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먼지 속 미세플라스틱…들이마시는 경로 맞지만, 바닥 먼지 수치만으로는 흡입량 못 정한다
실내 먼지는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보고서에서 식품·물·공기 노출을 함께 검토했고, 이후 나온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정리 연구들도 실내 공기에서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이 바깥보다 높게 나타나는 사례를 확인했다. 다만 독자가 가장 헷갈리기 쉬운 지점은 따로 있다. 바닥에 쌓인 집먼지 속 미세플라스틱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은 같은 값이 아니어서, 집먼지 조사 결과만으로 사람이 실제 얼마나 흡입하는지 곧바로 계산할 수는 없다.
WHO가 2022년 8월 펴낸 보고서는 2021년 12월까지 발표된 자료를 검토해 나노·미세플라스틱의 환경 노출 경로를 음식, 물, 공기로 나눠 살폈다. 이 보고서는 공기 중 노출이 실제 경로라는 점을 전제로 자료를 모았지만, 측정법과 입자 크기 범위, 분석 단위가 연구마다 달라 건강 위해를 정량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실내 공기 조사는 흡입 경로를 직접 본다
흡입을 따질 때 우선 봐야 할 자료는 실내 공기 채취 연구다. 2024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은 실내외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연구 34편을 검토해, 능동 채취 방식으로 계산한 흡입 노출이 전반적으로 실내에서 실외보다 높았다고 정리했다. 이 논문은 공기를 펌프로 빨아들여 부유 입자를 잡는 능동 채취와, 일정 기간 표면에 내려앉는 입자를 모으는 수동 침적 채취를 구분했는데, 두 방식은 측정 단위부터 달라 같은 숫자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도 비슷한 방향을 보였다. 2022년 발표된 서울시립대 연구진 논문은 아파트와 사무실 등 사람 활동이 있는 건물 안팎의 공기를 비교해, 실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평균 개수가 실외보다 약 1.5배 높았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환기량이 실내 미세플라스틱 양에 영향을 미쳤다고 적었다.
집먼지 조사는 ‘존재’와 ‘축적’을 보여준다
반면 집먼지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바닥이나 표면에 가라앉아 쌓인 입자를 본다. 2022년 일본 간토 지역 주택 10곳을 조사한 연구는 가정용 청소기로 2주간 바닥 먼지를 모아 성분을 분석했다. 이 연구는 실내 바닥 먼지에서 미세플라스틱과 미세섬유가 확인된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연구진 스스로 이번 조사는 침강한 먼지를 본 것이며 공기 중에 떠 있는 부유 입자에 대한 현장 조사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바닥에 쌓인 먼지는 중력으로 내려앉은 입자의 저장고에 가깝고, 공기 시료는 사람이 실제 숨을 쉬는 동안 마주치는 부유 입자를 겨냥한다. 따라서 집먼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나왔다는 결과를 곧바로 “그만큼 들이마셨다”로 읽으면 과장이 된다.
같은 실내 연구라도 단위와 크기 기준이 다르다
실내 미세플라스틱 기사를 읽을 때는 측정 위치와 방식, 입자 크기 기준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공기 연구는 보통 세제곱미터당 입자 수처럼 공기 부피 기준을 쓰고, 침적 연구는 제곱미터당 하루 입자 수처럼 표면에 내려앉은 양을 쓴다. 집먼지 연구는 그램당 입자 수나 일정 기간 모은 먼지의 조성 비율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실내 미세플라스틱’이라도 무엇을 쟀는지 다르면 숫자는 서로 바꿔 읽을 수 없다.
입자 크기도 해석을 바꾼다. 큰 섬유 조각은 바닥으로 빨리 가라앉을 수 있지만, 더 작은 입자는 공기 중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있다. WHO와 최근 검토 논문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한계도 여기에 있다. 연구마다 분석 가능한 최소 크기가 다르고, 오염 방지 절차와 재질 확인 방법도 제각각이어서 서로 다른 논문 수치를 한 줄로 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독자가 실제로 판단할 기준
‘실내 먼지가 미세플라스틱 흡입 경로인가’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는 편이 정확하다. 예, 실내 환경은 미세플라스틱 흡입 노출 경로로 검토되고 있고 실내 공기에서 검출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집먼지 미세플라스틱 수치만으로 개인의 흡입량이나 건강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다.
기사나 연구를 볼 때는 첫째, 시료가 공기인지 바닥 먼지인지, 둘째, 실내와 실외를 같은 방법으로 비교했는지, 셋째, 입자 크기 하한과 측정 단위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WHO가 2022년 보고서에서 공기 노출을 식품·물과 함께 평가 대상으로 넣은 이유도 노출 경로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어서였지만, 건강 위해를 정밀하게 말하려면 표준화된 측정과 더 많은 실측 자료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함께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