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 염증을 일으키나…세포실험과 사람 연구의 거리
미세플라스틱 염증과 인체 독성을 둘러싼 질문에 현재 확인된 자료가 주는 답은 분명하다. 세포·동물실험에서 염증 반응이 관찰됐더라도 이를 사람의 질병 위험으로 바로 옮길 수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보고서에서 2021년 12월까지 나온 식이·흡입 노출 자료를 검토한 뒤, 건강영향 평가에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정리했다. 반면 2024년 미국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사람 연구는 경동맥 죽상경화반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검출하고 심혈관 사건과의 관련성을 보고했지만, 관찰연구여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독자가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몸 안에서 검출됐다’는 사실과 ‘해를 일으킨다’는 결론이 같지 않다는 점이다. 독성 평가는 노출량, 입자 크기, 재질, 노출 경로, 체내에 실제 도달한 양이 함께 확인돼야 가능하다. 미세플라스틱 인체 독성 논란에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이 자주 인용되지만, 사람의 일상 노출과 조건이 얼마나 가까운지는 별도의 문제다.
WHO가 본 쟁점은 노출 조건의 차이였다
WHO가 2022년 8월 낸 보고서 ‘Dietary and inhalation exposure to nano- and microplastic particles and potential implications for human health’는 환경 중 미세·나노플라스틱의 건강영향 자료를 종합하면서, 연구 설계와 노출평가의 한계를 함께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동물 연구에서는 고농도의 특정 입자를 한 번에 주입하거나 경구 투여하는 방식이 적지 않았고, 이런 결과를 사람의 실제 노출로 옮길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WHO는 특히 사람에게 예상되는 노출 경로와 실험의 투여 경로가 일치해야 외삽이 가능하다고 봤다.
보고서가 검토한 독성 연구는 주로 크기와 표면 특성이 비교적 균질한 폴리스티렌 입자에 집중돼 있었다. 실제 환경에서는 재질과 크기, 모양, 첨가제가 훨씬 복잡하게 섞여 있는데, 실험실에서는 이런 이질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WHO는 흡입과 섭취에 따른 위해를 평가하려면 외부 노출량이 체내 어느 장기에 얼마나 도달하는지, 그 내부 용량이 어느 수준에서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키는지 연결하는 자료가 더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염증 결과를 해석할 때도 같은 문제가 남는다. 세포실험은 입자를 세포에 직접 노출해 인터루킨이나 종양괴사인자 같은 염증 지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런 방식은 장벽 조직을 거쳐 흡수되고 분포되는 사람 몸속 과정을 단순화한다. 동물실험에서도 경구 투여, 기도 점적, 비강 투여처럼 실제 생활환경과 다른 방식이 쓰이면 관찰된 염증 반응의 크기를 일상 노출과 같은 선상에 놓기 어렵다.
사람 연구는 나왔지만, 질병 원인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NEJM이 2024년 3월 6일 공개한 연구는 이탈리아 3개 기관에서 무증상 경동맥 협착으로 내막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다기관 관찰연구다. 연구진은 수술로 제거한 경동맥 죽상경화반을 열분해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 안정동위원소 분석, 전자현미경으로 조사했다. 전체 등록 환자 304명 가운데 평균 33.7개월 추적을 마친 257명의 표본에서 폴리에틸렌은 150명, 즉 58.4%의 죽상경화반에서 검출됐고, 이 가운데 31명에서는 폴리염화비닐도 함께 측정됐다.
이 연구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된 군은 검출되지 않은 군보다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모든 원인 사망을 묶은 복합 사건의 발생이 더 많았다. 사건은 비검출군 107명 중 8명, 7.5%에서 나왔고 검출군 150명 중 30명, 20.0%에서 나왔다. 연구진은 위험비를 4.53으로 제시했다. 같은 표본에서 인터루킨-18, 인터루킨-1β, 인터루킨-6, 종양괴사인자 알파, 면역세포 침윤 표지자 등을 비교했을 때도 검출군의 염증 관련 지표가 높게 나왔다.
다만 이 연구는 ‘죽상경화반 안에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있는 환자군에서 사건이 더 많았다’는 관련성을 보여준 것이다. 죽상경화반 형성 과정에서 어떤 환자가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수준의 오염원에 노출됐는지 직접 측정한 연구는 아니다. 연구 대상도 일반인이 아니라 이미 수술 적응증이 있는 경동맥 질환 환자였고, 표본은 이탈리아 일부 병원 환자에 한정됐다. 따라서 이 결과를 일반 인구 전체의 발병 확률로 곧바로 확장할 수는 없다.
실험 결과를 읽을 때 봐야 할 세 가지
미세플라스틱 염증 연구를 볼 때는 첫째 농도를 봐야 한다. 세포와 동물에서 반응이 나왔더라도 그 농도가 사람이 음식, 물, 공기에서 실제로 접하는 수준과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는 투여 경로다. 입자를 세포에 직접 뿌리거나 동물에게 고용량으로 경구 주입한 결과는 일상적인 섭취·흡입과 같지 않다. 셋째는 대상이다. 질환 환자의 수술 검체에서 나온 결과와 건강한 일반인의 장기 노출 위험 평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현재까지의 1차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미세플라스틱이 생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신호는 세포·동물실험과 일부 사람 표본 연구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그 신호가 어느 노출 수준에서 어떤 질병으로 이어지는지, 또 일반 생활환경에서 그 위험이 얼마나 큰지는 아직 정밀한 노출 측정과 장기 추적 자료가 더 필요하다. WHO도 이런 이유로 표준화된 측정법과 실제 환경을 반영한 연구 설계를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