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

밴드 Muse가 @muse를 내줬다…Meta 신형 AI가 @muse 사용

강제 회수 아닌 양측 협의로 확인…출시 후 ‘Muse AI’ 검색도 급증

상표권 분쟁보다 주목되는 것은 온라인에서 달라진 이름의 가치

영국 록밴드 Muse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으려면 이제 @muse가 아니라 @museband를 입력해야 한다. X에서도 오랫동안 사용하던 @Muse 대신 @Musetheband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비어 있는 것도 아니다. 밴드가 사용하던 짧은 계정명 @muse에는 지금 Meta가 지난 9월 8일 출시한 개인형 인공지능 에이전트 ‘Muse’가 자리하고 있다.

1994년 영국 데번에서 결성된 Muse는 30년 넘게 같은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때문에 Meta의 AI 서비스가 공개되자 해외 음악 팬들은 밴드보다 먼저 @muse 계정의 변화를 알아챘다. NME와 The Independent 등도 Meta의 신제품 자체만큼이나 기존 Muse가 계정명을 바꾼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처음에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이 자사 신제품을 위해 기존 사용자의 계정명을 가져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Muse의 보컬 Matt Bellamy가 Meta와 협의해 계정명을 넘겼다고 설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Bellamy는 Mark Zuckerberg와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 보면 Meta가 일방적으로 계정을 회수한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건 자체는 그렇게 정리될 수 있다. 다만 @muse라는 네 글자가 이동하는 과정은 온라인에서 브랜드의 가치가 어디에 쌓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름부터 바뀌기 시작한 Muse의 계정


계정 변경은 Meta가 Muse를 공개한 9월 8일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다. 팬들은 이미 여름부터 밴드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muse에서 @museband로 바뀐 사실을 발견했고, X에서도 @Musetheband라는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Meta가 AI 서비스 이름을 공식 발표하기 전부터 양측 사이에서 계정 이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Meta는 9월 8일 Muse를 공식 공개했다. 회사는 이를 단순한 대화형 챗봇이 아니라 이메일 발송과 여행 예약, 일정관리 등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작업을 처리하는 ‘개인 AI 에이전트’로 소개했다. 전용 앱과 웹, WhatsApp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미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Muse는 출시 직후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Sensor Tower 추산으로 9월 25일까지 다운로드는 340만 건을 넘어섰으며 미국 앱스토어 상위권에도 올랐다. Meta는 같은 달 열린 Connect 행사에서 Muse를 자사 AI 글래스와 연결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밴드가 오랫동안 사용했던 @muse가 단순히 다른 이용자에게 넘어간 것이 아니라 Meta가 앞으로 핵심 AI 브랜드로 키우려는 서비스의 공식 이름이 된 것이다.


팬들이 먼저 느낀 것은 기술보다 ‘이름’이었다


Muse 팬들의 반응이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Meta의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보다, 자신들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밴드의 온라인 주소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더 직접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Muse가 그동안 기술과 감시, 통제 등을 음악의 주요 소재로 다뤄왔다는 점도 관심을 키웠다. 해외 음악매체들은 첨단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반복해서 노래해온 밴드가 세계 최대 기술기업의 AI 제품에 자신의 SNS 이름을 내준 상황 자체에 팬들이 아이러니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당사자의 반응은 외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담담했다.

Bellamy는 이후 Meta와 협의가 있었음을 설명했고, 계정 이전 역시 그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일은 법적 분쟁이나 강제 회수보다 양측이 같은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주소를 조정한 사례에 가깝다.

그렇다고 변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밴드는 여전히 Muse이지만 SNS에서 가장 짧고 직관적인 @muse라는 주소는 이제 Meta의 AI를 가리킨다.


검색창에서도 Muse의 의미가 하나 더 생겼다


변화는 SNS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Meta의 Muse가 공개된 뒤 ‘Muse AI’와 ‘Meta Muse’를 찾는 검색이 빠르게 늘었다. Google Trends 데이터를 분석한 mymy에 따르면 9월 28일까지 최근 7일간 전 세계 Music & Audio 카테고리에서 ‘meta muse’ 관련 검색은 350%, ‘muse ai’는 250%, ‘muse’ 자체는 1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특정 기간의 급등률을 보여주는 값으로 전체 검색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 달 전까지 ‘Muse’를 검색하는 이용자 가운데 상당수는 밴드나 음악을 찾으려는 사람이었다. 이제 같은 검색어 안으로 AI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Google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입력한 ‘Muse’가 밴드를 뜻하는지 Meta의 AI를 뜻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뉴스와 앱스토어, SNS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단어가 기존 의미를 잃었다기보다는 새로운 의미가 추가되면서 검색 결과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변화는 Meta의 Muse가 단기간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수십 년 동안 존재했던 밴드와 불과 몇 주 된 AI 서비스가 동일한 검색어 안에서 함께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표권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상표권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상표권은 이름 자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품과 서비스에 사용하는지, 소비자가 서로 다른 사업자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함께 판단한다. 음악을 제작하고 공연하는 밴드와 개인형 AI 에이전트는 사업 영역이 상당히 다르다.

