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헤드라인

챗GPT 독주 흔들리나…미국서 검색 폭증한 Meta ‘Muse’, AI 경쟁의 판을 바꾸나

미국 검색 관심도 90일 최고치…출시 3주 만에 앱스토어 정상권

질문에 답하는 챗봇 넘어 이메일·예약·구매까지 수행하는 ‘개인 AI 에이전트’

Facebook·Instagram·WhatsApp 가진 Meta, AI 경쟁의 무기를 ‘모델 성능’에서 ‘유통망’으로 이동

최창호 기자

미국 인공지능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Meta가 이달 초 공개한 개인형 AI 에이전트 ‘Muse’다. 출시 직후 앱스토어 상위권에 오른 데 이어 Google 검색량까지 급증하면서 ChatGPT와 Gemini, Claude가 나눠 갖던 생성형 AI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Google Trends에서 미국의 ‘Muse AI’ 검색 관심도는 9월 22일 지수 100을 기록했다. 최근 90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전 7일 평균 39.4의 약 2.5배, 30일 평균 17.5와 비교하면 약 5.7배에 해당한다. 9월 28일 현재 Google Trends 미국 급상승 검색에서도 ‘muse’는 5천 건 이상의 검색과 함께 약 200% 증가한 검색어로 나타나고 있다.

관심이 단순 검색에서 그치지도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Sensor Tower에 따르면 Muse는 9월 8일 출시 이후 약 2주 만에 280만 건가량 다운로드됐으며, Meta Connect 행사가 열린 뒤에는 누적 다운로드 추정치가 340만 건을 넘어섰다. 조사기관별 집계 방식에 따라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초기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흐름이 확인된다.

지금 중요한 것은 Muse가 또 하나의 AI 챗봇이라는 사실이 아니다. AI 시장의 경쟁 기준이 ‘누가 더 좋은 답을 만드는가’에서 ‘누가 실제 행동을 대신 수행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Muse 검색이 갑자기 폭증한 이유


Meta는 지난 9월 8일 Muse를 공개하면서 이를 ‘개인 AI 에이전트’로 규정했다. Meta의 설명에 따르면 Muse는 질문에 답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메일을 보내고, 여행을 예약하고, 각종 양식을 작성하고, 웹사이트를 탐색하며 사용자가 지정한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기존 생성형 AI가 사람이 입력한 질문에 결과물을 내놓는 구조였다면 Muse는 명령 이후의 단계까지 이어간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음 달 뉴욕 출장 일정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기존 AI는 항공편과 호텔을 찾아 추천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Muse가 지향하는 구조는 추천을 넘어 실제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일정을 비교한 뒤 예약 단계까지 업무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Meta는 ‘Muse Secure VM’이라는 전용 가상 컴퓨터를 구축했다. Muse는 자체 브라우저를 가진 별도 가상 환경에서 작동하며 이메일, 캘린더, Instagram 등 사용자가 허용한 서비스와 연결된다. 필요한 도구가 없다면 AI가 자체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구성하는 방식도 제시됐다.

Meta는 모바일뿐 아니라 Mac과 WhatsApp에서도 동일한 Muse를 이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침에 스마트폰으로 맡긴 작업을 컴퓨터에서 확인하고, 다시 WhatsApp에서 지시를 추가하는 구조다. 사용자가 앱을 닫은 뒤에도 일부 작업을 계속 수행하도록 설계된 것도 기존 챗봇과 다른 부분이다.

미국 이용자들이 Muse에 주목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러한 ‘행동하는 AI’라는 차별점이 자리하고 있다.


ChatGPT보다 빠른 초기 확산…다만 단순 비교에는 주의해야


Muse의 초기 확산 속도는 ChatGPT와도 비교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분석한 Apptopia 자료에서는 Muse가 출시 후 12일 동안 약 180만 건의 iOS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방식으로 비교한 ChatGPT 모바일 앱의 출시 초기 12일 다운로드는 약 130만 건이었다.

