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비타민을 먹으면 운동 적응이 약해질까…세포 변화와 기록 향상은 같지 않았다
고용량 비타민 C와 E를 함께 먹은 사람들이 지구성 훈련 뒤 근육 안의 일부 적응 지표는 덜 늘렸지만, 같은 연구에서 최대산소섭취량과 달리기 성과는 위약군과 뚜렷하게 다르지 않았다. 독자가 가장 궁금해할 질문인 ‘근육의 분자지표 변화와 운동 성과 변화는 일치했나’에 대해, 현재 확인되는 근거의 답은 ‘이번 시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에 가깝다.
문제가 된 연구는 2014년는 아니고 노르웨이 연구진이 학술지에 발표한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연구진은 젊은 남녀 54명을 비타민 C 1000mg과 비타민 E 235mg을 매일 먹는 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11주 동안 주 3~4회의 지구성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은 주로 달리기였고, 고강도 인터벌과 중등도 지속주가 함께 포함됐다.
결과를 보면 수행능력 지표는 두 군이 비슷했다. 최대산소섭취량은 두 군 모두 평균 8% 정도 올랐고, 20m 셔틀런 성과도 비슷한 폭으로 좋아졌다. 연구진 역시 이번 시험에서 최대산소섭취량과 달리기 성과 개선에는 뚜렷한 군 간 상호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근육 안에서는 다른 신호가 보였다
하지만 근육 생검으로 본 세포 수준 결과는 달랐다. 위약군에서는 미토콘드리아 관련 단백질인 COX4와 조절 인자인 PGC-1α가 증가했는데, 비타민 C·E 보충군에서는 이런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지구성 훈련 뒤 일어나는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관련 표지자의 증가가 완화됐다고 해석했다.
이 대목이 자주 과장되지만, 기사에서 구분해야 할 점은 분명하다. 이 연구가 보여준 것은 ‘일부 세포 적응 표지자의 변화’이지, 곧바로 ‘운동 효과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같은 시험 안에서 기록과 체력 지표는 그만큼 나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속 검토에서도 수행능력 저하 증거는 강하지 않았다
이후 사람 대상 무작위 대조시험들을 묶어 본 2020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도 비슷한 선을 그었다. 성인 인간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 비타민 C 및 비타민 E 보충은 유산소 훈련 뒤 최대산소섭취량이나 지구력 성과의 향상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깎는 것으로 나오지 않았다. 저항운동 뒤 제지방량이나 근력 향상도 전체적으로는 뚜렷한 저하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결과를 ‘항산화 비타민은 운동 적응에 아무 영향이 없다’로 읽어도 곤란하다. 메타분석은 수행능력 같은 최종 지표를 중심으로 묶은 것이고, 개별 시험에서 본 분자생물학적 변화까지 모두 같은 결론으로 정리해 주지는 못한다. 반대로 2014년 시험 한 편만으로 ‘항산화제를 먹으면 운동이 소용없다’고 일반화하는 것도 연구 범위를 벗어난 해석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나
운동생리학에서는 운동 중 생기는 활성산소가 손상만 일으키는 부산물이 아니라, 몸이 더 강해지도록 신호를 보내는 역할도 한다는 설명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고용량 항산화 보충제가 이 신호를 지나치게 약하게 만들면 근육 안의 적응 표지는 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경기력이나 체력 검사는 훈련 기간, 종목, 참가자의 숙련도, 측정 도구와 표본 크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사안에서 특히 중요한 한계는 ‘비타민 C 단독’이 아니라 ‘비타민 C와 E의 병용’ 시험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비타민 C 하나의 효과로 바꿔 말할 수 없다. 또 달리기 중심의 11주 지구성 훈련 결과를 근력운동, 단기 회복, 환자군 치료, 정맥 비타민 주사 같은 다른 상황으로 옮겨 적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생활 정보로 옮기면 해석은 더 신중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를 통한 일반적인 섭취와 고용량 보충제를 매일 따로 먹는 상황은 같지 않고, 건강한 운동인과 질환이 있는 환자도 구분해야 한다. 지금까지 확인되는 근거만 놓고 보면, 고용량 항산화 비타민이 근육의 일부 분자 적응 신호를 약화시킬 가능성은 있으나, 그것이 곧바로 눈에 보이는 운동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남는 과제는 누가, 어떤 종목에서, 어느 용량과 복용 시점에 더 민감한지 가려내는 일이다. 특히 비타민 C 단독 보충, 병용 보충, 식품 섭취, 훈련 직전·직후 복용을 분리한 사람 대상 시험이 더 쌓여야, 세포 수준 변화와 실제 기록 변화가 언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분명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