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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식품·관광 매출까지 늘렸나…공식 통계가 보여주는 연관성과 남는 인과의 빈칸

한류가 식품과 관광 매출까지 끌어올렸다는 주장은 공식 자료에서 일정 부분 확인된다. 다만 지금 공개된 국가 통계와 기관 보고서가 보여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연관성’과 ‘유발 추정치’에 가깝다. 한류 확산 뒤 한국 식품 소비와 방한 관심이 커졌다는 흔적은 분명하지만, 실제 수출과 관광수입 증가분 전체를 한류의 직접 효과로 단정할 단계까지는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9월 한류산업진흥 기본법 국회 통과를 설명하면서 2023년 한류로 유발된 소비재와 관광 수출액을 65억6000만달러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설명자료에는 K-콘텐츠 수출이 1억달러 늘면 관련 소비재 수출이 1억8000만달러 증가한다는 수출입은행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이 수치는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정부 설명에서 나온 것으로, 한류와 연관 산업 사이의 연결 고리를 부정하기는 어렵게 만든다.

다만 이 대목에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관측치’와 ‘모형 추정치’다. 65억6000만달러는 세관 신고 실적처럼 개별 거래를 일일이 한류 영향으로 분류해 합산한 값이 아니라, 한류 확산과 연관 산업 수출 사이의 관계를 바탕으로 계산한 추정치에 가깝다. 다시 말해 정부 자료는 한류 효과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근거는 제공하지만, 특정 연도의 식품 수출 증가분이나 관광수입 증가분 가운데 얼마가 한류 때문이었는지를 직접 계량해 보여주지는 않는다.


식품은 한류와의 결합이 가장 뚜렷한 분야로 보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2026년 3월 공개한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해외 30개 국가·지역의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자 2만7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류 경험자의 이용 경험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음식 78.0%였다. 자국 내 대중적 인기도도 음식이 5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드라마와 음악이 한류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상황에서도 음식이 실제 경험과 인기도에서 모두 상위권이라는 점은, 문화 소비가 식품 소비로 이어지는 경로가 비교적 강하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 1월 발표한 2025년 수출 실적도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2025년 농식품 수출은 104억1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넘겼고, 라면은 단일 품목 최초로 15억달러를 돌파했다. 농식품부는 중국 수출 증가 배경을 설명하면서 현지의 K-콘텐츠 인기와 매운맛 라면, 소스류 수요 확대를 함께 언급했다. 정부 부처 스스로도 한류를 식품 수출 확대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식품 수출 증가를 한류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같은 보도자료를 보면 현지 대형 유통매장 입점 확대, 맞춤형 제품 출시, 웰빙 트렌드, 검역 협상 타결, 가격 경쟁력 같은 요인도 함께 제시된다. 실제 수출은 콘텐츠 인기뿐 아니라 유통망, 환율, 물류, 위생·인증 기준, 현지화 전략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한류는 강한 촉매일 수 있지만, 매출 증가의 전부를 설명하는 단독 변수는 아니라는 뜻이다.


관광은 효과가 더 조심스럽게 읽혀야 한다


관광 쪽은 식품보다 인과 판단이 더 어렵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는 방한 외래관광객 수를 법무부 출입국 통계와 한국은행 국제수지 등을 바탕으로 집계한다. 또 외래관광객실태조사는 여행 목적, 한국 방문 선택 고려요인, 주요 활동, 지출 경비 등을 조사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국가 관광통계는 방한 규모와 소비를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그 증가분 가운데 한류가 정확히 몇 퍼센트를 만들었는지 자동으로 분리해 주는 구조는 아니다.

이 때문에 ‘방한객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한류가 관광 매출을 늘렸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항공 좌석 공급, 비자 제도, 환율, 경기 상황, 감염병 이후 이동 회복, 국가별 외교·안보 환경도 방한 수요를 크게 흔드는 변수다. 한류를 소재로 한 드라마 촬영지 방문, K-팝 공연 관람, 음식 체험이 실제 관광 수요를 만드는 사례는 많지만, 연간 관광수입 전체를 설명하는 단계에서는 이런 다른 설명들과 반드시 분리해서 봐야 한다.

결국 공식 자료가 말해 주는 범위는 비교적 분명하다. 첫째, 한류와 식품·관광 소비 사이에 연결 고리가 있다는 점은 정부 추정과 해외 조사에서 반복해서 확인된다. 둘째, 그 연결 고리는 식품에서 특히 강하게 드러난다. 셋째, 그러나 연관성의 확인이 곧바로 인과의 완전한 입증을 뜻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한류가 식품과 관광 매출까지 늘렸다’는 문장은 절반은 사실이지만, ‘늘어난 매출의 크기와 원인을 한류로 확정할 수 있다’는 식으로 쓰이면 과장에 가까워진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이 정도다. 한류는 한국 식품 소비와 방한 수요를 자극하는 중요한 변수로 확인되지만, 수출과 관광 매출의 최종 증가분은 유통·가격·정책·이동 여건 같은 다른 변수와 함께 작동한 결과다. 한류의 파급효과는 검증됐지만, 그 효과의 순수한 몫까지 국가 통계가 깔끔하게 잘라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한류의 진흥과 한류산업 발전의 전환점, 「한류산업진흥 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2024-09-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 ‘유행’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서구권 확산·소비 심화·IP 다변화(2026-03-30);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 이용안내; 한국관광공사, 외래관광객실태조사란; 농림축산식품부, 수출 신기록 쓴 케이-푸드 플러스(K-푸드+) 2025년 136억 달러 돌파!(2026-01-12);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체불가 K-콘텐츠로 글로벌 컬처시장 주도” 콘진원, 새로운 도약 위해 4대 신전략과 10개 과제 발표(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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