Sensor Tower 역시 Muse가 출시 초기 다운로드 증가율에서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9월 8일부터 17일까지 Muse의 일평균 다운로드 증가율은 55% 수준으로 집계됐고, 비교 대상이 된 ChatGPT 초기 모바일 출시 기간의 증가율은 24% 수준이었다. Muse는 9월 18일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오른 뒤 Google Play에서도 정상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 수치만 놓고 Muse가 ChatGPT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출시 시점과 시장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ChatGPT 모바일 앱이 등장할 당시에는 생성형 AI 자체가 대중화 초기 단계였다. 반면 2026년 현재 스마트폰 이용자 상당수는 AI 앱 사용에 익숙해졌고, Meta는 Facebook과 Instagram, WhatsApp이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자체 유통망까지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Sensor Tower는 Meta가 Muse 출시 하루 뒤인 9월 9일부터 자사 플랫폼 내 광고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Muse는 Facebook과 Instagram 등 Meta 서비스에서 상당한 수준의 노출을 확보했고 Reddit, TikTok, YouTube 등 외부 플랫폼에서도 광고가 집행됐다.

Muse의 초기 성공은 따라서 ‘모델 성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술과 유통망이 결합된 결과에 가깝다.


Meta가 가진 진짜 무기…35억 명 규모의 기존 이용자 접점


생성형 AI 경쟁에서 Meta가 OpenAI나 Anthropic과 가장 다른 점은 이미 거대한 소비자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Facebook, Instagram, WhatsApp, Messenger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를 새로운 AI 서비스로 이동시키는 데 별도의 회원 기반을 처음부터 구축할 필요가 없다.

Threads가 대표적인 사례다.

Meta는 Instagram 이용자를 기반으로 Threads 가입 절차를 단순화했고 짧은 기간에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했다. Muse에서도 유사한 전략이 작동할 수 있다. 다만 Threads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였다면 Muse는 사용자의 이메일과 캘린더, 쇼핑, 예약, 문서 작업까지 연결하는 일종의 개인 디지털 실행 계층을 목표로 한다.

Meta가 Muse를 별도의 AI 앱 하나로 끝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9월 23일 열린 Meta Connect 2026에서 회사는 Muse를 자사 AI 글래스에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안경을 통해 Muse에게 일을 지시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말까지 Ray-Ban과 Oakley, Meta Glasses 등을 합쳐 100가지 이상의 AI 글래스 제품군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함께 공개됐다.

Muse의 경쟁 상대가 단순히 ChatGPT 앱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과 PC, 메신저, 안경을 하나의 개인 AI로 연결하려는 플랫폼 경쟁의 출발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AI 경쟁의 기준도 바뀐다…‘가장 똑똑한 모델’에서 ‘가장 많이 행동하는 AI’로


최근까지 생성형 AI 경쟁은 모델 성능 중심으로 진행됐다.

어떤 모델이 수학 문제를 더 잘 푸는지, 프로그래밍 성능이 높은지, 추론 능력이 우수한지가 중요한 비교 기준이었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각종 벤치마크 결과가 공개됐고 AI 기업들은 점수 경쟁을 벌였다.

Muse의 등장은 경쟁의 다른 축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매일 사용하는 이메일과 캘린더, 쇼핑, 결제, SNS, 브라우저를 누가 더 많이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Meta는 Muse가 웹 검색과 문서 생성뿐 아니라 상품 구매와 예약, 고객 서비스 처리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Shopify와 Stripe 등 외부 사업자와의 연결도 확대하고 있다. 반대로 Amazon은 Muse가 자사 플랫폼에서 이용자 대신 상품을 구매하는 기능을 제한했다.

이 충돌은 AI 에이전트 시대의 중요한 장면이다.

지금까지 인터넷 기업은 사람을 고객으로 상대했다. 앞으로는 AI가 사람을 대신해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상품을 비교하며 구매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객이 사람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될 가능성이 생긴다.

검색 광고와 추천 알고리즘, 쇼핑몰 UI, 결제 시스템까지 현재 인터넷 비즈니스 구조 상당 부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이 Muse를 막은 이유


Muse의 확산이 순조롭게만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Amazon은 최근 Muse가 자사 쇼핑 플랫폼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하도록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 Amazon은 Muse가 플랫폼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AI 에이전트라는 사실을 충분히 식별하지 않았고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플랫폼 주도권 경쟁도 숨어 있다.

만약 소비자가 Amazon 앱이나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Muse에게 “가장 싼 제품을 주문해 줘”라고 지시하게 된다면 Amazon이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광고와 추천 상품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 있다.

