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이 녹는다고 해수면이 곧바로 오르진 않는다…결정적 차이는 떠 있는 얼음과 그린란드 육상빙
북극의 바닷얼음이 줄어드는 장면은 해수면 상승을 곧바로 떠올리게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북극 해빙의 대부분은 이미 바다에 떠 있는 얼음이어서, 그것만 녹는다고 해수면이 크게 뛰지는 않는다. 해수면을 본격적으로 올리는 쪽은 그린란드 빙상처럼 원래 육지 위에 있던 얼음이 녹거나 바다로 흘러드는 경우다.
다만 이 설명도 단순화된 버전이다. 최근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와 NASA 설명을 보면, 바닷얼음은 소금을 거의 배출한 담수성 얼음이기 때문에 녹을 때 바닷물 밀도 차이로 해수면을 아주 조금 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이 효과가 크지 않으며, 현재의 전 지구 해수면 상승을 설명하는 주된 요인은 육상빙 손실과 해수 팽창이라고 본다.
왜 떠 있는 해빙은 해수면을 거의 올리지 않나
핵심은 해빙과 빙하가 같은 얼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극 해빙은 북극해 위에 떠 있는 얼음이다. 이미 물에 떠 있는 물체는 자기 무게만큼의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에, 해빙이 녹아도 해수면 변화는 대체로 매우 작다. 흔히 컵 속 얼음이 녹아도 물이 넘치지 않는 비유가 쓰이는 이유다.
다만 실제 바다는 맹물컵과 같지 않다. NSIDC는 2025년 3월 갱신한 설명에서 해빙 융해가 해수면 상승에 유의미한 주범은 아니지만, 전혀 0은 아니라고 정리했다. 바닷물이 얼 때 소금이 빠져나가 해빙은 대부분 담수에 가까워지고, 이 얼음이 녹으면 밀도가 더 낮은 물이 되기 때문에 같은 무게의 염수보다 부피를 조금 더 차지한다는 것이다. NASA도 2023년 설명에서 이 효과가 존재하지만 육상빙 융해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즉 독자의 질문에 가장 짧게 답하면 이렇다. 북극 해빙이 녹는다고 해수면이 곧바로 크게 오르지는 않는다. 엄밀하게는 약간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기사 제목처럼 해수면을 좌우하는 결정적 차이는 해빙이 아니라 육상빙에 있다.
해수면을 올리는 쪽은 그린란드 빙상 같은 육상빙
반대로 그린란드 빙상은 상황이 다르다. 빙상은 육지 위에 놓인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이 얼음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거나, 빙하가 바다 쪽으로 더 많이 배출되면 이전에 바다에 없던 물 질량이 추가된다. 이때는 해수면이 오른다.
IPCC 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정책결정자용 요약본은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을 육상빙 손실과 바닷물의 열팽창으로 설명한다. 1971년부터 2018년까지는 열팽창이 약 절반, 산악빙하가 22%, 빙상이 20%를 설명했고, 2006년부터 2018년까지는 빙상과 빙하의 질량 손실이 지배적 기여 요인이 됐다고 정리했다.
NOAA 북극 리포트카드 2025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 보고서는 2025년 그린란드 빙상이 약 1290억 톤의 얼음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2003년부터 2024년 평균 손실량인 2190억 톤보다는 적었지만, 장기적인 순손실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북극의 얼음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해수면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 떠 있는 얼음 감소와 육상빙 질량 감소를 분리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극 해빙 감소가 해수면과 무관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빙 감소를 해수면과 완전히 떼어 놓을 수는 없다. 직접 효과는 작더라도, 간접 경로가 있기 때문이다. NSIDC는 해빙이 줄면 파랑과 해양의 영향이 커져 해안에 붙은 빙하 전면이나 부유하는 얼음판의 안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변화가 일부 빙하의 흐름 가속으로 이어지면, 결과적으로 육상에 있던 얼음이 더 많이 바다로 이동해 해수면 상승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이 인과관계는 기사에서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해빙 감소가 곧바로 특정 빙하 붕괴나 해수면 상승 규모를 결정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빙하 변화에는 대기 온도, 해수 온도, 강설량, 빙하 바닥 조건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따라서 ‘북극 얼음이 녹는다’는 한 문장만으로 해수면 변화를 설명하면, 부유빙과 육상빙의 구분이 사라져 사실관계가 흐려진다.
최근 북극 관측은 무엇을 보여주나
북극 해빙 자체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NSIDC는 2025년 9월 10일 북극 해빙 면적이 연중 최소치 460만 제곱킬로미터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며, 위성 관측 47년 기록에서 공동 10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NOAA 북극 리포트카드 2025는 같은 해 3월의 연중 최대 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 이후 가장 낮았고, 9월 최소 면적은 10번째로 낮았다고 정리했다.
이 수치만 보면 북극의 얼음이 계속 줄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해수면이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해빙 면적 감소 수치만으로는 부족하다. 해수면 상승을 말하려면 그린란드 빙상과 다른 육상빙의 질량수지, 그리고 바닷물의 열팽창까지 함께 봐야 한다. 북극 변화의 미래를 해수면과 연결할 때 관측 대상이 해빙인지, 빙상인지, 해수 온도인지부터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북극 해빙이 녹는다고 해서 해수면이 곧바로 크게 상승한다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직접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다에 떠 있는 해빙보다 육지 위에 있는 그린란드 빙상과 다른 빙하의 손실이다. 다만 해빙 감소는 북극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다른 얼음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배경 조건이 될 수 있어, 해수면 문제와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료: NOAA, Arctic Report Card 2025(2025); NOAA, Greenland Ice Sheet, Arctic Report Card 2025(2025); NSIDC, Does sea ice melt raise sea level?(2025년 3월 21일 갱신); NSIDC, What are the impacts of Arctic sea ice loss?(열람 기준 최신본); NSIDC, 2025 Arctic sea ice minimum squeezes into the ten lowest minimums(2025년 9월 17일); NASA, Sea Level – Earth Indicator(열람 기준 최신본); NASA Sea Level Change Team, Melting Ocean Ice Affects Sea Level – Unlike Ice Cubes in a Glass(2023년 5월 2일); IPCC,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Summary for Policymakers(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