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후과학·우주

미세먼지는 줄었는데 오존은 왜 늘었나…‘푸른 하늘’의 두 얼굴

-초미세먼지 농도는 장기적으로 개선…오존은 고온·강한 햇빛에서 오히려 높아질 수 있어
-PM2.5와 오존은 생성 과정부터 달라…같은 대기질 지표로 묶으면 변화 놓칠 수 있어
‘푸른 하늘의 날’ 계기로 대기정책도 입자상 오염과 광화학 오염 분리 대응 필요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10년 동안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16년 전국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6㎍/㎥ 수준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낮아져 2025년 잠정치 기준 16㎍/㎥ 안팎까지 떨어졌다. 겨울과 초봄이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반복되던 시기와 비교하면 대기질은 분명 나아졌다.

그런데 같은 기간 오존은 미세먼지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미세먼지가 줄었다고 해서 오존까지 함께 감소하지는 않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고농도 오존 발생 빈도가 늘었고, 늦봄과 여름철 오존주의보가 반복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차이는 두 오염물질의 생성 과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초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되는 입자와 대기 중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지는 2차 입자가 섞여 있는 반면, 오존은 자동차와 산업시설 등에서 나온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강한 햇빛 아래에서 복잡한 광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만들어지는 2차 오염물질이다.

9월 7일 ‘국제 푸른 하늘의 날’을 계기로 한국의 대기질 성적표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미세먼지가 줄었으니 공기가 좋아졌다’는 평가는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부족하다. 앞으로 대기질 정책은 PM2.5와 오존을 분리해 보고, 기후변화까지 함께 고려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초미세먼지는 실제로 많이 줄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는 장기 관측에서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된다. 환경부와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전국 PM2.5 연평균 농도는 2015~2016년 26㎍/㎥ 수준에서 2020년 19㎍/㎥ 안팎으로 낮아졌다. 이후에도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국내에서는 석탄발전 감축과 산업시설 배출기준 강화, 노후 경유차 관리, 계절관리제가 시행됐고,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직접 배출 미세먼지를 줄이는 정책이 이어졌다.

중국의 대기오염 배출량 감소도 국내 대기질 개선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평가된다. 초미세먼지는 국내 배출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서풍을 따라 유입되는 국외 오염물질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가 줄고 연평균 농도가 낮아진 것은 정책 효과를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미세먼지 문제를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다루기 시작한 이후 배출원 관리와 예보체계가 강화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초미세먼지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전체 대기질 개선과 동일하게 해석하면 다른 문제가 가려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존이다.


오존은 자동차나 공장에서 직접 나오는 오염물질이 아니다


오존은 생성 방식부터 미세먼지와 다르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굴뚝에서 오존 자체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와 산업시설에서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배출되고, 이 물질들이 햇빛을 받으면 대기 중에서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거쳐 오존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오존은 강한 햇빛과 높은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름철 맑고 더운 날, 대기가 정체되고 일사량이 많을수록 오존 농도가 높아지기 쉽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은 날에는 광화학반응이 약해져 오존 생성이 줄어든다. 반대로 폭염이 이어지고 맑은 날이 길어지면 배출량이 크게 늘지 않아도 오존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미세먼지 정책과 오존 정책을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이유다.


미세먼지가 줄어도 오존이 늘 수 있는 이유


초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량과 전구물질을 줄이면 일정 부분 농도 감소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기상조건과 국외 유입 영향을 받지만 배출량 감축 효과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오존은 다르다.

오존 생성에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절대량보다 두 물질의 비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면 오존이 감소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질소산화물이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 때 오히려 오존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도심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NOx 적정 효과’도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요소다. 자동차가 많은 지역에서는 배기가스 속 일산화질소가 오존과 반응해 오존을 일부 제거한다. 그런데 교통량 감소나 배출규제로 일산화질소가 크게 줄면 오존을 제거하던 반응도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 배출가스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오존이 반드시 줄어든다고 단정할 수 없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얼마나 함께 줄였는지, 지역의 햇빛과 기온, 바람, 대기 정체가 어떤 상태인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미세먼지는 겨울, 오존은 여름이 더 문제다


두 오염물질은 계절적 특성도 다르다.

한국에서 초미세먼지는 대기 정체가 심하고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늦가을과 겨울, 초봄에 고농도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중국발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의 영향도 이 시기에 커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존은 햇빛과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아 늦봄부터 여름철에 농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즉 겨울철 미세먼지가 줄었다고 해서 여름철 대기질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 입장에서도 계절별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 겨울에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외부활동을 조절해야 한다면, 봄·여름에는 오존 예보와 주의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기질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PM2.5 중심에서 오존까지 함께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오존은 성층권에서는 보호막, 지상에서는 오염물질이다


오존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오존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성층권 오존과 사람이 숨 쉬는 지표면 오존은 역할이 정반대다.

