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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수주가 늘어도 수익성은 왜 바로 보이지 않나…완제품 수출과 현지생산 계약의 손익구조

K방산 수출이 늘었다는 말만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함께 좋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방산에서는 같은 ‘수출’이라도 무엇을 집계한 수치인지, 계약이 언제 매출로 잡히는지, 완제품 인도인지 현지생산·기술이전이 포함된 계약인지에 따라 손익 구조가 달라진다. 실제로 정부가 말하는 방산수출 수주액, SIPRI가 집계하는 무기 이전 통계, 기업 재무제표에 잡히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서로 다른 분모와 시점을 가진 지표다.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수주·인도·매출·이익’이다


방산수출 기사에서 가장 자주 섞이는 것은 수주액과 실제 실적이다. 방위사업청이 쓰는 방산수출 수치는 기본적으로 계약 체결 규모에 가깝고, 기업 실적은 인도와 공정 진행에 따라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SIPRI 통계는 더 다르다. SIPRI는 국제 무기이전의 금액 매출이 아니라 실제 인도된 주요 무기의 이전 물량을 자체 지표로 환산해 집계한다. 따라서 한 나라의 수출 순위나 이전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기업의 매출 증가나 영업이익률 개선을 읽어내기는 어렵다.

이 차이는 최근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방위사업청은 2024년 방산수출 목표를 200억달러로 제시했지만, 2025년 1월 입장자료에서는 2024년 방산수출 규모가 100억달러 미만이며 협상 연장 등으로 약 94억달러 규모 사업이 이월됐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SIPRI는 2026년 공개한 2021~2025년 국제 무기이전 자료에서 국가 간 주요 무기 이전의 장기 흐름을 제시했지만, 이 수치는 기업 손익계산서의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직접 대응하지 않는다. 결국 ‘수출이 늘었다’는 문장을 읽을 때는 계약 체결인지, 실제 인도인지, 회계상 매출 인식인지부터 다시 확인해야 한다.


완제품 판매는 인도 속도가 중요하고, 현지생산 계약은 구조가 더 복잡하다


완제품 중심 수출은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다.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에 납품하면 인도 일정에 따라 매출이 잡히고, 생산 효율과 원가 통제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다만 이 경우에도 초도 양산, 납기 단축, 보증비용, 환율, 선급금 조건, 금융비용 같은 변수가 함께 움직인다. 수주가 커도 납품이 뒤로 밀리면 해당 연도 매출과 이익에는 늦게 반영될 수 있다.

현지생산·기술이전이 포함된 계약은 더 복합적이다. 방위사업청은 2024년 12월 수출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수입국들이 성능보장뿐 아니라 자체 정비능력 확보, 기술이전, 현지생산을 함께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계약이 단순 완제품 판매를 넘어 교육, 정비, 부품 공급망 구축, 현지 파트너 협력, 생산라인 준비, 면허생산 성격의 이전 조건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매출 총액이 커 보여도 현지 협력 비용과 초기 정착 비용이 함께 늘 수 있고, 반대로 후속 정비와 부품 공급이 장기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기술이전이 붙는다고 언제나 수익성이 낮아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판단 기준은 더 많아진다. 계약 단가가 이전 비용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현지 조달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국내 생산 물량이 얼마나 남는지, 유지보수와 예비부품 공급이 누가 맡는지, 추가 기술료나 제도 비용이 붙는지까지 봐야 한다. 방위사업청의 국방과학 기술료 제도도 이런 계산에 들어간다. 수출기술료 50% 감경조치는 2024년 말 종료됐고, 2025년부터는 기술료 산정과 징수 기준이 바뀌었다. 기술이전·수출 구조가 달라지면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 항목도 계약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 공시로 보면 수주잔고는 크지만, 매출과 이익 반영 시점은 다르다


기업 공시는 이 차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방산 부문 수주총액은 54조2189억원, 기납품액은 16조458억원, 수주잔고는 38조1730억원으로 잡혀 있다. 같은 보고서에는 유동 계약자산이 5369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이미 일감은 확보돼 있어도 재무제표에 매출과 현금이 같은 속도로 찍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적 반영은 분기별로도 다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9조2929억원, 영업이익 1조3655억원을 공시했고,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국내 양산 물량 증가와 함께 폴란드, 이집트, 중동 등 해외 납품 일정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즉 수출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실제 납품 일정이 분기 실적을 더 직접적으로 움직인 셈이다.

