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1개와 1마이크로그램, 오염 비교엔 무엇이 더 유효한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비교할 때 식수처럼 농도가 낮은 물에서는 대체로 질량보다 입자 수가 더 직접적인 지표로 쓰인다. 같은 1마이크로그램이라도 큰 조각 1개일 수 있고 훨씬 작은 입자 수천·수만 개일 수도 있어서, 질량만으로는 실제 입자 수와 크기 분포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음용수 보고서에서 연구마다 검출 가능한 최소 크기와 분석법이 달라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4년 식수 미세플라스틱 측정 방법을 정하면서 농도 단위를 물 1세제곱미터당 입자 수로 채택했다.
다만 입자 수가 언제나 충분한 것은 아니다. 질량은 전체 플라스틱 부하를 볼 때 유용하고, 열분해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 같은 일부 방법은 폴리머 종류별 총질량을 정량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대로 이 방법만으로는 입자의 개수, 크기, 모양을 직접 보여주지 못한다. 그래서 현재의 검증된 자료가 말하는 결론은 한쪽을 버리고 다른 한쪽만 택하라는 뜻이 아니라, 무엇을 비교하려는지에 따라 우선 지표가 달라진다는 데 가깝다.
왜 같은 양이어도 해석이 달라지나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같은 질량 안에 들어가는 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 때문에 질량 기준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입자 수 기준으로는 전혀 다른 오염도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사람의 노출 경로나 처리 공정의 거동을 볼 때는 입자 수와 크기 정보가 함께 있어야 실제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024년 결정문은 이런 차이를 제도적으로 반영했다. 이 방법은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입자와 섬유를 합한 개수로 정의하고, 크기 구간도 20~50마이크로미터, 50~100마이크로미터, 100~300마이크로미터, 300~1000마이크로미터, 1000~5000마이크로미터로 나눠 보고하도록 했다. 숫자 하나만 적는 방식이 아니라, 몇 개가 나왔는지와 그 입자들이 어느 크기대에 몰려 있는지를 같이 보겠다는 뜻이다.
WHO가 먼저 짚은 것은 숫자보다 비교 조건이었다
WHO는 2019년 보고서와 당시 브리핑에서 음용수 연구 수가 아직 적고, 연구마다 사용한 필터 크기와 분석 절차가 달라 병물과 수돗물의 수치를 곧바로 견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WHO가 검토한 음용수 연구는 9건이었고, 앞으로의 연구는 검출된 입자 수뿐 아니라 크기, 모양, 화학 조성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적은 지금도 중요하다. 검출 하한이 100마이크로미터인 연구와 20마이크로미터까지 보는 연구는 같은 물을 분석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더 작은 입자까지 잡아내는 쪽이 대체로 더 많은 개수를 보고하게 되기 때문이다. 숫자만 보고 어느 쪽이 더 오염됐다고 결론 내리면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
NIH가 소개한 2024년 병입수 연구가 숫자를 키운 이유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024년 1월 콜럼비아대 연구진의 병입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자극 라만 산란 현미경과 기계학습 기반 판독 알고리즘을 이용해 3개 인기 브랜드의 병입수를 분석했고, 병물 1리터당 평균 약 24만개의 미세·나노플라스틱 입자를 추정했다. 이 가운데 약 90%는 나노플라스틱이었다.
이 수치는 과거 병입수 연구보다 10배에서 100배 많게 보였는데, NIH는 그 이유로 이전 연구들이 주로 더 큰 미세플라스틱만 봤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 초록에 따르면 연구진은 100나노미터 이하 단일 입자까지 검출 가능한 민감도를 검증했다. 같은 물이라도 얼마나 작은 입자까지 보느냐에 따라 입자 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질량 지표가 필요한 장면도 있다
질량은 폴리머 총부하를 볼 때 장점이 있다.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는 음용수 분석 검토 보고서에서 열분석 계열 기법이 절대 질량과 폴리머 식별 정보를 줄 수 있다고 정리했다. 반면 이런 방법은 입자의 크기, 모양, 개수를 직접 제공하지 못하고, 낮은 농도의 식수에서는 질량 검출 한계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실무적으로는 이런 차이가 해석을 가른다. 예를 들어 정수 처리 전후 변화, 병뚜껑이나 포장 공정에서 떨어진 특정 폴리머의 총량, 슬러지나 침전물처럼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은 매질의 부하를 볼 때는 질량 정보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마시는 물의 비교처럼 농도가 낮고 입자 크기 차이가 큰 경우에는 질량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하다.
독자가 숫자를 읽을 때 먼저 볼 항목
미세플라스틱 농도 기사를 볼 때는 첫째 단위가 입자 수인지 질량인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리터당인지 세제곱미터당인지, 병 하나 기준인지 전체 시료 기준인지 봐야 한다. 셋째, 몇 마이크로미터 이상만 셌는지, 섬유를 포함했는지, 폴리머 확인을 어떤 방법으로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입자 수라도 검출 하한이 다르면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20마이크로미터 이상을 센 값과 100마이크로미터 이상만 센 값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질량 수치도 마찬가지다. 입자 수로 환산하는 공식 없이 마이크로그램 값을 개수와 같은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현재 기준으로는 식수는 입자 수, 질량은 보조 지표가 더 가깝다
검증된 기관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음용수와 병입수의 오염 비교에서는 입자 수와 크기 구간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 현재로선 더 실용적이다. WHO는 표준화의 필요성을 먼저 제기했고, 유럽연합은 실제 측정 방법에서 입자 수 중심 체계를 채택했다. NIH가 소개한 2024년 연구도 더 작은 입자를 볼수록 숫자가 크게 바뀐다는 점을 보여줬다.
질량은 버릴 수 없는 정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작은 입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다. 앞으로 새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수치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항목은 농도 단위보다도 검출 가능한 최소 크기와 분석법이다. 그 조건이 빠진 숫자는 많아 보여도, 적어 보여도 비교 근거가 약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