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 찌는 체질’은 만들어질까…장기 체중유지 연구가 보여준 습관과 바꾸기 어려운 요인
체중을 한 번 줄인 뒤 오래 유지한 사람들에게는 분명 공통된 행동이 보인다. 다만 그것이 곧바로 ‘살 안 찌는 체질을 만드는 비법’이 인과적으로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장기 체중유지 연구를 추적해보면, 성공자 등록연구는 어떤 행동이 함께 나타나는지 보여주지만 왜 그 행동이 원인인지까지는 증명하지 못한다. 반면 무작위 중재시험은 인과에 더 가깝지만, 대개 한 가지 습관이 아니라 식사 조절·신체활동·자기점검·지속 접촉을 묶은 프로그램 전체의 효과를 시험한다.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즉 체중유지 성공자의 공통 행동이 인과적으로 입증됐는가에 대한 답은 따라서 절반만 ‘그렇다’에 가깝다. 규칙적인 활동량 유지, 체중과 섭취를 계속 점검하는 습관, 장기 추적 지원이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있다. 그러나 ‘아침을 먹으면 반드시 유지된다’거나 ‘저지방 식단을 하면 체질이 바뀐다’처럼 등록연구의 특징을 곧장 만능 법칙으로 읽는 것은 근거 수준을 넘어선 해석이다.
성공자 등록연구가 보여준 것과 보여주지 못한 것
미국의 National Weight Control Registry는 장기 체중유지 연구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자료다. 이 연구는 성인 가운데 최소 13.6kg(30파운드)을 감량하고 이를 1년 이상 유지한 사람들을 등록해, 어떤 행동과 경험이 장기 유지와 함께 나타나는지 추적해 왔다. 2001년 정리 논문은 이 등록연구 참가자들이 평균 약 30kg을 감량한 뒤 평균 5.5년 유지하고 있었고, 저지방 식사, 잦은 체중 및 섭취 자기점검, 높은 수준의 규칙적 신체활동 같은 공통 전략을 보고했다고 요약했다.
후속 10년 추적 연구에서도 방향은 비슷했다. 등록 시점에 이미 13.6kg 이상을 1년 넘게 유지하던 2886명을 관찰했더니, 평균 감량폭은 시작 시 31.3kg, 5년 뒤 23.8kg, 10년 뒤 23.1kg이었다. 추정치로는 5년과 10년 시점 모두 87% 이상이 최소 10% 감량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 유지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은 이 자료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 등록연구는 설계 자체가 ‘성공한 사람들만’ 모으는 구조다. 다시 말해 공통 행동은 성공자의 초상이지, 일반 인구 전체에 그대로 적용되는 원인 목록이 아니다. 참가자 스스로 연구에 들어온 자기선택 표본이라는 점, 체중과 행동의 상당 부분이 자기보고라는 점도 해석의 범위를 좁힌다. 등록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침식사, 체중 재기, 저지방 식사, 높은 활동량은 중요한 단서이지만, 그 행동 하나만 떼어내면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를 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로 등록연구 바깥의 비교 연구에서도 비슷한 신호는 잡힌다. 체중감량 유지자들은 재증가한 사람이나 원래 체중이 안정적이던 사람보다 식이 지방 섭취를 더 의식하고, 강한 신체활동을 더 많이 하며, 체중을 더 자주 재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연구 역시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성격 특성이나 동기, 시간 여유, 질환 여부처럼 함께 움직이는 다른 요인을 완전히 떼어내기는 어렵다.
인과 근거는 어디까지 왔나…무작위 시험은 ‘묶음 전략’의 효과를 보여준다
인과에 더 가까운 근거는 무작위 중재시험에서 나온다. 다만 이 시험들이 증명하는 것은 대체로 ‘한 가지 습관’이 아니라 ‘지속적인 생활습관 관리 프로그램’의 효과다. 대표적으로 NIDDK가 주도한 Diabetes Prevention Program은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해, 생활습관 중재군에선 체중의 7% 감량과 유지, 저지방·저열량 식사, 주당 150분 신체활동을 목표로 집중 상담을 제공했다. 약 3년 뒤 이 군의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은 위약군보다 58% 낮았다.
이 결과는 체중유지 행동이 건강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강한 증거이지만, 여기서도 원인은 복합적이다. 식사 조절, 운동, 정기 상담, 행동기술 훈련이 함께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시험은 당뇨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라,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옮겨 적을 수는 없다.