현대로템 공시도 같은 점을 보여준다.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디펜스솔루션 부문 매출은 8040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수출이 6026억원으로 내수 2014억원보다 컸다. 그러나 현대로템의 2026년 2분기 연결 잠정 실적은 매출 1조6061억원, 영업이익 232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는 제한적이었다. 수출 비중 확대가 곧장 같은 폭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폴란드 사례가 보여주는 것


최근 K방산의 대표 사례인 폴란드 계약은 ‘수출 증가=단순 완제품 판매’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방위사업청은 2025년 7월 폴란드 K2 전차 추가계약을 공식 발표했고, 현대로템은 2026년 4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산하 부마르와 K2PL과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지 생산 준비, 정비 협력, 폴란드산 장비 적용은 계약의 일부가 단순 납품이 아니라 현지화 사업이라는 뜻이다.

이 경우 손익은 몇 갈래로 나뉜다. 국내에서 바로 출고하는 물량은 제조 마진과 납기 효율이 중요하지만, 현지 생산분은 기술이전 범위와 협력사 배분, 현지 부품 채택, 생산 안정화 비용이 중요해진다. 반대로 현지 정비와 후속 군수지원 체계를 잡으면 초기 완제품 판매 이후에도 장기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수익성이 낮아진다기보다, 수익이 발생하는 위치와 시점이 달라진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독자가 확인해야 할 판단 기준은 네 가지다


방산 수출의 수익성을 따질 때는 네 가지를 같이 봐야 한다. 첫째, 그 수치가 수주인지 인도인지 매출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둘째, 수주잔고와 계약자산·계약부채를 함께 봐야 한다. 일감이 많아도 매출 인식은 나중일 수 있고, 선급금이 커도 이익률이 높다는 뜻은 아니다. 셋째, 완제품 판매인지 현지생산·기술이전·정비 패키지인지 계약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넷째, 최종 판단은 정부 발표가 아니라 기업 분기보고서와 실적 공시의 매출·영업이익 흐름에서 해야 한다.

결국 K방산의 경쟁력은 수주 숫자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완제품을 빠르게 많이 파는 능력과, 현지화 요구가 커지는 시장에서 기술이전·정비·후속 지원을 수익성 있게 설계하는 능력은 서로 다른 문제다. 수출 증가가 산업의 외연 확대를 보여주는 지표라면, 수익성은 그 계약이 어떤 구조로 체결됐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실적에 반영되는지를 따져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자료: SIPRI, Trends in International Arms Transfers, 2025(2026년 3월); 방위사업청, 2024년 방산수출, 200억불을 향해 힘찬 행보 시작!(2024년 5월 13일); 방위사업청, [입장자료] 정부는 올해 최대 규모의 방산수출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2025년 1월 3일); 방위사업청, 상생발전을 위한 국방과학 기술료 고시 개정(2024년 11월 15일); 방위사업청, ‘K-방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방산수출 걸림돌 제거(2024년 12월 5일); 방위사업청, 새정부 첫 대형 방산수출 계약 확정, 폴란드 K2전차 추가계약 공식 발표(2025년 7월 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기보고서(2026년 5월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분기 매출 9조2929억원, 영업익 1조3655억원(2026년 7월 31일); 현대로템, 분기보고서(2026년 5월 15일); 현대로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2026년 7월 24일); 현대로템, 폴란드형 K2 전차 현지 생산 계약 체결(2026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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