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동토층이 녹으면 탄소가 얼마나 나올까…‘저장량’과 실제 배출량은 다르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막대한 탄소가 한꺼번에 대기 중으로 쏟아질 것처럼 들리지만, 지금까지의 관측과 종합평가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땅속에 묶여 있는 탄소의 ‘저장량’과 해마다 실제로 나오는 ‘배출량’이다. 북극과 북방의 영구동토층 지대에는 대략 1.4조~1.6조 톤의 유기탄소가 저장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 수치가 곧바로 연간 배출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질문은 이 거대한 저장고 가운데 얼마나 빨리, 어떤 형태로, 어떤 지역에서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전환되느냐다.
현재까지 확인된 관측은 두 방향을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는 동토가 따뜻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탄소 방출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북극 전체를 하나의 숫자로 환산하면 아직 불확실성이 크고, 이산화탄소와 메탄, 화재 배출, 습지와 호수, 식생 증가 효과를 따로 떼어 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탄소가 얼마나 나오나’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은, 저장량은 매우 크지만 실제 연간 순배출은 지역·계절·배출 형태에 따라 다르고, 이미 일부는 관측되고 있으나 전체 규모는 아직 넓은 오차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이다.
1.4조~1.6조 톤은 저장량이다…연간 배출량과 같은 숫자가 아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와 IPCC 평가는 북극과 북방 영구동토층 지대가 대기 중 탄소량에 맞먹거나 그보다 많은 유기탄소를 토양과 영구동토에 저장하고 있다고 본다. NOAA의 2024년 북극보고서도 북극 육상 토양과 영구동토 전역에 최소 1.4조~1.6조 톤의 탄소가 축적됐다고 정리했다. 이 숫자는 수천 년에 걸쳐 얼어 있던 식물·유기물이 땅속에 쌓인 결과를 뜻한다.
하지만 이 거대한 저장량이 전부 빠르게 대기로 나온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배출은 해마다 녹는 깊이, 토양 수분, 산소 유무, 미생물 활동, 화재, 호수와 습지의 확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주로 이산화탄소가, 물이 고여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메탄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저장량만 보고 곧바로 연간 메탄 배출량을 추정하면 과장이 되기 쉽다.
관측으로 본 현재 배출…북극 동토권은 이미 메탄 순배출원
NOAA가 2024년 북극보고서에서 정리한 최근 종합 결과를 보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북방 영구동토층 지역은 메탄에 대해서는 순배출원으로 평가됐다. 이 보고서는 같은 기간 이 지역의 메탄 배출량을 연간 15~39 테라그램 탄소 기준으로 제시했다. 테라그램은 100만 톤 단위여서, 이는 메탄 속 탄소만 따져도 연간 1500만~3900만 톤 규모라는 뜻이다.
반면 이산화탄소는 그림이 더 복잡하다. 같은 NOAA 보고서에서 화재를 포함한 2001~2020년 범북극 영구동토 지대의 이산화탄소 수지는 연간 -24±123 테라그램 탄소로 제시됐다. 숫자가 음수면 흡수, 양수면 배출인데, 오차 범위가 넓어 북극 전체를 하나로 묶으면 사실상 거의 중립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툰드라는 이미 작은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바뀌었고, 보레알 지역은 아직 흡수원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NOAA의 요약이다.
현장 관측도 메탄의 지속적 방출을 보여준다. NOAA가 정리한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6개 장기 관측지 평균에서는 메탄 플럭스가 연간 제곱미터당 7그램의 메탄-탄소 순배출로 나타났다. 이 값은 북극 전체 평균은 아니지만, 습지와 일부 툰드라에서 메탄이 꾸준히 대기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현장 신호로 읽힌다.
