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물 학습·보상·옵트아웃, 한일 AI 저작권의 쟁점
11일 한일 정부 간 회의와 세미나
합의된 새 법률 아닌 정책 논의 단계
문체부가 11일 일본 정부와 생성형 AI 시대의 저작권 제도를 논의했다. 한일 정부 간 회의와 세미나는 9월 11일 열렸다. 학습자료와 보상, 권리자의 이용거부와 투명성 등 정책 의제를 논의했으며 새로운 법률을 합의한 자리는 아니다.
AI 학습 저작권은 이용허락 여부뿐 아니라 학습자료 공개, 권리유보 방식, 보상과 책임 기준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학습과 저작권의 충돌 지점
생성형 AI는 대규모 저작물을 학습해 패턴을 만들지만 개별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이 언제 어떤 모델에 들어갔는지 알기 어렵다. 학습 이용의 법적 예외와 권리자의 허락 범위를 어디까지 둘지가 핵심 쟁점이다.
일본과 한국은 저작권의 제한 규정과 산업 관행이 달라 같은 AI 서비스를 두고도 허용 범위가 다를 수 있다. 공동 논의는 법 조문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료의 출처 확인과 권리자 통지, 분쟁해결 절차를 서로 연결해야 한다.
생성형 AI 학습은 수많은 저작물을 분석해 통계적 패턴을 만드는 과정이지만 권리자는 자신의 작품이 언제 수집됐는지 알기 어렵다. 한국과 일본의 법 조항과 판례, 산업 관행이 달라 같은 데이터 이용도 판단이 갈릴 수 있다. 공동 논의는 “허용”과 “금지”의 구호보다 연구·상업 이용, 합법적으로 접근한 자료와 우회 수집을 나눠 구체적인 기준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옵트아웃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옵트아웃은 권리자가 학습 이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표시하는 장치다. 표시 형식이 사업자마다 다르거나 이미 수집된 자료에 적용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약해진다. 기계가 읽을 수 있는 공통 표준과 이행 점검이 필요하다.
창작자가 옵트아웃을 표시해도 크롤러가 이를 읽지 않거나 파일이 다른 플랫폼에 복제되면 통제가 깨진다. 사람과 기계가 함께 읽을 수 있는 표준표시, 이미 학습한 데이터의 처리 원칙과 사업자의 이행보고가 필요하다.
옵트아웃은 권리자가 학습 이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표시하는 방법이다. 웹사이트 문구와 기계판독 표시가 사업자마다 다르면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 작품이 다른 플랫폼에 복제됐거나 이미 모델에 학습된 경우의 처리도 남는다. 공통 표준과 이행보고, 삭제 또는 향후 학습 제외의 범위를 정해야 권리자가 기술을 몰라도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언론과 출판사, 음악·영상 산업은 저작물 형태와 수익구조가 달라 하나의 보상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최신 기사와 절판 도서, 개별 음원과 대규모 영상 아카이브의 가치 산정도 다르다. 분야별 협상을 허용하되 영세 권리자가 불리한 계약을 강요받지 않도록 최소 정보와 계약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보상만큼 투명성이 중요하다
보상제도를 만들더라도 학습자료와 모델의 이용기록이 불투명하면 누구에게 얼마를 나눌지 정하기 어렵다. 콘텐츠 종류와 기여도를 일률적으로 계산할 수도 없다. 투명성, 집단 라이선스, 분쟁해결 절차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
AI 결과물이 기존 작품과 비슷할 때는 단순한 화풍 모방과 구체적인 표현의 복제를 구분해야 한다. 학습행위와 출력행위의 책임도 같지 않다. 이용자의 프롬프트, 서비스의 안전장치와 사업자의 대응 기록이 분쟁 판단에 쓰일 수 있다.
보상 논의에는 어떤 작품이 모델 성능과 수익에 기여했는지 계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일률적인 부담금과 개별 허락, 집단관리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보상액만 정하고 학습자료의 출처를 공개하지 않으면 권리자는 정산이 맞는지 확인할 수 없다. 사용한 데이터 범주와 수집기간, 권리 요청 처리내역을 공개하는 투명성이 협상의 전제다.
한일 협력의 다음 의제
11일 한일 회의는 새로운 법률에 합의한 자리가 아니라 정책과 사례를 논의한 단계다. 양국의 저작권 예외, 판례와 산업구조가 다른 만큼 공동선언보다 후속 연구와 권리자·개발사의 참여 방식이 중요하다.
양국 협력은 콘텐츠 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목표와 창작자의 협상력을 함께 다뤄야 한다. 소규모 권리자가 사용료를 개별 협상하기 어렵다면 집단관리와 표준계약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기업과 문화산업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공개가 전제다.
출력물이 기존 작품과 비슷할 때는 화풍이나 아이디어의 영향과 구체적인 표현의 복제를 구분해야 한다. 학습 단계와 생성·배포 단계의 책임도 같지 않다. 이용자의 지시와 서비스의 안전장치, 신고 뒤 조치 기록이 분쟁 판단에 필요할 수 있다. 한일 협력은 기업의 예측 가능성뿐 아니라 소규모 창작자의 협상력과 신속한 구제, 문화적 다양성을 함께 지키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경을 넘는 AI 서비스에는 어느 나라 법과 분쟁절차를 적용할지도 문제다. 한일 공동 기준이 생겨도 미국·유럽의 사업자가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국제 표준과의 호환성을 높이고 권리자가 한 창구에서 학습 여부 확인과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협력의 성과는 회의 횟수가 아니라 실제 투명성 보고와 분쟁 처리기간으로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