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도로 소음, 하룻밤에도 혈관 반응 바뀌었다…다만 ‘창문 닫아도 같은가’는 별도 문제
잠자는 동안의 도로 소음이 실제로 혈관 반응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선 그동안 장기 역학연구와 기전 가설이 먼저 쌓여 왔다. 2026년 발표된 무작위 이중맹검 교차시험은 이 질문에 사람 대상의 직접 실험으로 답을 보탰다. 건강한 성인 74명이 조용한 밤과 도로 소음이 섞인 밤을 각각 경험한 뒤 아침에 혈관 기능을 재보니, 소음에 노출된 다음 날 혈관 내피 기능 지표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번 결과는 “시끄러우면 잠을 설친다”는 수준을 넘는다. 연구진이 주로 본 것은 상완동맥의 혈류매개확장(FMD)으로, 혈관 안쪽 내피가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보는 지표다. 내피 기능 저하는 심혈관계 위험과 연결되는 초기 변화로 해석된다. 즉, 야간 소음이 단순 불쾌감이 아니라 생리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41~44데시벨 평균, 최고치는 약 60데시벨
실험은 참가자들이 세 가지 밤을 번갈아 겪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조 조건은 소음이 없는 밤으로 평균 음압 수준은 30.70데시벨이었다. 비교 조건은 기록된 도로 소음 30회가 재생된 밤과 60회가 재생된 밤으로, 평균 음압 수준은 각각 41.36데시벨과 44.13데시벨이었다. 각 소음 사건의 최고치는 약 60데시벨 수준이었다.
다음 날 아침 FMD는 대조군 9.35%에서 소음 30회 조건 8.19%, 소음 60회 조건 7.73%로 낮아졌다. 연구진은 30회 조건에서 1.16%포인트, 60회 조건에서 1.63%포인트 감소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심박수도 올랐고, 소음 직후 심박수 급증이 나타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참가자들은 수면의 질과 휴식감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일부 참가자에게 비타민 C 2g을 투여해 산화 스트레스 관여 가능성도 살폈다. 그 결과 소음이 더 강했던 밤 뒤에는 FMD가 특히 더 뚜렷하게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혈액 단백질 분석에서는 인터루킨 신호와 케모카인 관련 경로 변화도 보고됐다. 논문은 이를 두고 소음이 자율신경계 각성과 면역·염증 신호를 함께 건드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창문을 닫아도 들리는 소음’이라는 표현은 어디까지 맞나
다만 이 연구를 곧바로 “창문을 닫아도 이 정도면 혈관이 손상된다”로 읽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실험이 직접 비교한 것은 창문 개폐 상태가 아니라 침실 안에서 참가자가 실제로 듣게 된 소음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번 논문만으로 닫힌 창문이 있는 모든 주거환경에서 같은 노출이 재현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창문을 닫아도 소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은 별도의 주거 소음 측정 연구와는 대체로 맞닿아 있다. 스위스 주거환경 측정에서는 도로 소음의 실외·실내 차이가 닫힌 창문에서 중앙값 기준 약 28데시벨, 기울임 창에서 약 16데시벨, 열린 창에서 약 10데시벨로 보고됐다. 다만 이 값은 건물 연식, 창호 성능, 방의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같은 ‘창문을 닫은 상태’라도 실제 침실 안으로 들어오는 소음은 집집마다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실험이 보여준 것은 창문을 닫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침실 내부의 평균 소음이 41~44데시벨 수준이어도 몸이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자가 체감하는 “닫아도 들린다”는 상황이 실제로 어느 정도 데시벨인지, 그리고 그 값이 밤새 반복되는 사건 소음인지가 더 중요한 변수다.
하룻밤 실험과 장기 위험은 구분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통제 실험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급성 노출 연구다. 건강한 성인에게서 하룻밤 소음 뒤 다음 날 아침 혈관 기능과 심박, 수면 자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본 것이지, 이 한 번의 노출이 곧바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진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장기 위험은 다른 종류의 연구가 다룬다. 2026년 발표된 소음 건강영향 종설은 지난 20년간 기전 연구와 코호트 연구가 늘면서 교통소음이 심혈관·대사질환, 수면장애, 정신건강, 치매, 아동 학습과 연결된다는 근거가 강해졌다고 정리했다. 별도의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장기적인 도로교통 소음이 10데시벨 높아질 때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상대위험도 1.02, 사망 위험이 1.03으로 추정됐다. 크지 않은 수치처럼 보여도, 노출 인구가 많으면 공중보건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 유럽 지역 환경소음 가이드라인은 도로교통 소음의 야간 노출을 45데시벨 Lnight 아래로 낮출 것을 권고한다. 다만 이 지표는 연평균 야간 노출을 뜻하는 정책용 지표로, 이번 실험의 침실 내 평균 음압 수준과 그대로 같은 값은 아니다. 하나는 장기 생활노출의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통제된 단기 실험의 실내 재생 소음이라는 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독자가 가져갈 결론
이번 연구가 분명히 보여준 것은 야간 도로 소음이 잠을 깨우지 않았더라도 신체 반응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혈관 내피 기능 저하와 심박수 변화가 건강한 성인에서도 관찰됐다는 점은, 야간 소음을 단순한 생활 불편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든다.
동시에 이 결과를 자기 집 상황에 바로 대입해선 안 된다. 연구는 침실 내부 소음의 급성 효과를 보여줬지만, 실제 주거환경에서 창문을 닫았을 때 소음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건물 조건에 따라 다르고, 장기 심혈관 위험은 별도의 역학연구가 다루는 문제다. 따라서 이번 논문의 가장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창문을 닫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밤사이 침실 안에 남는 도로 소음의 실제 수준과 반복성이고, 그 정도가 낮아 보여도 인체가 완전히 무반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료: Omar Hahad 외, A randomized, double-blind, crossover study of acute low-level night-time road traffic noise: effects on vascular function, sleep, and proteomic signatures in healthy adults(2026); Mathias Basner 외, Auditory and non-auditory effects of noise on health: updated evidence and future directions(2026); Benjamin Fenech 외, Revisiting the association between transportation noise and heart disease reported in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Environmental Noise Guidelines for the European Reg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2025); WHO Regional Office for Europe, Environmental noise guidelines for the European Region(2018); Jean-Marc Wunderli 외, Differences between Outdoor and Indoor Sound Levels for Open, Tilted, and Closed Windows(2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