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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에 한국산 철강·기자재가 들어가도, 한국에 남는 몫은 아직 계산할 수 없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곧바로 대규모 국내 부가가치가 생긴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2026년 9월 30일 글렌파른은 500억달러 이상의 한·미 투자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같은 발표문에서 투자 구조 확정과 최종투자결정(FID)까지의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고 적었다. 한국 정부도 9월 22일 알래스카 LNG에 대해 양국이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을 뿐이며,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될 때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지금 단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한국 참여 가능성’과 일부 선행 계약이지, 한국에 얼마가 남는지 계산할 수 있는 완성된 조달 명세서는 아니다. 더구나 사업비, 투자액, 기자재 계약액, 한국산 투입액, 국내 부가가치액은 서로 다른 숫자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수주 기대가 실제 경제효과보다 크게 보일 수 있다.


확인된 한국 참여는 ‘일부 철강·오프테이크·선투자’ 수준


현재 공개 자료에서 가장 분명한 한국 측 참여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관련 계약이다. 글렌파른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 12월 전략적 파트너십 확정 발표에서 포스코가 807마일 파이프라인에 필요한 철강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연 100만톤 규모의 LNG 인수 기본합의(HOA)와 FID 이전 자본투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것이 곧 파이프라인 전체 물량을 한국이 가져간다는 뜻은 아니다. 글렌파른은 2026년 1월 22일 1단계 파이프라인에 필요한 라인파이프 약 72만5000톤 가운데 약 3분의 2에 대해 그리스의 코린스 파이프웍스와 독일의 유로파이프에 예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자료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파이프라인 제작용 철강의 ‘일부’를 공급하기로 했다고만 적시됐다.

기자재도 마찬가지다. 2025년 11월 발표된 자료를 보면 베이커휴즈가 LNG 터미널용 주 냉매 압축기와 북극권 가스처리설비용 발전 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 한국 기업이 공급망에 추가로 들어갈 여지는 남아 있지만, 현재 공개된 문서만으로는 핵심 기계류와 장치류의 한국 몫을 합산할 수 없다.


사업비와 국내 부가가치는 왜 다르게 계산되나


독자가 가장 헷갈리기 쉬운 지점은 계약액과 국내 부가가치를 같은 숫자로 보는 부분이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는 부가가치율을 ‘부가가치 ÷ 총산출액’으로 본다. 즉 매출이나 납품액 전부가 국내에 남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중간재·수입 부품·해외 가공비를 뺀 뒤 임금, 영업잉여, 고정자본소모, 세금 등으로 국내에 귀속되는 몫만 부가가치가 된다.

철강과 기자재는 특히 이 차이가 크다. 통계청 광업·제조업조사에 실린 전국 제조업 부가가치율 예시를 보면 2018년 기준 철강은 21.7%, 금속가공은 39.4%, 기계·장비는 37.9%, 조선은 35.4%였다.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큰 데다 같은 철강이라도 후판 판매, 강관 제작, 현장 용접·가공, 해외 운송이 어디서 이뤄지는지에 따라 한국에 남는 몫은 다시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국 제철소가 소재를 만들고, 이를 해외 강관업체가 파이프로 성형한 뒤 미국 현장에서 시공한다면 한국에 남는 것은 소재 생산 단계의 마진과 임금 일부일 수 있다. 반대로 한국 기업이 소재 공급을 넘어 가공, 설계, 모듈 제작, 시운전, 유지보수까지 맡으면 국내 부가가치는 커질 수 있다. 결국 ‘한국산 투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공정이 국내에서 수행되느냐이다.


아직 계산이 안 되는 이유는 조달표와 투자구조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


알래스카 LNG는 사업 구조 자체도 아직 움직이는 단계다. 글렌파른은 2025년 3월 AGDC와 확정 계약을 맺고 사업 지분 75%를 확보해 주도 개발사가 됐고, AGDC는 25%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자료상 이 사업은 수출 허가와 관련 절차를 밟아 왔지만, 한국 정부와 글렌파른 발표를 종합하면 2026년 10월 현재도 투자구조와 개별 프로젝트의 상업 조건이 모두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이 500억달러를 투자한다’거나 ‘한국 기업이 대규모 수주를 따면 그만큼 국내에 남는다’는 식의 계산이 성립하지 않는다. 우선 500억달러 이상이라는 숫자부터 알래스카 LNG 단일 계약액이 아니라 한·미 전략투자 패키지와 연결된 정치적 발표 성격이 강하다. 한국 정부 설명에서도 알래스카 LNG는 검토 착수 단계로 분류됐고, 향후 사업 추진 시 한국 기자재·공급업체에 우호적 참여 여건을 조성한다는 표현이 사용됐을 뿐, 이미 확정된 발주 금액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국내 부가가치를 계산하려면 최소한 네 가지가 더 공개돼야 한다. 파이프와 기자재의 총 발주량, 한국 업체 배정 물량, 그 물량의 국내 생산 비중, 그리고 수입 원재료와 해외 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여기에 금융투자에서 발생하는 배당·이자 수익과 제조·건설 수주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은 성격이 다르므로 따로 봐야 한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결론


현재까지 검증된 자료만 놓고 보면, 알래스카 LNG가 한국 철강과 기자재 기업에 기회를 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아직 전체 프로젝트 수주가 아니라 일부 철강 공급, LNG 인수권, FID 이전 투자 참여가 먼저 확인된 수준이다. 특히 1단계 파이프라인 라인파이프의 약 3분의 2가 이미 그리스·독일 업체에 예비 배정된 점을 감안하면, 공개 자료만으로 한국산 철강이 사업 전체의 주된 몫을 차지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독자가 봐야 할 숫자는 ‘얼마를 발표했나’보다 ‘한국 기업이 어떤 공정을 국내에서 수행하나’이다. 조달 명세와 국내 생산 비중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알래스카 LNG의 한국 경제효과를 총사업비나 발표 투자액으로 환산해 말할 수 없고, 가장 신중한 표현은 이것이다. 수주 기대는 확인되지만, 한국에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는 아직 계산할 수 없다.

자료: Glenfarne Group, Glenfarne Welcomes $50 Billion-Plus U.S.-Korea Investment for Alaska LNG(2026-09-30); Glenfarne Group, Glenfarne Announces Major Phase One Alaska LNG Milestones, with Construction, Line Pipe Supply, and In-State Gas Agreements(2026-01-22); Glenfarne Group, Glenfarne, Posco International Corporation Finalize Strategic Alaska LNG Partnership and Project’s First HOA(2025-12-04); Alaska Gasline Development Corporation, Glenfarne Becomes Lead Developer for the Alaska LNG Project(2025-03-27); U.S. Department of Energy, Alaska LNG Project LLC – FE Dkt. No. – 14-96-LNG(2026-02-2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한미 전략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 추진…알래스카 LNG 검토 착수(2026-09-22); 한국은행, 2024년 산업연관표(연장표) 작성 결과(2026-09-21); 통계청 KOSIS 인용 전라남도 보도자료, 광업·제조업조사 업종별 부가가치율 수록 자료(발행연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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