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 생기는 초미세입자, 튀김이 가장 많았다…끓이기·찜은 상대적으로 낮아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 생기는 초미세입자는 조리법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같은 종류와 양의 식재료를 같은 화력 조건에서 비교한 실험들에서는 기름을 쓰는 고온 조리일수록 입자 배출이 많았고, 물을 매개로 한 끓이기와 찜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초미세입자는 보통 지름 100나노미터 이하의 입자를 뜻하며, 대기질 지침에 흔히 쓰이는 PM2.5 질량농도와는 측정 방식이 다르다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같은 조건 비교에서는 깊은 튀김이 가장 높았다
가장 직접적인 비교 자료 가운데 하나는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진이 2006년 발표한 가정용 주방 실험이다. 연구진은 가스레인지에서 식재료의 종류와 양, 화력을 같게 두고 찜, 끓이기, 볶기, 팬프라이, 깊은 튀김을 비교했다. 그 결과 초미세입자 수농도는 배경농도 1세제곱센티미터당 2만5000개 수준에서 깊은 튀김 때 60만개로 가장 크게 뛰었고, 팬프라이는 11만개, 볶기는 9만3000개, 끓이기는 6만9000개, 찜은 5만4000개 순이었다. 연구진은 기름을 쓰는 조리가 물을 쓰는 조리보다 더 많은 입자를 만든다고 해석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큰 흐름은 비슷하다. 조리 활동에서 발생한 초미세입자와 PM2.5를 함께 본 2010년 실험 연구는 조리 종류에 따라 초미세입자 농도가 1세제곱센티미터당 1만3400개에서 60만4000개, PM2.5는 세제곱미터당 10.0마이크로그램에서 230.9마이크로그램까지 넓게 분포한다고 보고했다. 조리법, 온도, 재료, 기름 종류에 따라 실내 공기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왜 튀김·굽기에서 더 많이 나오나
차이를 만드는 핵심 조건은 온도와 기름, 그리고 음식의 지방 성분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조리 중 실내 입자 농도는 음식 종류, 조리 방식, 조리용 지방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음식을 태우거나 그을리면 실내 입자가 빠르게 많이 생기고, 높은 온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 기름도 배출을 키울 수 있다.
초미세입자는 질량보다 개수 기준으로 많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 눈에 연기가 거의 보이지 않아도 숫자가 크게 늘 수 있다. 반대로 끓이기와 찜도 배출이 전혀 없는 조리는 아니다. 앞선 비교 실험에서도 두 조리법 모두 배경농도보다 높은 수농도를 보였고, 물방울 응축과 아주 작은 입자 생성이 함께 관찰됐다. 다만 기름을 쓰는 고온 조리에 비하면 대체로 낮았다.
가스레인지는 입자 외에 이산화질소도 따로 봐야 한다
조리법 비교와 별개로 열원을 무엇으로 쓰는지도 중요하다. 가스를 쓰면 음식과 기름에서 나오는 입자 외에 연소 부산물인 이산화질소와 일산화질소가 추가될 수 있다. 2001년 영국 연구진은 가스와 전기 조리를 비교한 실험에서 가스 연소 자체와 지방이 많은 음식의 조리가 높은 입자 농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했고, 가스 조리에서는 질소산화물 농도 상승도 확인했다. 다만 최근 연구들을 보면 같은 식단이라도 가스와 유도 가열 중 어느 쪽의 PM2.5가 더 높게 나오는지는 조리 과정과 측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열원 하나만으로 실내 노출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세계보건기구는 2014년 실내공기질 가이드라인에서 고체연료와 등유 같은 오염성 연료를 쓰는 가정 내 조리 문제를 별도의 건강 위험으로 다뤘다. 이는 전통 연료를 쓰는 저소득 국가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조리가 실내 오염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점 자체는 일반 가정 주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실내 농도를 낮추려면 조리법보다 환기가 먼저다
실생활에서 노출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환기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레인지후드가 있다면 조리 중 항상 켜고, 가능하면 실외로 배기되는 제품을 쓰라고 권고한다. 조리가 끝난 뒤에도 10분에서 20분 정도 더 작동시키고, 가능하면 앞쪽보다 뒤쪽 버너를 쓰는 편이 후드 포집에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후드가 없다면 창문이나 문을 열어 외기를 들이고, 벽면이나 천장 배기팬을 함께 사용하는 편이 낫다. 또 높은 온도로 오래 가열하거나 일부러 음식 겉면을 태우는 조리는 피하고, 고온 조리에는 발연점이 높은 기름을 고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결국 같은 재료라도 튀기기와 센 불 굽기는 입자 배출을 키우고, 끓이기와 찜은 상대적으로 낮추는 경향이 확인됐지만, 실제 집 안 농도는 환기 성능이 최종 차이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자료: 세계보건기구, WHO Guidelines for Indoor Air Quality: Household Fuel Combustion(2014); 미국 환경보호청, Sources of Indoor Particulate Matter (PM); Siao Wei See·Rajasekhar Balasubramanian, Physical Characteristics of Ultrafine Particles Emitted from Different Gas Cooking Methods(2006); Lei Buonanno 외, Measurement of Ultrafine Particles and Other Air Pollutants Emitted by Cooking Activities(2010); M. Dennekamp 외, Ultrafine Particles and Nitrogen Oxides Generated by Gas and Electric Cooking(2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