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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민감성, 똑같이 먹어도 혈압이 달라지는 이유

소금 섭취를 줄였을 때 혈압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지는 오래된 논쟁거리다. 2023년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에 실린 교차시험은 이 질문에 대해, 특정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쪽에 더 가까운 답을 내놨다. 50~75세 성인 213명을 대상으로 1주씩 고염식과 저염식을 비교했더니, 저염식에서 평균 수축기혈압은 고염식보다 8mmHg 낮았고 평균동맥압이 내려간 사람은 73.4%였다. 다만 전통적인 기준으로 5mmHg 이상 뚜렷이 떨어진 경우만 따지면 46%가 이른바 소금 민감성으로 분류됐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압 반응이 다른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사람마다 나트륨 변화에 대한 혈압 반응이 연속선 위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반응은 한쪽으로 깔끔하게 갈리지 않았다. 많이 떨어진 사람도 있었고 거의 변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며, 일부는 오히려 저염식에서 혈압이 올라가는 듯한 양상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분포 자체가 중요하다고 봤다. 소금 민감성을 흑백처럼 나누기보다, 혈압이 어느 정도 움직이는지를 개인별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누가 더 민감한가, 고혈압 환자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누가 더 민감하냐는 점이다. 이 연구에서 눈에 띄는 결과는 혈압 반응이 고혈압 여부에만 묶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상혈압, 조절되는 고혈압, 치료받지 않는 고혈압,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집단 사이에서 저염식에 따른 평균동맥압 변화는 대체로 비슷했다. 항고혈압제를 먹는 사람과 먹지 않는 사람 사이에서도 큰 틀의 경향은 같았다.

즉 소금에 민감한 사람을 단순히 고혈압 환자라고만 볼 수는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령, 성별, 인종, 체질량지수 같은 하위집단에서도 저염식의 혈압 저하 효과가 대체로 유지됐다. 보조 분석에서는 시작 혈압이 더 높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서 수축기혈압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하위 분석이어서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일반화할 단계는 아니다.

왜 같은 나트륨 변화에도 반응이 갈릴까

의학적으로는 신장이 나트륨과 수분을 얼마나 잘 배출하는지, 혈관이 얼마나 쉽게 수축하는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같은 호르몬 조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교감신경 활성과 기저 혈압 수준이 어떤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이 뻣뻣해질수록, 대사질환이 동반될수록 나트륨 변화에 더 취약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다만 이런 기전 설명이 곧바로 개인 진단은 아니다.

이번 시험도 그 점을 보여준다. 연구는 참가자들의 혈압을 진료실에서 한 번 잰 것이 아니라 24시간 활동혈압계로 추적했고, 식이 순서도 교차시키며 비교했다. 그럼에도 개인 반응은 넓게 퍼졌다. 결국 소금 민감성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단순한 체질론이라기보다, 여러 생리적 요인이 겹쳐 나타나는 혈압 반응의 정도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

한 번 재본 혈압으로 소금 민감성을 확진할 수 없는 이유

이 연구가 실생활에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단 한 차례 자가 혈압 변화만으로 자신이 소금 민감성인지 단정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고염식과 저염식을 각각 1주일씩 적용했고, 24시간 소변 나트륨과 활동혈압을 함께 확인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도 개인별 반응에는 일상 변동, 식이 순응도, 다른 영양소 섭취 차이 같은 요소가 섞일 수 있다고 연구진 스스로 한계를 인정했다.

실제로 저염식에서 혈압이 오른 것처럼 보인 일부 참가자는 고염식과 저염식 사이의 실제 나트륨 차이가 작아 식이 순응도 문제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집에서 며칠 소금물을 마시거나 짠 음식을 피한 뒤 혈압계 숫자가 한두 번 달라졌다고 해서, 그 결과만으로 자신의 체질을 판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경구수분보충액, 식사 속 나트륨, 일반적인 소금물 음용은 목적과 성분 구성이 서로 달라 한데 묶어 해석하면 안 된다.

이번 연구가 말해주는 범위와 말해주지 못하는 범위

근거의 강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참가자들은 평소 식사를 하다가 고염식과 저염식을 번갈아 경험했고, 연구는 24시간 활동혈압이라는 신뢰도 높은 지표를 썼다. 또 정상혈압부터 치료 중인 고혈압까지 폭넓게 포함해, 소금 제한 효과가 특정 집단에만 국한되는지 살폈다.

반면 한계도 있다. 대상은 미국의 지역사회 거주 중장년층이어서 젊은 성인, 다른 인종 구성, 한국인의 식습관에 그대로 옮겨 말하기 어렵다. 식단이 완전 통제식은 아니었고 연구 기간도 각 식이 1주일로 짧았다. 따라서 이 결과를 곧바로 장기 예후나 모든 개인의 일상 식단 선택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결론은 비교적 선명하다. 누가 소금 섭취량 변화에 더 민감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 근거는 고혈압 환자만 특별히 반응한다고 보기보다 많은 중장년 성인에게서 혈압 반응이 나타나며 그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한다. 또 기존의 엄격한 정의만 적용하면 소금 민감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소금 민감성은 일부만의 예외적 체질이라기보다, 정도의 차이를 가진 흔한 혈압 반응으로 보는 편이 지금까지의 임상 근거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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