메탄은 양보다 영향이 문제다…질량은 작아도 온난화 효과는 크다
영구동토층 탄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서 메탄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배출량의 질량보다 복사강제력이 크기 때문이다. IPCC는 영구동토 관련 미래 메탄 배출량이 대체로 연간 0.01~0.06기가톤 메탄 수준일 것으로 보면서도, 방출 질량은 전체 추가 탄소 배출의 작은 몫이지만 복사강제력 기여는 40~70%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같은 탄소 1톤이 나와도 메탄 형태면 단기 온난화 효과가 더 크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기사 제목처럼 ‘탄소가 얼마나 나오나’라는 질문은 질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양이 적어도 기후 되먹임에서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습지화, 열카르스트 호수 확대, 갑작스러운 지반 붕괴 같은 급격한 해빙 과정에서는 메탄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관측’은 어디까지 왔나…호수와 급격한 해빙에서 오래된 탄소가 확인됐다
영구동토 탄소가 정말로 대기 중으로 나오고 있는지 보여주는 직접 증거 가운데 하나는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이다. 2016년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린 연구는 알래스카·캐나다·스웨덴·시베리아의 열카르스트 호수에서 나온 메탄 기포의 연대가 주변에서 녹아든 영구동토 토양 탄소의 연대와 거의 같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1950년대 이후 지난 약 60년 동안 범북극 호수의 확장 구역에서 0.2~2.5페타그램의 영구동토 탄소가 메탄과 이산화탄소 형태로 방출됐다고 추정했다.
이 수치는 연간 범북극 전체 순배출량과 같은 방식의 계산값은 아니지만, 중요한 뜻이 있다.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실제로 오래 얼어 있던 탄소가 녹아 미생물 분해를 거쳐 대기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 근거이기 때문이다. IPCC 6차 평가보고서도 오래된 동토 탄소 손실이 토양 호흡, 강으로 흘러나간 용존유기탄소, 해빙 호수의 메탄에서 방사성탄소 신호로 확인된다고 정리했다.
화재와 해빙이 함께 커진다…동토 탄소 문제는 메탄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구동토층 탄소 방출을 메탄 하나로만 보면 또 다른 중요한 축을 놓치게 된다. 북극 육상 탄소 수지에서 최근 더 커진 변수 중 하나는 화재다. NOAA는 2003년 이후 범북극 영구동토 지대의 산불 탄소배출이 연평균 207테라그램 탄소였다고 집계했고, 2024년에도 영구동토 지대에서 750만 헥타르가 타며 335테라그램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정리했다. 툰드라와 보레알 지역이 식생 성장을 통해 일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더라도, 대형 화재가 그 효과를 상쇄하거나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신 북극보고서인 2025년 NOAA 북극보고서는 영구동토 해빙이 온실가스뿐 아니라 하천 화학과 수질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도 새로 부각했다. 보고서는 이른바 ‘녹슨 강’ 현상을 통해 영구동토 해빙이 금속과 유기탄소 이동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토 해빙의 영향은 대기 중 탄소 배출만이 아니라 수계와 생태계 전반의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현재까지의 가장 엄밀한 결론은 이렇다. 영구동토층에는 기후에 영향을 줄 만큼 거대한 탄소 저장고가 있고, 그 일부는 이미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방출되고 있다. 다만 ‘1.4조~1.6조 톤이 나온다’고 말하는 것은 저장량과 플럭스를 혼동한 표현이다. 지금 관측으로 확인되는 것은 범북극 영구동토 지대가 이미 메탄 순배출원이라는 점, 툰드라 일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돌아섰다는 점, 그리고 급격한 해빙과 화재가 이 되먹임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더 빨리 커질지는 향후 온난화 수준과 지역별 해빙 방식에 달려 있다.
자료: NOAA Arctic, Arctic Report Card 2024: Arctic Terrestrial Carbon Cycling(2024); NOAA Arctic, Arctic Report Card 2025 Full Report(2025);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Why Frozen Ground Matters(2020년 기준 설명, 현행 웹페이지 열람); IPCC, Special Report on the Ocean and Cryosphere in a Changing Climate Summary for Policymakers(2019); IPCC,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Chapter 5(2021); Gustaf Hugelius 외, Permafrost Region Greenhouse Gas Budgets Suggest a Weak CO2 Sink and CH4 and N2O Sources, But Magnitudes Differ Between Top-Down and Bottom-Up Methods(2024); Katey Walter Anthony 외, Methane emissions proportional to permafrost carbon thawed in Arctic lakes since the 1950s(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