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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의 기후성적표, 아직 한국 기준은 없다…전 주기 배출 계산의 핵심은 비교 경계

알래스카 LNG 도입을 한국의 기후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2026년 10월 16일 현재 공개 문서만으로 내릴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답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10월 1일 발표한 공식 문서에서 알래스카 LNG는 투자 확정 사업이 아니라 ‘검토에 착수’하는 프로젝트로 정리됐고,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만 추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글렌파른도 9월 30일 발표문에서 한국 자금이 최종투자결정(FID)과 건설로 가는 기반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투자 구조 확정과 FID까지 남은 절차를 정부와 함께 마무리하겠다고 적었다.

기후 측면에서도 결론은 비슷하다. 알래스카 LNG의 배출량은 생산지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단계, 액화 공정, 선박 운송, 수입 터미널 재기화, 최종 발전소 연소를 어디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더 큰 변수는 무엇과 비교하느냐다. 같은 LNG를 다른 수입 LNG와 견줄지, 석탄발전을 대체한다고 볼지, 한국의 기존 LNG 복합발전과 비교할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공식 분석도 ‘경계선’이 바뀌면 결론이 달라졌다


이 점은 미국 에너지부의 알래스카 LNG 보완 환경영향평가서가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에너지부는 북극권 노스슬로프의 가스 생산부터 LNG 수출, 아시아 수입시장의 발전용 소비까지를 포함한 전 주기 분석을 제시했는데, 여기서도 하나의 숫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프로젝트가 없을 때 사회가 같은 양의 에너지 서비스를 다른 공급원으로 충당한다’는 등가 에너지 비교와, 그런 대체 공급을 넣지 않는 비교를 따로 계산했다.

결과는 정반대로 갈렸다. 등가 에너지 비교에서는 알래스카 LNG의 누적 전 주기 온실가스 배출이 무탄소포집 기준으로 대안 시나리오보다 7~9% 낮고, 탄소포집을 가정하면 12~16% 낮은 것으로 제시됐다. 반면 대체 공급을 넣지 않는 기준과 비교하면 같은 알래스카 LNG가 오히려 34~193% 더 높은 배출을 내는 것으로 계산됐다. 같은 프로젝트라도 어떤 배출을 ‘없었을 경우의 세계’에 넣느냐에 따라 결론이 바뀐다는 뜻이다.

따라서 ‘알래스카 LNG는 기후에 유리하다’거나 반대로 ‘무조건 불리하다’는 식의 단정은 공개된 미국 공식 문서만으로도 성립하기 어렵다. 그 문서는 한국의 실제 발전 포트폴리오를 넣어 계산한 자료가 아니라, 아시아 수입시장을 대표하는 가정과 대체 공급 시나리오를 둔 분석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 사업을 기후대응 수단으로 평가하려면 같은 경계선으로 한국의 대체 연료와 발전원을 다시 맞춰 비교해야 한다.


메탄누출·액화·운송·발전, 어느 단계가 중요한가


전 주기 배출 계산에서 첫 번째 쟁점은 메탄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LNG 공급망 배출을 생산·가공, 수출터미널까지의 파이프라인 수송, 액화, 해상운송, 재기화로 나눠 집계하고 있다. 이 기구는 최신 평가에서 LNG 공급망 전체 배출의 상당 부분이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구성되며, 메탄 감축만으로도 전체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본다. IPCC도 석유·가스 부문의 메탄 배출은 상류, 중류, 하류 전 단계에 걸쳐 분산된다고 정리한다.

두 번째는 액화와 운송이다. 천연가스를 LNG로 만들려면 가스를 극저온으로 냉각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NETL의 2019년 LNG 수명주기 분석은 아시아향 LNG의 단계별 배출을 생산, 집하시설과 처리, 내륙 수송, 액화, 선박 운송, 재기화, 발전소 운영으로 분리해 제시했다. 이 분석에서 발전소 연소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하지만, 액화와 운송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했다. 즉 생산지에서의 메탄 관리가 좋아도 액화 설비 효율과 수송거리가 나쁘면 전체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최종 발전소 효율이다. 같은 양의 LNG를 들여와도 어떤 복합발전소에서 어느 효율로 태우는지에 따라 전력 1킬로와트시당 배출이 달라진다. 미국 NETL의 아시아 비교에서도 발전효율은 결과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한국에서 알래스카 LNG의 기후성을 판단하려면 ‘가스 한 톤을 들여오면 끝’이 아니라, 국내 어떤 발전설비를 대체하고 어떤 열효율로 전기를 생산할지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이 따져야 할 비교 대상은 석탄만이 아니다


알래스카 LNG의 기후 논쟁에서 흔히 나오는 주장은 ‘석탄을 가스로 바꾸면 배출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국 NETL의 2019년 분석은 100년 시간지평 기준으로 미국산 LNG와 호주산 LNG,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가 아시아 지역 석탄발전보다 전 주기 배출이 낮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보고서도 중국 상하이를 대표 수입지로 둔 지역 대표값이어서, 곧바로 한국 전력계통의 실제 대안 비교로 옮겨 적을 수는 없다.

한국의 정책 판단에서는 비교 대상이 석탄만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미 LNG 복합발전 비중이 큰 전력계통에서는 알래스카산이 다른 수입 LNG보다 실제로 더 낮은 전 주기 배출을 내는지, 아니면 단지 공급선만 바꾸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풍력, 태양광, 원전, 저장장치와 결합한 전력조달 같은 다른 대안과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IPCC와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의 메타분석은 풍력·태양광·원전의 전 주기 배출이 무탄소포집 가스발전보다 대체로 훨씬 낮다는 점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결국 알래스카 LNG 도입을 기후대응으로 평가할 근거는 ‘가스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엇을 대체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개된 미국 문서는 프로젝트가 없는 경우의 세계를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배출 결과가 달라졌고,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도 아직 검토 단계다. 한국이 이 사업의 기후 타당성을 주장하려면 최소한 메탄누출, 액화 에너지, 해상운송 거리, 재기화, 국내 발전효율, 그리고 대체 전원까지 동일한 경계선에 넣은 한국형 전 주기 분석을 별도로 내놓아야 한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 계획 발표(2026-10-01); Glenfarne Group, Glenfarne Welcomes $50 Billion-Plus U.S.-Korea Investment for Alaska LNG(2026-09-30); U.S. Department of Energy, Alaska LNG Project Final Supplemental Environmental Impact Statement Summary(DOE/EIS-0512-S1, 2023); U.S. Department of Energy National Energy Technology Laboratory, Life Cycle Greenhouse Gas Perspective on Exporting Liquefied Natural Gas from the United States: 2019 Update(2019); International Energy Agency, Assessing Emissions from LNG Supply and Abatement Options(2026); IPCC, Climate Change 2022: Mitigation of Climate Change, Chapter 6(2022);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Life Cycle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Electricity Generation: Update(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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