현재까지 Muse와 Meta 사이에 ‘Muse’라는 이름을 두고 상표권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 먼저 움직인 것은 법원이 아니라 SNS 계정이었다.

밴드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온라인 계정만 @museband와 @Musetheband로 변경했고, Meta의 AI가 짧은 @muse를 사용하게 됐다. 법적으로는 두 Muse가 그대로 공존하면서 디지털 공간의 주소만 재배치된 셈이다.

과거라면 이런 변화가 대수롭지 않게 보였을 수 있다.

그러나 기업과 아티스트가 검색과 SNS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는 지금은 짧은 계정명 자체가 상당한 가치가 있다.


@muse가 특별한 이유


SNS에서 네 글자로 된 일반 단어 계정은 새로 확보하기 쉽지 않다.

Instagram과 X가 등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하기 쉬운 짧은 이름 대부분은 이미 누군가 사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알려진 단어나 브랜드와 일치하는 계정은 사용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use 역시 그렇다.

밴드를 찾는 사람에게는 주소창이나 검색창에 네 글자만 입력하면 됐고, Meta 입장에서도 AI 서비스 이름과 계정명을 완전히 일치시킬 수 있게 됐다.

이런 온라인 주소가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와 이용자 사이의 거리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회사 이름은 길어도 SNS 계정이나 도메인이 짧으면 기억하기 쉽다. 반대로 브랜드 이름은 간단해도 온라인에서 같은 이름을 확보하지 못하면 숫자나 추가 단어를 붙여야 한다.

이번에는 그 위치가 뒤바뀌었다.

30년 된 밴드가 @museband라는 설명을 추가했고, 이제 막 출시된 AI 서비스가 @muse라는 가장 짧은 형태를 사용한다.


Meta가 가진 유통망도 검색 의미를 빠르게 바꾼다


Meta의 Muse가 일반 스타트업의 신제품과 다른 점은 처음부터 거대한 유통망 위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Meta는 Facebook과 Instagram, WhatsApp을 직접 운영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 기존 이용자에게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곧바로 노출할 수 있다.

실제로 Muse 출시 이후 Meta는 Facebook과 Instagram 등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했고, Sensor Tower는 9월 25일까지 다운로드가 34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검색도 함께 발생한다.

서비스 이름을 기사에서 보고 Google에서 찾거나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며 SNS 계정을 방문한다. 이런 행동이 반복될수록 검색엔진 역시 ‘Muse’라는 단어에 AI와 관련된 새로운 검색 의도가 생겼다는 신호를 받는다.

30년 된 이름이라도 검색 결과에서의 위치가 영구적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의 관심이 바뀌면 같은 단어를 둘러싼 검색 결과도 바뀐다.


브랜드가 관리해야 할 자산도 늘어났다


이번 사례는 기업이 이름을 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법인명을 정하고 상표를 등록하는 것이 브랜드 관리의 출발점이었다. 인터넷이 확산하면서 여기에 도메인을 확보하는 일이 추가됐고, SNS가 커지면서 Instagram과 X, YouTube 등의 계정명도 주요 자산이 됐다.

이제는 검색 결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다른 브랜드가 있는지뿐 아니라 Google에서 검색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AI 검색에서는 어떤 대상으로 인식되는지도 중요해졌다.

특히 짧은 일반명사는 여러 산업에서 동시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AI 기업들이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기존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빠르게 덧붙이기 시작하면 이런 충돌은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Muse 사례에서는 당사자들이 협의해 계정 문제를 정리했지만 모든 기업이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0년 된 Muse와 20일 된 Muse가 함께 검색되는 시대


현재 밴드 Muse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바뀐 것도 아니며 음악과 공연 활동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Meta가 Muse라는 AI를 출시했다고 해서 30년 넘게 축적된 밴드의 브랜드 가치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달라진 것은 온라인에서 이 이름을 만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에서 @muse는 Meta의 AI를 가리키고, 밴드는 @museband로 이동했다. Google에서 Muse를 검색하면 음악을 찾는 사람과 AI를 찾는 사람의 검색이 함께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에서 거대한 법적 분쟁은 없었고 당사자 사이의 격렬한 충돌도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변화가 더 선명하다.

상표권을 빼앗거나 회사 이름을 바꾸지 않아도 온라인에서는 하나의 이름이 가진 위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Meta가 Muse를 공개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 30년 넘게 사용된 이름과 새롭게 등장한 AI 서비스가 같은 검색어 안에서 나란히 경쟁하기 시작한 것이다.

AI가 기존 산업의 업무와 서비스를 바꾸는 현상은 이미 익숙하다. Muse 사례에서는 한 단계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AI 신제품 하나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단어의 온라인 주소와 검색 결과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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