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량이 많은 사람도 왜 예상만큼 살이 빠지지 않나…시험연구들이 가리킨 ‘보상’의 실제 크기
운동을 늘렸는데도 체중계 숫자가 기대만큼 내려가지 않는 일은 드물지 않다. 최근까지 누적된 무작위 대조시험들을 보면,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다. 추가한 운동으로 소모한 열량 일부가 식욕 증가와 섭취 열량 증가, 일부 사람들에서의 비운동성 일상 활동 감소로 상쇄될 수 있고, 반대로 흔히 생각하는 ‘기초대사량 급락’이 주된 설명으로 확인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핵심은 운동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라, ‘운동으로 태운 칼로리=그대로 체중감소’라는 계산이 현실에서 자주 어긋난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당뇨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도 이런 이유로 오래 쓰이던 단순 열량 계산법이 실제 체중 변화를 과대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중이 줄면 몸이 같은 활동에도 덜 쓰고, 먹는 양과 배고픔도 함께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으로 만든 적자, 얼마나 되돌려지나
가장 직접적인 근거 가운데 하나는 미국 페닝턴생물의학연구센터 연구진이 진행한 24주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과체중·비만 성인 198명을 비운동 대조군, 주당 체중 1kg당 8kcal를 쓰는 운동군, 20kcal를 쓰는 운동군으로 나눠 감독하에 운동하게 했는데, 연구진은 실제 체중 변화가 이론적으로 기대되는 감량보다 적은 ‘보상’이 두 운동군 모두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 시험에서 연구진이 이중표지수법으로 추정한 섭취 열량은 하루 기준으로 8kcal군에서 약 90.7kcal, 20kcal군에서 약 123.6kcal 늘었다. 반면 안정시대사량과 구조화된 운동을 제외한 신체활동은 집단 평균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연구는 평균적으로 운동을 더 많이 할수록 보상도 커질 수 있지만, 그 주된 통로는 덜 움직이는 것보다 더 먹는 쪽에 가까웠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 수치를 그대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참가자는 원래 활동량이 낮은 성인이었고, 식사 제한 없이 운동만 추가한 설계였다. 체중감량을 목표로 식사 조절을 함께 하는 일반적인 프로그램과는 조건이 다르다.
일상 활동이 줄어드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고 보상이 항상 식사 증가만으로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캔자스대 연구진 등의 ‘미드웨스트 운동시험 2’는 18~30세 과체중·비만 성인을 10개월 동안 주 5회, 회당 400 또는 600kcal를 쓰는 운동에 배정한 뒤 체중 반응을 비교했다. 이 연구에서 체중이 5% 미만만 줄어든 비반응군은 5% 이상 감량한 반응군보다 에너지 섭취가 더 높았고, 특히 남성에서는 비운동성 에너지소비와 비운동성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방향이 관찰됐다.
반대로 안정시대사량 변화는 두 집단 사이에서 뚜렷하지 않았다. 즉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 뒤 배고픔과 섭취 증가가, 다른 사람에게는 운동 후 나머지 시간의 움직임 감소가 체중 변화의 차이를 키웠다는 뜻이다. 기사 제목처럼 ‘운동량이 많은데도 살이 안 빠지는’ 현상은 실제로는 운동 처방 자체보다, 운동 밖에서 벌어지는 보상 행동을 함께 봐야 설명이 가능하다.
보상의 크기는 작지 않지만, 용량이 크면 지방은 줄 수 있다
미국 농무부 인간영양연구센터 등이 수행한 12주 무작위 대조시험은 보상의 크기를 비율로 보여준다. 과체중·비만 성인에게 주당 1500kcal 또는 3000kcal를 운동으로 쓰게 한 결과, 연구진은 각각 주당 약 943kcal와 1007kcal의 보상이 발생했다고 계산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운동으로 쓴 에너지의 약 62.9%와 33.6%가 상쇄된 셈이다.
중요한 점은 보상이 있다고 해서 결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연구에서 주당 3000kcal를 소모한 군은 체지방률과 체지방량이 유의하게 줄었지만, 주당 1500kcal 군은 그런 변화가 뚜렷하지 않았다. 운동량이 충분히 크면 보상을 넘어서는 순감소가 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개인별 편차가 커서 같은 처방을 받아도 결과가 같지는 않았다.
‘운동했으니 더 먹어도 된다’는 인식도 변수
보상은 생리 반응만이 아니라 행동과 인식의 문제이기도 하다. E-MECHANIC 시험에서는 보상이 큰 참가자일수록 식욕 점수가 높아지고, 건강한 행동이 덜 건강한 행동을 상쇄할 수 있다는 식의 믿음이 더 강해지는 경향도 함께 보고됐다. 운동 직후 간식이나 음료를 추가해도 된다고 느끼는 순간, 운동으로 만든 열량 적자가 예상보다 빨리 지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현장에서는 운동기구가 표시한 소모 열량을 과신하는 문제도 겹친다. NIDDK는 체중 변화 예측에서 단순한 ‘3500kcal 적자=약 1파운드 감량’ 규칙이 몸의 적응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체중이 줄면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도 낮아지고, 식욕과 섭취 패턴도 달라져 초반 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둔해질 수 있다.
그래서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식사 변화와 함께 봐야 한다
이 시험들이 공통으로 보여주는 것은 운동 처방량과 실제 감량 결과를 1대1로 놓고 보면 오해가 생긴다는 점이다. 운동 연구에서 확인된 ‘보상’은 대체로 섭취 증가와 일부 참가자의 일상 활동 감소에서 더 자주 나타났고, 안정시대사량 저하가 주된 원인으로 반복 확인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운동을 추가한 뒤 왜 감량이 정체되는지를 보려면 운동 시간만이 아니라 간식, 음료, 주말 식사, 운동하지 않는 시간의 걸음 수와 좌식 시간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그렇다고 운동의 가치를 체중감소 하나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NIDDK와 미국 신체활동 지침은 신체활동이 체중 변화와 별개로 심혈관대사 건강에 이득이 있고, 감량 뒤 유지 단계에서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상당한 체중감량을 유지하려면 많은 성인에서 주당 300분 이상의 중강도 활동이 필요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장기 연구인 룩 AHEAD에서도 식사 조절과 신체활동을 함께 묶은 집중 생활습관 중재는 1년 뒤 약 9% 체중감량, 8년 뒤에도 약 5% 감량 유지로 이어졌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는 운동 단독보다 식사와 행동 전략을 함께 묶는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운동 후 살이 기대만큼 빠지지 않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라기보다, 몸과 행동이 동시에 보상 반응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자료: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NIH Body Weight Planner(2018년 7월 11일);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Long-term Lifestyle Change for Type 2 Diabetes & Obesity Study: Look AHEAD(열람 기준 2026년 10월 20일); Carey K. Myers 외, Effect of different doses of supervised exercise on food intake, metabolism, and non-exercise physical activity: The E-MECHAN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2019); Stephen D. Herrmann 외, Energy intake, nonexercise physical activity, and weight loss in responders and nonresponders: The Midwest Exercise Trial 2(2015); Kyle D. Flack 외, Energy compensation in response to aerobic exercise training in overweight adults(2018);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Physical Activity Guidelines for Americans, 2nd edition(2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