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 피해자 사망 사건에 대한 신상공개 결정 이뤄진다
스토킹을 신고한 시민이 이후에도 안전할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성남의 한 거리에서 발생한 강력범죄가 이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자신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옛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 대해 18일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수사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구속했고, 19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신상공개 심의는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른 절차로, 사건의 잔혹성, 증거의 충분성,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사건은 지난달 5일 오전 3시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노상에서 발생했다. 60대 여성 B씨가 흉기에 찔려 숨졌고, 경찰은 과거 약 4년간 교제했던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B씨는 앞서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바 있으며, 경찰은 A씨가 고소에 앙심을 품고 범행 전 흉기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접근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에 우발적 살인보다 보복범죄의 성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A씨는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최종 유무죄와 구체적 동기·계획성은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진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적용된다.
경기남부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법에 따라 A씨의 범행 수법과 피해 정도, 피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권리와 범죄 예방 필요성을 종합 검토한다. 중대범죄 피의자라 해서 신상이 자동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심의 과정에서는 범행 이후 정황,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의 의사 등도 함께 고려하도록 되어 있으며,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신중한 결정 원칙이 명시돼 있다.
공개가 결정되면 대상 정보는 얼굴, 성명, 나이다. 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 결정일을 기준으로 전후 30일 이내의 최근 얼굴을 공개하도록 규정한다.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확보한 사진이나 영상이 없을 경우 정면과 좌우 측면의 컬러사진을 새로 촬영해 전자기록으로 보관할 수 있다. 공개 전에는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통지 후 원칙적으로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거쳐 정보통신망에 30일간 게시한다. 피의자가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히면 유예기간을 두지 않을 수 있다.
이 사건의 사회적 의미는 피해자가 신고를 결심한 행위 자체가 그를 겨냥한 보복의 빌미가 되었는지에 있다. 경찰의 판단이 재판을 거쳐 사실로 확정된다면, 스토킹 피해자 보호 체계가 신고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되묻게 된다. 수사 개시가 위험의 종결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계 단절 국면과 고소 사실 인지 이후의 재접근·보복 가능성까지 포함한 위험성 평가와 접근 차단, 보호조치가 현장에서 충분히 구현되는지 점검 필요성이 커진다.
향후 수사와 재판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범행 동기가 스토킹 고소에 대한 보복이었는지 여부. 둘째, 범행 전 흉기 준비 등 계획성이 어디까지 입증되는지다. 한편 신상공개 심의 결과는 피해자·유족의 권리와 피의자의 인권, 범죄 예방이라는 공공의 이익이 어디에서 균형을 이룰지에 대한 현재 제도의 작동을 보여줄 것이다. 경찰은 신상공개 심의와 별개로 A씨를 19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신고가 곧 안전으로 이어지도록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는지, 이번 사건은 그 기준선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