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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에스터 옷을 세탁하면 미세섬유가 나온다…배출량은 무엇이 좌우하나

폴리에스터를 포함한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하면 미세섬유가 배출된다는 점은 확인된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2년 발간한 ‘글로벌 플라스틱 아웃룩’에서 합성섬유 세탁을 미세플라스틱 배출원에 포함했고, 정책 시나리오 모형에서는 ‘textile wash’를 10개 미세플라스틱 손실 범주 가운데 하나로 다뤘다. 다만 세탁 때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한 가지 숫자로 말하기 어렵다. 원단 자체의 특성과 세탁기의 물 사용량, 교반 강도, 세탁물 양, 필터 조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자가 실생활에서 가장 먼저 볼 기준은 재질명 하나보다 원단 구조다. 같은 폴리에스터라도 플리스처럼 표면이 기모 처리됐거나 두껍고 느슨한 구조의 직물은 더 많이 떨어질 수 있고, 촘촘하게 짜인 직물은 상대적으로 적게 배출될 수 있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보고됐다. 2021년 PLOS ONE에 실린 소비자 의류 37종 세탁 연구에서도 기계적 가공이 된 폴리에스터 시료는 나일론 직물보다 더 많은 미세섬유를 방출했고, 나일론과 폴리에스터에서는 원단 두께와 배출량 사이의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물의 양과 교반이 배출량을 크게 흔든다

세탁 조건 가운데 비교적 일관되게 확인되는 변수는 물 대 섬유 비율과 기계적 마찰이다. 2023년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에 실린 정량화 연구는 물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세탁 중 교반이 강해질수록 미세섬유 질량 배출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같은 연구는 세탁 조건보다 원단 변수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도 정리했다.

실사용 세탁물을 대상으로 한 2020년 연구도 비슷한 방향을 보였다. 세탁물 양이 적어 물 대 섬유 비율이 높을수록 미세섬유 배출이 많았고, 물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효율 세탁기는 전통적인 상부투입식 세탁기보다 배출량이 낮게 나타났다. 세탁조를 지나치게 비워 돌리면 옷감이 더 크게 움직이고 물의 흐름도 강해져 섬유가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온도와 세제는 영향이 있지만 방향은 원단마다 다르다

온도와 세제는 독자가 흔히 떠올리는 변수지만, 이 둘은 모든 원단에서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2019년 ‘Environmental Pollution’에 실린 합성직물 비교 연구는 세탁 온도가 올라갈수록 미세섬유 수가 증가하는 경향과, 물만 사용할 때보다 세제를 쓸 때 더 많은 배출이 나타나는 결과를 보고했다. 2017년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의 폴리에스터 세탁 연구도 계면활성제 사용에 따라 배출량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2023년 정량화 연구에서는 더 높은 온도에서 배출이 줄어드는 결과도 나왔다. 연구진은 폴리에스터의 유리전이온도와 관련한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이 결과는 특정 시험 원단과 조건에서 나온 것이다. 같은 2023년 연구는 세탁 시간의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고, 많은 섬유가 세탁 초기에 먼저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찬물 세탁이 항상 적게 나온다’거나 ‘세제를 안 쓰면 해결된다’는 식의 단정은 곤란하다. 현재까지의 자료는 온도와 세제 효과가 원단 구조, 마감 처리, 사용한 세탁기, 시험 방법과 함께 해석돼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필터는 도움이 되지만 모든 미세섬유를 잡지는 못한다

세탁기 필터나 별도 장착 필터는 배출 저감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필터가 있으면 끝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2019년 ‘Environmental Pollution’ 연구는 세탁기 린트 필터백이 긴 섬유 일부는 붙잡았지만, 더 짧은 섬유는 배수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봤다. 2021년 PLOS ONE 연구에서도 시판 세탁 린트 트랩의 포집 성능은 섬유 종류와 망 크기에 따라 달랐고,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에서 차이가 났다.

또 다른 실험 연구들은 외부 장착형 필터가 상당한 포집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장치마다 망의 크기와 구조가 다르고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으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자가 제품을 고를 때는 ‘필터가 있다’는 문구보다 포집 대상 입자 크기, 설치 방식, 청소 주기, 교체 비용이 공개돼 있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

현재 공개된 1차 자료를 종합하면, 합성섬유 세탁에서 미세섬유 배출을 좌우하는 핵심 조건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플리스나 기모처럼 표면이 느슨하고 두꺼운 원단인지, 촘촘한 직물인지 같은 옷감 자체의 구조다. 둘째, 세탁물 양이 적어 물과 마찰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조건인지, 물 사용량이 많은 세탁 코스인지 여부다. 셋째, 배수 단계에서 섬유를 붙잡을 필터가 실제로 어느 크기의 섬유까지 걸러내는지다.

다만 연구마다 포집 입자 크기, 측정 단위, 시험용 원단, 세탁기 종류가 달라 결과 차이가 크다. 2023년 정량화 연구도 시험 방법의 차이가 전체 결과 분산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특정 기사나 광고에서 제시하는 ‘세탁 1회 배출량’ 숫자 하나만으로 모든 폴리에스터 세탁의 배출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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