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 주사 한 번으로 피로가 풀렸나…141명 국내 시험이 실제 보여준 것
국내 연구진이 2012년 발표한 무작위 이중눈가림 시험은 비타민 C 10g을 한 번 정맥주사한 뒤 건강한 직장인들의 ‘지금 느끼는 피로’가 2시간 후와 다음 날까지 위약군보다 더 낮아졌다는 결과를 내놨다. 다만 이 연구가 확인한 것은 어디까지나 단기 체감 피로의 변화다. 장기간 일상 활력이 좋아지는지, 경구 복용에도 같은 효과가 나는지, 더 넓은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이 시험만으로 말하기 어렵다.
연구는 2008년 국내 두 회사에서 20~49세의 건강한 직장인과 판매직 종사자를 모집해 진행됐다. 최종 분석에는 141명이 포함됐고, 비타민 C군은 10g을 생리식염수에 섞어 30분 동안 한 차례 정맥투여받았으며 대조군은 같은 양의 생리식염수만 맞았다. 연구진은 투여 전, 투여 2시간 후, 다음 날의 피로 점수를 비교했고, 1차 평가지표는 0점부터 10점까지 적는 ‘지금 피로한 정도’였다.
수치로 보면 비타민 C군의 현재 피로 점수는 평균 5.64점에서 2시간 뒤 5.10점, 다음 날 4.97점으로 낮아졌다. 반면 위약군은 5.54점에서 2시간 뒤 5.31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다음 날 5.66점으로 올라갔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24시간 동안의 ‘평소 피로’와 ‘가장 심했던 피로’ 항목에서는 두 군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이 시험이 보여준 효과 범위가 넓은 의미의 활력 회복이나 만성 피로 전반이 아니라, 짧은 시점의 주관적 피로감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누가 더 반응했나, 어디까지 해석해야 하나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시작 시점의 혈중 비타민 C 농도에 따라 다시 나눠 봤는데, 기저 농도가 낮은 집단에서만 피로 감소가 더 뚜렷했다. 반대로 기저 농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같은 경향이 확인되지 않았다. 비타민 C가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체감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의 영양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안전성 면에서는 큰 이상 신호가 관찰되지는 않았다. 투여 2시간 뒤 이상반응을 경험한 비율은 비타민 C군 22.9%, 위약군 15.4%였고, 다음 날은 각각 5.7%, 5.6%였다. 가장 흔한 증상은 주사 부위 가려움이나 통증이었고,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치료가 필요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표본이 141명으로 크지 않고 관찰 기간이 하루에 그쳤기 때문에 드문 부작용이나 반복 투여의 위험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생활정보로 옮기면 이 연구의 의미는 분명하지만 좁다. 비타민 C 주사 한 번이 건강한 성인 직장인의 단기 피로감에 일부 차이를 보였다는 정도까지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경구 비타민 C의 효과로 바꿔 읽거나, 오래가는 활력 증진법으로 일반화하거나, 전체 인구에 권할 근거로 쓰기에는 연구 범위가 부족하다. 연구진도 피로 측정 시점이 적고 대상이 20~49세의 건강한 사무직·판매직에 한정돼 있어 고령층, 육체노동자, 만성질환자에게 그대로 확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