고객과 쇼핑몰 사이에 AI가 새로운 중간 사업자로 들어오는 것이다.

Google 검색이 인터넷의 관문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앞으로 온라인 행동의 관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누가 그 관문을 차지하는가는 거대한 경제적 이해관계와 연결된다.


빠른 확산 뒤에는 보안이라는 숙제도 따라붙었다


Muse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보안 문제도 곧바로 드러났다.

보안 연구자 패트릭 워들은 Muse의 macOS 앱에서 AI 에이전트의 작동을 가로챌 수 있는 취약점을 발견했다. 특정 조건에서 악성 프로그램이 Muse의 음성 처리 경로를 바꾸고 AI가 수행하는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였다.

Meta는 실제 공격을 위해서는 먼저 이용자의 컴퓨터에 악성 코드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며 현실적인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고, 문제 공개 이후 긴급 패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던지는 문제는 작지 않다.

챗봇이 잘못된 답변을 내놓으면 사용자가 내용을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다. 반면 AI 에이전트가 이메일을 보내거나 파일을 수정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단계까지 접근하면 오류의 결과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

AI가 더 많은 권한을 갖는 만큼 보안 요구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Muse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얼마나 똑똑한 AI인가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이메일과 일정, 쇼핑, 결제와 같은 권한을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월스트리트가 Muse에 반응한 이유


Muse 열풍은 금융시장까지 움직였다.

Muse가 미국 앱스토어 정상에 오르고 초기 이용자 증가세가 확인되면서 Meta 주가는 9월 21일 하루 11%가량 상승했다. AI 서비스의 소비자 확산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Meta의 막대한 AI 투자비가 실제 소비자 서비스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었다.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수백억 달러가 투입되지만 실제 소비자가 돈을 내는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하면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 약해진다.

Muse는 이러한 의문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Meta는 AI 모델을 만들 뿐 아니라 Facebook과 Instagram, WhatsApp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새로운 하드웨어 접점까지 구축할 수 있다.

결국 Meta의 AI 전략은 ‘최고 성능의 모델 하나’를 만드는 경쟁보다 AI가 작동할 공간 전체를 확보하려는 전략에 가깝다.


ChatGPT의 경쟁 상대가 늘어났다는 것보다 중요한 변화


Muse의 등장만으로 ChatGPT의 독주가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ChatGPT는 이미 세계적으로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했고 기업과 개발자를 중심으로 폭넓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Google 역시 Gemini를 검색과 Android, Workspace에 빠르게 결합하고 있다.

하지만 Muse의 초기 흥행은 AI 시장이 반드시 하나의 서비스로 통일되지는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검색에서 Google이 강하고 업무 소프트웨어에서는 Microsoft가 강하듯 AI 역시 사용 목적과 플랫폼에 따라 시장이 나뉠 수 있다.

OpenAI는 범용 AI 서비스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Google은 검색과 Android를 보유하고 있다. Apple은 iPhone이라는 가장 강력한 개인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Meta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 플랫폼과 메신저 이용자를 갖고 있다.

결국 다음 단계의 경쟁은 모델 대 모델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Muse 열풍이 보여준 AI 시장의 다음 단계


미국에서 나타난 Muse 검색량 급증은 하나의 앱이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보다 더 큰 변화를 보여준다.

2022년 말 ChatGPT가 등장한 이후 약 4년 동안 생성형 AI 시장의 핵심 질문은 “AI가 얼마나 잘 대답할 수 있는가”였다.

이제 질문이 달라지고 있다.

“AI에게 실제로 무엇을 맡길 수 있는가”가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되고 있다.

이메일을 대신 보내고 여행을 예약하며 상품을 구매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AI가 보편화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여러 앱을 직접 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순간 지금의 앱스토어와 검색엔진, 쇼핑몰, 광고 플랫폼 사이의 관계도 달라진다.

Muse를 둘러싼 최근 현상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ChatGPT를 이겼는지 여부가 아니다.

Meta가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기존 플랫폼 위에 ‘행동하는 AI’를 올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Google Trends에서 갑자기 치솟은 ‘Muse’라는 검색어는 그 경쟁이 연구실의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소비자의 일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AI 시장의 다음 승부는 가장 똑똑한 답을 내놓는 기업이 아니라, 사람에게 가장 많은 일을 맡겨 받는 기업 사이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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