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70세 넘으면 골다공증 위험 커진다…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골다공증은 여성 질환으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고령 남성에게도 중요한 골절 위험 요인이다. 다만 남성은 여성보다 뼈 손실이 대체로 늦고 완만하게 진행돼 골절이 더 늦은 나이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이 차이 때문에 위험 인식과 검사 시점도 함께 늦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관절염근골격계피부질환연구소(NIAMS)는 남성도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와 골강도가 떨어질 수 있고, 특히 70세 이상은 골다공증 위험 요인으로 본다. 같은 기관은 남성에서 골절 증가가 여성보다 늦게 시작되는 배경으로 더 높은 최대 골량과 상대적으로 느린 골 손실을 든다. 그러나 일단 고관절 같은 큰 골절이 생기면 남성이 여성보다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남성은 왜 늦게 발견되나
진단이 늦어지는 첫 번째 이유는 검진 권고 체계가 여성과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는 현재 여성 65세 이상과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폐경 후 여성에 대해서는 선별검사의 이득이 있다고 본다. 반면 남성에 대해서는 선별검사의 이득과 위해를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근거 불충분’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표현은 남성에게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뜻과는 다르다. USPSTF의 판단은 일반 인구 선별검사에 대한 근거 평가이고, 이미 취약성 골절을 겪었거나 암, 갑상선기능항진증 같은 기저질환, 장기적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복용처럼 이차성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사람은 이 권고의 직접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NIAMS도 남성은 골절 뒤 골다공증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여성보다 낮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없다가 골절로 처음 드러나는 ‘침묵의 질환’이라는 특성과, 남성에서는 아예 평가 자체가 빠지는 일이 겹치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남성이 검사를 고려해야 하나
전문학회와 임상지침은 일반 선별권고보다 더 구체적이다. 미국 내분비학회는 70세 이상 남성, 그리고 50~69세라도 저체중, 성인기 골절, 흡연 같은 위험 요인이 있는 남성에게 중앙 DXA 검사를 권고한다. 골절 위험 평가에서는 골밀도 수치만이 아니라 나이, 이전 골절, 부모의 고관절 골절, 흡연, 음주,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사용, 류마티스관절염, 이차성 골다공증 여부 등을 함께 보는 FRAX 같은 도구가 활용된다.
미국 골건강·골다공증재단(BHOF)도 방향은 비슷하다. 이 단체는 남성 70세 이상, 50~69세이면서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그리고 50세 이후 뼈가 부러진 적이 있는 남성은 골밀도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위험 인자로는 가족력, 반복적인 낙상, 비타민D 결핍, 흡연, 과음, 흡수장애, 당뇨병이나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질환,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사용 등이 제시된다.
남성에서는 특히 ‘왜 뼈가 약해졌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NIAMS와 BHOF는 낮은 테스토스테론 또는 에스트로겐 수치,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 만성 신장질환, 위장관 질환, 전립선암 치료, 장기 스테로이드 복용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든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이차성 원인이 더 흔하다는 점은, 단순 연령 판단만으로는 진단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성보다 적다’와 ‘위험하지 않다’는 다른 말
남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보다 낮다. USPSTF는 50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자를 기준으로 골다공증 유병률이 여성 27.1%, 남성 5.7%라고 제시한다. 하지만 남성의 절대 위험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임상적 중요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BHOF는 50세 이상 남성 4명 중 최대 1명은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NIAMS는 큰 골절 뒤 남성의 예후가 여성보다 나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국제 가이드라인도 이런 간극을 좁히는 쪽으로 가고 있다. 2024년 발표된 국제 다학제 지침은 남성 골다공증에서도 FRAX를 이용한 절대 골절위험 평가와 골밀도 측정, 이전 취약성 골절의 적극적 반영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남성 골다공증을 여성 지침의 부속 문제로 둘 것이 아니라, 별도의 평가와 치료 전략이 필요한 질환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남성도 나이가 들면 골다공증에 걸린다’는 말은 대체로 맞지만, 모든 남성에게 같은 속도로 위험이 커진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확인되는 기준으로는 70세 이상이거나, 50대 이후라도 이전 골절·흡연·과음·저체중·스테로이드 사용·호르몬 저하·만성질환 같은 위험 인자가 있으면 여성보다 늦게 나타난다는 통념만 믿고 지나치기 어렵다. 남성에서 진단이 늦어지는 핵심 이유는 질환 자체가 드문 것이 아니라, 선별근거의 공백과 낮은 인식, 그리고 이차성 원인을 놓치기 쉬운 진료 현실이 함께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료: National Institute of Arthritis and Musculoskeletal and Skin Diseases, Osteoporosis in Men(2023 업데이트);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Osteoporosis to Prevent Fractures: Screening(2024); Endocrine Society, Osteoporosis in Men: An Endocrine Society Clinical Practice Guideline(2012); Bone Health & Osteoporosis Foundation, Bone Density Test, Osteoporosis Screening & T-score Interpretation(확인일 2026년 10월 27일); Bone Health & Osteoporosis Foundation, Just for Men(확인일 2026년 10월 27일); Fuggle NR 외, Evidence-Based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osteoporosis in men(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