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하루 소금 5g 권고,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적용되나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공개한 나트륨 감축 안내에서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를 2000밀리그램 미만으로, 소금으로는 5그램 미만으로 줄이도록 다시 제시했다. 이 수치는 건강한 일반 인구에서 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공중보건 목표에 가깝다. 부족을 피하기 위한 최소 필요량을 뜻하는 기준으로 읽으면 해석이 달라진다.
핵심은 나트륨과 소금을 같은 말로 쓰지 않는 데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환산표에 따르면 소금 1그램에는 나트륨 400밀리그램이 들어 있어 소금 5그램은 나트륨 2000밀리그램에 해당한다. 따라서 하루 소금 5그램 권고는 소금을 아예 먹지 말라는 뜻도, 소금물을 따로 마시라는 뜻도 아니다. 음식과 조미료, 가공식품을 모두 합친 하루 총섭취량을 관리하라는 의미다.
부족 기준이 아니라 만성질환 위험 감소 목표
이 권고를 부족 위험과 구분해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기준 체계와 비교하면 더 분명해진다. 미국 국립학술원이 2019년 펴낸 나트륨·칼륨 식이기준 보고서는 나트륨이 생리적으로 꼭 필요한 영양소라고 보면서도, 건강한 성인에서 결핍 징후가 없었던 수준과 균형 연구를 바탕으로 하루 1500밀리그램을 적정섭취량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하루 2300밀리그램을 넘는 섭취는 줄일수록 만성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구간으로 평가했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적정섭취량은 몸이 필요로 하는 수준을 추정하는 값이고, 그보다 높은 섭취에서 어느 지점부터 줄이면 질병 위험 감소가 기대되는지를 따로 본 것이 만성질환 위험감소 기준이다. 같은 보고서는 건강한 인구집단에서 나트륨 부족을 우려할 상황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시 말해 세계보건기구의 2그램 권고는 부족을 겨우 면하는 선이라기보다, 과잉 섭취가 흔한 현실에서 혈압과 심혈관 위험을 낮추기 위한 상한 성격이 강하다.
누구에게 적용되고, 누구에게는 그대로 쓰면 안 되나
세계보건기구의 2012년 나트륨 섭취 지침은 이 권고를 대부분의 성인과 어린이에게 적용하되, 어린이는 에너지 필요량에 맞춰 성인 기준보다 낮게 조정하라고 했다. 또 임신부와 수유부도 일반적으로는 성인 범주에 포함했지만, 저나트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나 약물 치료를 받고 있거나 의사 감독 아래 식단을 따로 조절해야 하는 환자는 예외로 뒀다. 심부전이나 특정 당뇨 환자처럼 개별 질환 관리가 우선인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 권고를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치료 목표로 옮겨 적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고혈압, 만성콩팥병, 이뇨제 복용, 탈수 위험, 구토나 설사 뒤 수분·전해질 보충처럼 임상 상황이 달라지면 소금과 수분의 처방은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된다. 일반 식생활의 나트륨 감축 원칙과 병원 진료에서의 전해질 처치를 한 문장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저염 대체소금도 만능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5년 저나트륨 대체소금 지침에서 일반 소금을 쓴다면 칼륨이 들어간 저나트륨 대체소금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조건부 권고다. 대상도 일반 성인 인구로 한정됐고 임신부와 어린이, 콩팥 기능이 떨어졌거나 칼륨 배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람은 제외했다. 즉 대체소금은 어디까지나 전체 나트륨 섭취를 낮추는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이지,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보편 해법으로 승인된 것은 아니다.
독자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은 이렇다. 하루 소금 5그램 권고는 소금이 모자라지 않게 하라는 기준이 아니라, 과도한 나트륨 섭취가 흔한 사회에서 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공중보건 목표다. 건강한 일반 성인에게는 총섭취량을 줄이라는 뜻으로 읽는 것이 맞고, 특정 질환자에게는 진단과 약물, 콩팥 기능, 탈수 여부를 함께 보는 개별 처방이 따로 필요하다. 소금물 건강법 논쟁에서 먼저 갈라야 할 선도 바로 이 공중보건 권고와 개인 임상처치의 경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