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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커피를 발암물질에서 제외했다는 말, 정확한 뜻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는 2016년 커피 음용을 사람에 대한 발암성 분류가 어려운 3군으로 재평가했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WHO가 커피를 발암물질에서 제외했다’는 식의 표현이 널리 퍼졌지만, 이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중요한 뜻이 빠진다. 3군은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뜻이 아니라, 당시까지의 과학적 근거만으로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독자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도 여기다. IARC 분류는 일상에서 얼마나 위험한지까지 따지는 생활 위험도 평가가 아니라, 어떤 물질이나 노출이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근거의 강도를 나누는 체계다. 같은 분류군 안에 있어도 실제 노출 수준과 위험 크기는 크게 다를 수 있다. 따라서 3군을 곧바로 ‘무해’나 ‘위험 0’으로 읽는 것은 잘못이다.

커피 자체와 뜨거운 온도는 따로 봐야 한다

이번 논쟁에서 빠지기 쉬운 또 다른 핵심은 커피라는 음료 자체와 매우 뜨거운 상태로 마시는 노출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IARC는 2016년 평가에서 섭씨 65도를 넘는 매우 뜨거운 음료를 식도암과 관련한 2A군, 즉 사람에게 아마도 발암성이 있는 요인으로 분류했다. 커피가 문제라기보다, 지나치게 뜨거운 음료를 반복해서 마시는 습관이 별도의 위험 신호로 평가된 것이다.

IARC가 당시 낸 설명자료도 같은 취지다. 커피 전체에 대해서는 발암 효과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매우 뜨거운 음료는 식도에 반복적인 열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어 따로 판단했다. 그래서 ‘뜨거운 커피가 문제였는데 커피가 면죄부를 받았다’는 식의 이해도 정확하지 않다. 질문은 커피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온도로 얼마나 오래 노출하느냐다.

1991년 분류와 2016년 재평가가 달라진 이유

커피는 1991년에는 2B군, 즉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요인으로 분류된 적이 있다. 그러나 2016년 IARC 작업반은 사람과 동물 연구 1000건 넘는 자료를 다시 검토한 뒤, 커피 음용 전반에 대해서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초기 연구에서 보였던 일부 연관성은 흡연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재평가에 반영됐다.

그렇다고 커피가 건강에 항상 유리하다는 선언이 나온 것도 아니다. IARC는 당시 여러 역학연구에서 간암과 자궁내막암 위험 감소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소개했지만, 이런 결과는 주로 관찰연구에서 나온 상관관계다. 커피를 마신 행동 자체가 원인인지, 다른 생활습관이 함께 작용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기사나 광고에서 이 대목만 떼어 ‘커피가 암을 막는다’고 단정하면 과장이다.

일상에서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정리하면 ‘WHO가 커피를 발암물질에서 제외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는 부분은, WHO 산하 IARC가 2016년 커피 음용을 더 이상 2B군에 두지 않고 3군으로 바꿨다는 사실이다. 틀린 부분은, 이것이 커피의 안전성을 인증했거나 모든 방식의 커피 섭취가 암과 무관하다고 확인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 독자에게 더 실질적인 해석은 따로 있다. 발암성 논쟁만 놓고 보면 커피 자체보다 너무 뜨거운 온도, 흡연 여부, 설탕과 시럽이 많이 들어간 음료 습관, 개인의 임신 여부나 질환, 복용 약물 같은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 IARC의 3군 분류는 면죄부가 아니라 ‘현재 근거로는 결론을 못 내린다’에 가깝다. 커피를 마실지 말지는 이런 한계와 개인 건강상태를 같이 놓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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