한정된 광고비로 사업에 기여하는 고객을 확보한 대행사가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광고의 목적은 제안서에서 경쟁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다.

그 원칙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경쟁 PT에서 약속하는 숫자는 계속 낮아질 수 있지만, 그 숫자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자료: Google Ads Help, About Target CPA Bidding(2026년 10월 확인); IAB·IAB Europe, Guidelines for Incremental Measurement in Commerce Media(2025); IPA·APA·ISBA, Production Pitch Process Initiative(2024); ISBA, Managing Media Agency Pitches(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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