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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배고프지 않은 사람도 일부러 먹어야 할까…체중감량 근거는 약했다

아침 식욕이 낮은 성인에게 체중감량을 위해 아침식사를 일부러 권하는 실익은, 현재 확인되는 무작위 대조시험 근거만 놓고 보면 크다고 보기 어렵다. 2014년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체중감량을 원한 과체중·비만 성인 309명을 16주 동안 아침식사 권고군, 아침 거르기 권고군, 대조군으로 나눴지만 체중 변화의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시작 전부터 아침을 먹던 사람과 원래 거르던 사람으로 나눠 봐도 권고 효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이 결과를 곧바로 “아침은 필요 없다”거나 반대로 “무조건 먹어야 한다”로 읽기도 어렵다. 이 시험은 자유생활 환경에서 아침을 먹으라는 조언과 거르라는 조언의 효과를 본 것이지, 아침 공복감 자체가 낮은 사람만 따로 모아 강제 섭취의 득실을 정밀하게 시험한 연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근거가 말해주는 범위는, 적어도 일반 성인에게 체중감량 목적의 일률적 아침식사 권고는 강한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정도에 가깝다.

핵심 근거가 된 무작위시험은 무엇을 봤나

해당 시험은 체질량지수 25에서 40 사이의 20~65세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세 집단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아침을 먹으라는 권고, 먹지 말라는 권고, 일반적인 건강한 식사만 안내한 대조군을 비교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16주 뒤 체중 변화였다.

연구를 끝까지 마친 사람은 309명 중 283명이었다. 연구진은 시작 전 아침식사 습관에 따라 층화 무작위배정을 했는데, 원래 아침을 거르던 사람에서도 먹으라는 권고가 더 큰 감량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원래 먹던 사람에서도 거르라는 권고가 뚜렷한 불이익을 만들지 않았다. 권고 순응도는 자기보고 기준으로 아침식사군 93.6%, 아침 거르기군 92.4%로 비교적 높았지만, 순응도가 높아도 체중 차이는 분명하지 않았다.

‘아침을 거르면 살찐다’는 관찰연구와 왜 달랐나

아침식사와 체중의 관계에서는 관찰연구와 무작위시험이 자주 다른 결론을 낸다. 관찰연구에서는 아침을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중 관리가 더 잘 된다는 연관성이 자주 보이지만, 그런 결과만으로 아침식사 자체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침을 챙겨 먹는 사람은 수면, 흡연, 신체활동, 전체 식사 질, 직업 일정 같은 다른 건강행동도 함께 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시험이 중요하게 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생활 속에서 아침식사 조언 하나를 바꿔도 체중감량이 달라지는지를 보려 했는데, 적어도 16주 수준에서는 그런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한국 독자가 흔히 접하는 “아침을 꼭 먹어야 다이어트에 유리하다”는 문장은 관찰연구의 연관성을 생활 규칙으로 곧장 번역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후속 메타분석도 한 방향으로만 정리되지는 않았다

이후 나온 무작위시험 메타분석들도 대체로 “보편적 아침식사 권고의 근거는 약하다”는 쪽에 가깝지만, 세부 결과는 완전히 같지 않다. 2019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은 성인 무작위시험들을 종합한 결과, 아침을 추가하는 전략이 체중감량에 신뢰할 만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하루 총섭취열량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정리했다.

반면 2020년 메타분석은 4주 이상 무작위시험을 묶었을 때 아침 거르기가 아침식사보다 평균 0.54kg 정도의 소폭 체중감소와 연결됐다고 봤다. 그러나 같은 분석에서 체지방률이나 허리둘레 같은 다른 체성분 지표는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았고,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평균 9.24mg/dL 높아졌다. 2022년 다른 메타분석은 체중, 체질량지수, 체지방률 등 주요 비만 관련 지표에서 신뢰구간이 모두 무효값을 포함해, 먹기와 거르기의 차이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정리했다.

이런 엇갈림은 연구 수가 많지 않고, 기간도 대개 4~16주로 짧으며, 아침의 열량과 구성, 전체 식단 통제 수준이 제각각이라는 한계를 반영한다. 즉 “아침을 먹으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도 아니고 “거르면 무조건 더 낫다”도 아닌, 효과가 작거나 개인 조건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에 가깝다.

아침 식욕이 낮은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면 어디까지 말할 수 있나

질문을 더 좁혀 보면, 아침에 배가 고프지 않은 사람에게 일부러 먹으라고 권하는 체중감량 이득은 현재 직접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2014년 시험은 기존 아침 습관에 따른 차이를 봤지만, 아침 공복감이 낮은 사람만 별도로 선별해 강제 섭취의 이득과 불편을 시험한 연구는 아니다. 따라서 “식욕이 없어도 억지로 먹어야 체중이 빠진다”는 식의 단정은 연구 범위를 벗어난다.

또 아침식사의 효과는 식사 유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아침식사라도 열량, 단백질과 정제탄수화물 비율, 섬유소, 이후 점심·저녁 보상섭취, 수면과 활동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질문처럼 개인차를 따질 때는 식사 횟수, 시간, 구성, 총열량을 서로 다른 변수로 나눠 봐야 하는데, 기존 연구는 이 요소들을 완전히 분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실생활 해석은 ‘강제 권고보다 전체 식사 구조’에 가깝다

현재 근거를 종합하면, 아침 식욕이 낮은 일반 성인에게 체중감량을 이유로 아침식사를 일률적으로 강제할 근거는 약하다.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감량이 실패한다고 볼 수도 없고, 반대로 거르기만 하면 체중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실제로는 하루 총섭취열량, 식사 후 과식 여부, 식단의 질, 활동량과 수면이 더 큰 변수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결론은 건강한 성인 일반에 가까운 이야기다. 당뇨병 치료제나 인슐린 사용, 위장관 질환, 임신, 성장기, 특정 대사질환처럼 식사 타이밍이 치료와 연결되는 집단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에는 아침을 먹을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약물, 혈당, 증상, 생활 일정까지 함께 보는 개별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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