Look AHEAD 연구는 장기 유지의 현실을 더 잘 보여준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과체중·비만 성인 5145명을 무작위로 나눠 집중 생활습관 중재를 했더니, 중재군은 1년 차에 평균 8.6% 체중을 줄였고 8년 차에도 평균 4.7% 감량을 유지했다. 1년 차에 10% 이상 감량한 사람들 가운데 거의 40%가 8년 차에도 그 수준을 지켰다. 체중 재증가가 시작되더라도 장기 프로그램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유지 단계만 따로 본 무작위 시험도 있다. Weight Loss Maintenance 시험에서는 초기 감량 뒤 30개월 동안 사람 대 사람의 월별 접촉을 받은 군이 자율 관리군보다 평균 1.5kg 적게 재증가했다. 온라인 중심 개입은 초기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30개월 시점에는 자율 관리군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유지에선 ‘계속 누군가와 연결돼 있는 구조’가 의외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의 유지 시험은 운동의 역할도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2021년 NEJM에 실린 시험에서는 저열량 식이로 먼저 감량한 뒤, 1년 동안 중등도 이상 운동 프로그램과 리라글루티드, 병합치료, 위약을 비교했다. 운동군은 위약군보다 1년 뒤 체중을 더 낮게 유지했고, 운동과 약물 병합군의 효과가 가장 컸다. 다만 이것 역시 운동 단독의 보편 법칙을 뜻하기보다는, 감량 뒤 유지 국면에서 신체활동 증가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체질’보다 중요한 것은 적응 이후의 유지 설계
그렇다고 체중유지를 전부 의지와 습관의 문제로 돌릴 수도 없다. NIDDK의 Body Weight Planner는 체중이 줄면 필요한 열량과 에너지 소비가 고정돼 있지 않고 함께 달라진다는 점을 반영해,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 유지에 필요한 섭취량과 활동량을 계산하도록 설계됐다. 이 도구의 기반이 된 Kevin Hall 연구팀의 2011년 모델은 체중 변화가 단순한 ‘칼로리 차감 계산’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체중이 줄수록 에너지 요구량도 동적으로 변한다고 제시했다.
이 점은 ‘살 안 찌는 체질’이라는 표현을 다시 보게 만든다. 생활습관을 바꾸면 체중유지 확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감량 뒤 몸이 이전과 완전히 같은 상태로 남아 있지는 않는다. 유지가 어려운 이유에는 식욕, 에너지 소비, 활동량 변화가 얽혀 있고, 사람마다 그 크기도 다르다. 즉 바꿀 수 있는 것은 행동과 환경의 설계이고, 바꾸기 어려운 것은 감량 뒤 몸이 보이는 생리적 적응의 일부다.
결국 장기 체중유지 연구가 주는 가장 실용적인 결론은 단순하다. 첫째, 성공자 등록연구의 공통 습관은 유용한 단서이지만 그것만으로 인과를 단정해선 안 된다. 둘째, 무작위 시험은 규칙적인 신체활동, 지속적 자기점검, 장기적 접촉과 상담이 포함된 프로그램이 유지에 실제 도움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셋째, ‘체질을 바꾼다’는 말보다 감량 뒤 달라진 대사 조건을 전제로 식사·활동·모니터링을 오래 지속할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재현 가능한 전략에 가깝다.
자료: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About the Body Weight Planner(최종 확인 2026-10-20);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Research Behind the Body Weight Planner(최종 확인 2026-10-20); Hall KD 외, Quantification of the effect of energy imbalance on bodyweight(2011); Wing RR, Hill JO, Successful Weight Loss Maintenance(2001); McGuire MT 외, Behavioral strategies of individuals who have maintained long-term weight losses(1999); Thomas JG 외, Weight-loss maintenance for 10 years in the National Weight Control Registry(2014);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Diabetes Prevention Program (DPP)(최종 확인 2026-10-20); The Look AHEAD Research Group, Eight-Year Weight Losses with an Intensive Lifestyle Intervention: The Look AHEAD Study(2014); Svetkey LP 외, Comparison of Strategies for Sustaining Weight Loss: The Weight Loss Maintenance Randomized Controlled Trial(2008); Lundgren JR 외, Healthy Weight Loss Maintenance with Exercise, Liraglutide, or Both Combined(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