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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g과 2.3g 나트륨 기준은 왜 다른가…권고의 목적이 다르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하루 나트륨 2g 미만과 미국 국립학술원·공학원·의학원 보고서의 2.3g은 서로 충돌하는 숫자라기보다, 애초에 용도가 다른 기준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 전체의 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인구집단 차원의 감축 목표로 2g 미만을 제시한다. 반면 미국의 2.3g은 2019년 식이기준 보고서에서 만성질환 위험 감소 섭취량으로 설정된 수치로, 평소 섭취가 이 수준을 넘는 사람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에 가깝다.

독자가 가장 헷갈려하는 대목은 2.3g이 ‘권장 섭취량’처럼 읽힌다는 점이다. 그러나 같은 미국 보고서 안에서도 2.3g과 1.5g은 이름과 역할이 다르다. 2.3g은 만성질환 위험 감소를 겨냥한 기준이고, 1.5g은 충분섭취량이라는 별도 범주다. 숫자만 보면 미국이 더 느슨하고 세계보건기구가 더 엄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인지부터 달라서 단순 비교가 어렵다.

WHO의 2g은 공중보건 목표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서 나트륨을 하루 2g 미만으로 줄이도록 권고해 왔다. 소금으로 바꾸면 하루 5g 미만 정도다. 여기서 핵심은 개인별 최저 필요량을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너무 많은 나트륨을 먹는 사회 전체에서 혈압 상승과 심혈관질환 부담을 줄이려는 공중보건 전략이라는 점이다.

이 기준은 최근 세계보건기구의 나트륨 저감 자료와 2025년 저나트륨 대체소금 지침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저나트륨 대체소금 사용 논의 역시 더 많은 소금을 먹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전체 나트륨 섭취를 2g 미만으로 낮추는 전략 안에서 보조 수단으로 다뤄진다. 특히 2025년 지침은 칼륨이 들어간 저나트륨 대체소금을 일반 성인에게 조건부로 제시하면서도, 신장 기능 저하 등 칼륨 배설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집단은 제외했다.

미국의 2.3g은 CDRR, 1.5g은 AI다

미국 국립학술원·공학원·의학원의 2019년 보고서는 나트륨에 대해 두 개의 다른 기준을 구분했다. 하나는 충분섭취량인 AI이고, 다른 하나는 만성질환 위험 감소 섭취량인 CDRR이다. 보고서는 성인 AI를 하루 1.5g으로 두었고, CDRR은 하루 2.3g으로 설정했다.

이 차이는 근거를 읽는 방식에서 나온다. 보고서는 나트륨을 더 줄였을 때 혈압이 더 내려가는 연구는 2.3g 아래 구간에서도 확인했지만, 그보다 낮은 섭취에서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이 얼마나 더 줄어드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2.3g은 ‘이 수준을 넘게 먹는 사람은 줄일수록 만성질환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기준으로 채택됐고, 1.5g은 결핍을 막는 전통적 의미의 권장량이라기보다 식사 계획과 평가를 위한 충분섭취 기준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2.3g을 미국이 허용한 안전 상한선, 1.5g을 모든 사람이 반드시 맞춰야 할 일상 목표로 읽으면 오해가 생긴다. 미국 보고서도 평소 섭취가 2.3g보다 높다면 줄이는 쪽이 타당하다고 봤지만, 2.3g보다 낮은 구간에서 어느 수치까지 내려가야 심혈관질환이 더 확실히 줄어드는지는 당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정리했다.

왜 같은 나트륨인데 숫자가 갈리나

표면적으로는 300mg 차이에 불과하지만, 실제 차이는 숫자보다 정의에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여러 식생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질병 예방 목표를 제시한다. 반면 미국의 DRI 체계는 영양소 기준을 기능별로 나눠, 부족을 막는 기준과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기준을 따로 세운다.

근거 수준의 문턱도 다르다. 미국 보고서는 2.3g 아래 구간에서 혈압 저하 효과는 인정했지만, 장기 질환 위험 감소까지 확정하려면 더 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세계보건기구는 인구집단 전체의 과잉 섭취를 줄이는 편익이 크다고 보고 2g 미만을 강한 권고로 유지했다. 같은 연구를 보더라도 어느 정책 질문에 답하느냐에 따라 최종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소금과 나트륨, 소금물과 수분보충액은 구분해야 한다

이 논쟁에서 자주 섞이는 것이 단위 혼동이다. 나트륨 2g은 소금 2g이 아니다. 소금 5g 정도가 나트륨 2g에 해당한다. 따라서 ‘소금을 조금 더 먹어도 2g밖에 안 된다’거나 반대로 ‘2g이면 극단적 저염’이라는 식의 주장은 나트륨과 소금 단위를 뒤섞은 경우가 많다.

일반 소금물 음용을 경구수분보충액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도 잘못이다. 경구수분보충액은 나트륨, 포도당, 삼투압을 정해진 조성으로 맞춘 의료적 목적의 제품이다. 일상적인 소금물 섭취 논쟁에 이를 그대로 가져와 나트륨 기준을 재해석하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

건강한 성인 일반집단을 위한 권고와 특정 질환자 기준도 분리해서 봐야 한다. 고혈압, 신장질환, 심부전처럼 체액과 전해질 관리가 중요한 집단은 일반 대중 권고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가 2025년 저나트륨 대체소금 지침에서 신장 기능 저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별도로 제외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정리하면, 하루 2g과 2.3g의 차이는 의학적 모순이라기보다 질문의 차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사회 전체의 질병 부담을 낮추기 위해 어디까지 줄일지를 묻고, 미국의 CDRR은 어느 수준 이상에서 줄이면 만성질환 위험 감소 근거가 충분한지를 묻는다. 숫자 하나만 떼어 비교하면 충돌처럼 보이지만, 기준의 목적과 근거 문턱을 함께 보면 두 권고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대부분의 성인은 지금보다 나트륨을 덜 먹는 편이 낫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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