성층권 오존은 태양에서 오는 유해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 생태계를 보호한다.

반면 지표면 가까이에서 생성되는 오존은 강한 산화력을 가진 대기오염물질이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눈과 목이 자극되고 기침이나 가슴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

어린이와 노인, 야외 노동자와 운동선수처럼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긴 사람도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오존이 많으면 좋은 것 아니냐’는 인식은 성층권과 지표면을 혼동한 것이다.


기후변화가 오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앞으로 오존 관리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큰 이유 중 하나는 기후변화다.

오존은 고온과 강한 일사에서 잘 만들어진다.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폭염일수가 늘면 같은 배출량에서도 오존이 더 많이 생성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지는 고기압과 대기 정체는 오염물질을 지상에 머물게 하고, 강한 햇빛은 광화학반응을 촉진한다.

결국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오존이라는 대기오염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도 ‘푸른 하늘의 날’을 통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따로 보지 말고 통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동시에 감축할 수 있지만, 오존처럼 복잡한 2차 생성물질은 지역별 반응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효과적인 정책이 가능하다.


도심보다 외곽에서 오존이 더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오존은 같은 도시 안에서도 지역별 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자동차가 많은 도심 중심부보다 외곽이나 교외에서 오존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도심에서는 자동차에서 나온 일산화질소가 오존과 반응해 일정 부분 오존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바람을 타고 외곽으로 이동하는 동안 햇빛을 받아 화학반응을 계속하면 오존이 새로 생성될 수 있다.

그래서 서울 도심에서 나온 전구물질이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지역의 오존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행정구역별 배출량만 따져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수도권과 충청권, 산업단지와 도시권을 하나의 광역 대기권으로 보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오존은 NOx와 VOCs를 함께 봐야 줄일 수 있다


오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와 발전시설, 산업시설 등에서 많이 배출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도장과 인쇄, 석유화학산업, 주유소, 유기용제 사용 과정 등 다양한 곳에서 나온다.

문제는 지역마다 어떤 물질이 오존 생성에 더 큰 영향을 주는지가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지역은 NOx 감축 효과가 크지만, 다른 지역은 VOCs를 줄여야 오존 농도가 더 크게 낮아진다.

따라서 전국에 같은 감축정책을 적용하는 방식보다 지역별 배출 특성과 대기화학을 분석해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도심과 산업단지, 농촌과 해안지역의 오존 생성구조는 다를 수밖에 없다.


대기질 정책도 ‘미세먼지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대기정책은 미세먼지 문제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초미세먼지가 국민 건강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계절관리제와 차량 규제, 발전소 가동 조정, 산업시설 배출관리 등이 강화됐다.

그 결과 PM2.5 농도는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제 다음 과제는 오존이다.

미세먼지는 낮아졌지만 오존이 높아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시민 입장에서 ‘공기가 좋아졌다’는 체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봄과 여름철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에 오존 고농도 현상이 반복된다면 건강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대기질 관리의 중심을 PM2.5 하나에서 PM2.5와 오존의 동시 관리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WHO 권고 수준과 비교하면 초미세먼지도 아직 갈 길이 남았다


초미세먼지가 줄었다고 해서 건강상 충분히 안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도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대기질 가이드라인에서 PM2.5 연평균 권고 수준을 5㎍/㎥로 제시했다.

한국의 연평균 PM2.5 농도가 과거 26㎍/㎥ 수준에서 16㎍/㎥ 안팎까지 떨어졌다면 상당한 개선이지만 WHO 권고 수준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정책 평가에서도 ‘얼마나 좋아졌는가’와 ‘얼마나 더 개선해야 하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초미세먼지는 감소 추세를 이어가야 하고, 동시에 오존 대응을 강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푸른 하늘은 오염물질 하나만 줄여서는 만들기 어렵다


9월 7일 국제 푸른 하늘의 날은 대기질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 10년간 줄어든 것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대기오염은 하나의 물질로 설명되지 않는다.

PM2.5는 입자상 오염이고 오존은 광화학 오염이다. 생성 원리와 계절, 주요 배출원, 기상조건이 모두 다르다.

앞으로의 대기정책은 두 오염물질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연결해서 봐야 한다. 초미세먼지 감축정책은 계속 유지하되 오존 생성에 영향을 주는 VOCs와 NOx 배출을 지역별로 정밀하게 관리하고, 폭염과 대기 정체가 심해지는 기후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줄었으니 공기가 좋아졌다’는 평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짜 푸른 하늘을 만들기 위해서는 겨울의 초미세먼지와 여름의 오존, 국내 배출과 국외 유입,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하나의 정책체계 안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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