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E 연구가 던진 의문, 저염식이 해롭다는 뜻은 아니었다
2018년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린 PURE 분석은 나트륨을 적게 먹을수록 무조건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진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논쟁을 키웠지만, 그렇다고 저염식이 해롭다는 인과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이 연구는 18개국 지역사회를 단위로 평균 나트륨 섭취와 혈압·심혈관 사건을 비교한 관찰연구였고, 개인에게 소금을 더 먹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는지 시험한 무작위 임상시험은 아니었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던 35~70세 성인 가운데 혈압 분석에 9만5767명, 심혈관 결과 분석에 8만2544명을 포함했고, 중앙 추적기간은 8.1년이었다. 나트륨 섭취량은 여러 차례의 24시간 소변 채집이 아니라 아침 공복 소변으로 24시간 배설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이 점이 PURE 해석의 출발점이자 가장 큰 쟁점이 됐다.
왜 PURE는 기존 저염 권고와 다른 그림을 보였나
PURE가 주목받은 이유는 평균 나트륨 섭취가 아주 높은 지역에서만 위험 증가가 뚜렷했고, 그보다 낮은 구간에서는 위험이 선형적으로 계속 내려가지 않는 듯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논문 초록 기준으로 보면 지역사회 평균 나트륨 섭취가 하루 5g을 넘는 집단에서 혈압과 뇌졸중 위험이 더 뚜렷하게 올라갔고, 가장 낮은 삼분위에서는 주요 심혈관 사건이 오히려 적게 관찰되는 역관계가 보고됐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낮은’ 섭취도 일반적으로 대중이 떠올리는 엄격한 저염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PURE의 가장 낮은 삼분위는 하루 나트륨 4.43g 미만이었고, 그 평균은 4.04g이었다. 소금으로 바꾸면 대략 10g 안팎으로,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성인 기준인 하루 나트륨 2g 미만, 소금 5g 미만보다 훨씬 높다. 즉 PURE는 매우 낮은 나트륨 섭취가 위험하다고 입증했다기보다, 이미 비교적 높은 범위 안에서 집단 간 차이가 어떻게 보였는지를 제시한 데 가깝다.
핵심 쟁점은 아침 소변 추정법과 교란변수다
이 연구를 둘러싼 가장 큰 비판은 측정 방식이다. 나트륨 섭취는 개인마다 하루 변동이 크기 때문에, 보통 개인의 평소 섭취를 보려면 여러 차례 24시간 소변을 모아 확인하는 방법이 표준으로 여겨진다. 반면 PURE는 아침 공복 소변 한 번으로 24시간 배설량을 추정했다. 이런 방식은 대규모 국제연구에서 현실적인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평소 섭취를 정확하게 잡아내기에는 오차가 클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2024년 고혈압학 저널에 실린 후속 분석은 PURE 중국 자료를 다시 검토해, 아침 소변과 계산식을 이용한 추정치가 기준이 되는 24시간 소변 평균과 비교할 때 무작위 오차와 체계적 오차가 모두 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이 개인의 평소 소금 섭취를 건강결과와 연결하는 연구에 부적절하다고 결론냈다. PURE의 관찰 결과를 해석할 때 측정 오차 문제가 빠질 수 없는 이유다.
교란변수도 남는다. 나트륨을 적게 먹는 집단에는 이미 고혈압이나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 식습관을 바꾼 사람이 섞여 있을 수 있고, 지역별 식단 구성, 가공식품 비중, 칼륨 섭취, 의료 접근성, 소득 수준 같은 요인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PURE는 이런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했지만, 관찰연구가 가진 한계 때문에 보정되지 않은 차이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
상대위험보다 절대사건을 봐야 하는 이유
나트륨 논쟁이 과열되는 또 다른 이유는 위험의 크기가 과장되기 쉽기 때문이다. PURE 논문은 삼분위별로 주요 심혈관 사건 변화량을 1000인년당 사건 수로 제시했는데, 가장 낮은 삼분위의 역관계는 통계적으로 경계선에 걸친 수준이었다. 반대로 가장 높은 삼분위에서도 양의 방향 신호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유의성이 강하지 않은 구간이 있었다. 이런 결과는 ‘저염식이 해롭다’거나 ‘소금을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식의 단정으로 번역되기 어렵다.
특히 중국 지역사회처럼 평균 나트륨 섭취가 매우 높았던 곳에서는 뇌졸중과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고, 다른 국가군과는 이질성이 컸다. 이는 위험이 모든 나라, 모든 식습관, 모든 개인에게 같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염 섭취가 뚜렷한 집단에서 위험을 낮추는 문제와, 일반 성인에게 추가 소금을 권하는 문제는 전혀 다르다.
현재 권고는 왜 여전히 나트륨 감축 쪽에 서 있나
세계보건기구는 2025년에도 성인 나트륨 섭취를 하루 2g 미만, 소금으로는 5g 미만으로 줄일 것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또 식탁 소금을 쓴다면 칼륨이 들어간 저나트륨 대체소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 역시 일반 성인 대상의 조건부 권고이며 신장기능 저하 등 칼륨 배설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제외했다. 다시 말해 국제 공중보건 권고의 중심은 여전히 ‘나트륨을 줄이는 것’이지, PURE 결과를 근거로 소금을 더 먹으라는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근거의 층위 차이가 있다. 장기 심혈관 사건만을 1대1로 겨룬 무작위시험은 제한적이지만, 나트륨을 줄이면 혈압이 내려간다는 근거는 누적돼 있고, 혈압 상승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점도 잘 확립돼 있다. 여기에 최근 세계보건기구의 저나트륨 대체소금 지침은 일반 소금을 일부 대체했을 때 혈압과 일부 심혈관 결과가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PURE 하나만으로 축적된 공중보건 근거 전체가 뒤집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금물 건강법으로 건너뛰면 왜 위험한가
이 논쟁이 생활 정보로 옮겨질 때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는 ‘PURE가 저염식 위험을 보여줬으니 소금물도 몸에 좋다’는 식의 비약이다. 그러나 PURE는 음식 전체 속 나트륨 섭취와 장기 건강결과의 관찰적 연관성을 본 연구일 뿐, 일반인이 소금물을 따로 마셨을 때의 안전성이나 이득을 시험한 연구가 아니다. 경구수분보충액처럼 특정 비율의 전해질을 의학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과, 일상적으로 소금물을 마시는 행동도 같은 문제가 아니다.
한국 독자가 이 연구에서 가져가야 할 결론은 비교적 분명하다. PURE는 나트륨과 심혈관 위험의 관계가 단순한 직선 하나로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집단 평균·측정 방식·생활 배경을 분리해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 자체로 저염식이 해롭다는 인과 증거가 되지는 않으며, 개인이 임의로 소금 섭취를 늘려도 된다는 근거로 쓰기에는 연구 설계와 측정 한계가 너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