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올반 삼계탕, 가성비 수요에 판매 21% 늘어
폭염과 외식비 부담이 겹친 올여름, 삼계탕까지 ‘가성비’가 기준이 됐다. 가정간편식과 온라인 묶음 판매가 결합하면서 한 끼 단가를 낮추려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고, 여름철 보양식 소비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7월 ‘올반 삼계탕’ 판매량이 21만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달 17만개 대비 21% 늘었다. 특히 주요 온라인몰에서 48개 묶음 기획세트가 성장의 핵심이었다. 해당 묶음 상품은 개당 약 5000~6000원대로 형성됐고, 이 기획세트 판매는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수요 증가는 “무엇을 먹을까”보다 “어디서, 얼마에 먹을까”를 따지는 가계의 계산법 변화와 맞닿아 있다. 같은 메뉴라도 외식 대신 집에서 데워 먹는 완제품을 고르면 지출이 예측 가능해지고, 묶음으로 살수록 개당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온라인 배송이 결합하면서 무게와 수량의 제약도 줄었다.
날씨는 선택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삼계탕을 집에서 처음부터 조리하려면 재료 준비와 긴 가열 시간이 필요하다. 무더위 속 장시간 불 앞에 서는 부담을 피하려는 소비자에게 손질이 거의 필요 없는 간편식은 조리 시간과 실내 열기를 함께 줄이는 대안이 된다.
생활물가의 변동성도 간편식 선택을 뒷받침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공개하는 자료는 채소류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품목·판매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을 봐서 직접 만드는 것과 완제품을 사는 것 사이에서 비용과 편의를 동시에 비교하는 환경이 강화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초복·중복·말복에 식당에서 챙기던 삼계탕은 이제 여름 내내 집에 비축해 두는 ‘홈 보양식’으로 소비된다. 묶음 구매 증가율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 것은 복날 한 끼가 아니라 여러 끼니를 염두에 둔 구매가 늘었음을 시사한다. 온라인 유통이 확대되면서 무거운 제품을 여러 개 들고 올 필요가 없고, 묶음 단위 가격 혜택을 누리기 쉬운 구조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기업의 판매 전략도 변화에 맞춰 조정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반 삼계탕의 집중 판매기간을 기존보다 한 달 늘려 9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름철 전반으로 보양식 수요가 분산·확대될 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다.
이런 변화는 가정간편식 시장의 경쟁 축이 ‘편의성’에서 ‘한 끼 비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품 종류와 브랜드가 늘어난 상황에서 소비자는 맛과 품질뿐 아니라 실제 지출액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선택이 커질수록, 동일한 삼계탕 간편식 안에서도 닭의 크기, 육수 맛, 내용물 구성, 조리 편의성 등 차별화 요소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될 수밖에 없다.
가계의 입장에서는 식탁과 장바구니가 더 긴 호흡으로 연결된다. 여름 내내 먹을 양을 미리 계산해 묶음으로 들여놓고, 외식과 집밥을 메뉴별로 나눠 지출을 조정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기업의 가격·유통 전략이 가계의 식비 설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또렷해지는 대목이다.
7월 올반 삼계탕 21만개 판매, 묶음세트 37% 증가라는 숫자는 계절 음식도 예외 없이 ‘가성비’가 좌우하는 시대를 드러낸다. 폭염과 고물가 속에서 집에서 데워 먹는 보양식이 여름 식탁의 표준 선택지로 자리 잡으며, 외식 중심이던 보양식 경쟁은 온라인과 간편식 시장으로 빠르게 무대를 넓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