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을 오래 먹으면 몸이 상할까…예방 이익은 위험도에 따라 커지고, 부작용 절대위험은 대체로 작다
스타틴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급격히 상한다는 식의 일반화는 현재 근거와 거리가 있다. 2026년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은 스타틴을 지질저하치료의 기본축으로 유지했고, 순이익 판단의 핵심을 ‘약을 얼마나 오래 먹느냐’보다 ‘원래 심혈관 위험이 얼마나 높은가’에 두고 있다. 같은 약을 먹어도 이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사람, 당뇨병이나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 향후 10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절대적인 예방 이익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상대위험이 아니라 절대위험을 봐야 한다. 대규모 무작위시험 메타분석을 보면, 기존 혈관질환이 없는 비교적 낮은 위험군에서도 LDL 콜레스테롤을 1 mmol/L 낮추면 5년 동안 주요 혈관사건이 1000명당 약 11건 줄었다. 반대로 위험이 더 높은 사람일수록 같은 비율의 LDL 저하가 더 많은 실제 사건 감소로 이어진다. CTT 협력연구진은 LDL을 약 2 mmol/L 낮추는 수준의 스타틴 치료를 5년 지속했을 때, 1만명 기준으로 이미 혈관질환이 있는 2차 예방군에서는 주요 혈관사건 약 1000건, 아직 사건은 없지만 위험이 높은 1차 예방군에서는 약 500건을 막는 규모라고 정리했다.
누가 오래 먹을수록 더 이득을 보나
이번 지침은 1차 예방에서도 사람을 더 세분해 본다. 알려진 심혈관질환이나 아임상 죽상경화가 없고 LDL이 70~189 mg/dL인 성인에서는 PREVENT-ASCVD 10년 위험도를 기준으로 치료 강도를 정하도록 했다. 경계위험군인 3% 이상 5% 미만에서는 스타틴을 고려할 수 있고, 5% 이상 10% 미만에서는 의사와 환자 논의를 거쳐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10% 이상이면 고강도 치료 필요성이 커진다. 다만 당뇨병, 만성콩팥병 3기 이상, HIV 감염이 있는 40세 이상 성인은 절대위험이 아주 높지 않아 보여도 지질저하치료의 이득이 확인된 집단으로 따로 본다.
이 말은 같은 ‘콜레스테롤약 장기복용’이라도 순이익이 모두 같지 않다는 뜻이다. 이미 심근경색을 겪은 사람에게는 재발을 막는 편익이 커서 작은 부작용 위험을 대체로 압도한다. 반면 첫 심혈관 사건을 예방하려는 사람이라도 위험도가 낮을수록 절대편익은 작아지므로 연령, 흡연, 혈압, 당뇨병, 신장기능, 가족력, LDL 수치,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근육통과 당뇨, 실제 절대위험은 어느 정도인가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작용은 근육증상이다. 하지만 대규모 이중맹검 무작위시험의 개별참가자 자료를 다시 합친 2022년 메타분석에서는 근육통이나 근력저하 보고가 스타틴군 27.1%, 위약군 26.6%로 큰 차이가 아니었다. 첫 1년에는 스타틴 때문에 실제로 추가된 근육증상이 1인년당 1000명 기준 11건 정도였고, 그 이후에는 추가 위험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스타틴군에서 보고된 근육증상의 상당수는 약 자체보다는 다른 원인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그렇다고 근육 부작용을 가볍게 봐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FDA는 스타틴이 드물지만 심한 근육손상을 일으켜 신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지침은 근육증상이 생겼을 때 곧바로 ‘스타틴 불내성’으로 단정하지 말고, 과도한 운동, 갑상선질환 같은 다른 질환, 그리고 혈중 농도를 올리는 약물상호작용부터 확인하라고 권고한다. 실제 진료에서는 용량 조정, 다른 스타틴으로 교체, 간헐 복용이나 비스타틴제 병용으로 상당수가 다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당뇨병 위험은 ‘없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절대규모는 대체로 심혈관 예방효과보다 작다. 2024년 CTT 협력연구 메타분석에 따르면 무작위시험에서 중등도 또는 저강도 스타틴은 새 당뇨 진단을 10% 늘렸고, 연간 발생률로 보면 1.2%가 1.3%로 오른 수준이었다. 고강도 스타틴은 3.5%가 4.8%로 더 크게 늘었지만, 이 차이는 당화혈색소 추적이 더 촘촘한 시험이 많았던 영향도 함께 받았다. 중요한 점은 새 당뇨의 약 62%가 원래 혈당이 진단 문턱에 가까운 상위 사분위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즉 위험 증가는 무작위로 생기기보다 이미 대사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집중됐다.
장기복용의 손익계산, 이렇게 읽어야 한다
장기복용의 순이익은 결국 세 가지로 갈린다. 첫째, 원래 심혈관 사건 위험이 높을수록 예방으로 얻는 절대편익이 커진다. 둘째, LDL을 얼마나 낮추는지에 따라 이득 규모가 달라진다. 셋째, 부작용 위험도도 개인별로 다르다. 근육증상 과거력, 갑상선질환, 신장·간 기능, 고령, 다약제 복용, 당뇨 전단계 여부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스타틴을 오래 먹으면 몸이 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은, 다수의 적응증 환자에서는 장기복용 그 자체보다 치료가 필요한 위험수준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장기복용의 순이익이 대체로 크고, 근육증상과 당대사 이상은 실제로 생기더라도 절대위험이 비교적 작거나 특정 고위험군에 몰리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대로 위험이 낮은 사람은 일괄적으로 평생 복용할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절대위험과 예상 LDL 저하폭, 부작용 취약성을 함께 놓고 따져야 한다.
다만 이 결론은 임의 중단을 뜻하지 않는다. 근육통, 혈당 상승, 복용약 상호작용이 걱정되는 사람은 약을 끊기보다 적응증과 목표치, 증상 발생 시점, 다른 원인 가능성부터 점검해야 한다. 스타틴 장기복용의 손익은 ‘모두에게 같다’가 아니라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이익이 커지고, 부작용은 대개 더 작게 측정된다’에 가깝다.
자료: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American Heart Association Joint Committee o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2026 ACC/AHA/AACVPR/ABC/ACPM/ADA/AGS/APhA/ASPC/NLA/PCNA Guideline on the Management of Dyslipidemia(2026);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Cholesterol Medicines Guide(2026-08);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ion, Effect of statin therapy on muscle symptoms: an individual participant data meta-analysis of large-scale, randomised, double-blind trials(2022);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ion, Effects of statin therapy on diagnoses of new-onset diabetes and worsening glycaemia in large-scale randomised blinded statin trials: an individual participant data meta-analysis(2024);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ion, The effects of lowering LDL cholesterol with statin therapy in people at low risk of vascular disease: meta-analysis of individual data from 27 randomised trials(2012); Collins R 외, Interpretation of the evidence for the efficacy and safety of statin therapy(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