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도입 때 벤더 종속은 어떻게 재나…프로토콜보다 ‘상태·관측·운영면’부터 봐야 한다
에이전틱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특정 모델이나 플랫폼에 얼마나 묶일지를 가늠하려면, 단순히 어느 모델을 쓰는지보다 더 넓은 층위를 봐야 한다. 공식 문서들을 대조하면 측정 기준은 대체로 네 가지로 정리된다. 도구를 붙이는 방식, 다른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방식, 세션·메모리·추적 같은 상태와 관측 체계, 그리고 인증·거버넌스다. 이 가운데 MCP나 A2A 같은 오픈 프로토콜은 앞의 두 층위에서 이전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실제 운영에서 벤더 종속을 키우는 경우는 오히려 상태 보존과 관측, 배포 환경, 승인 흐름 같은 운영면에서 더 자주 생긴다.
이 점은 최근 표준화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Anthropic은 2025년 12월 9일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리눅스재단 산하 Agentic AI Foundation에 기증한다고 발표하며, MCP를 벤더 중립적 오픈 표준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각 플랫폼 사업자는 여전히 자사 런타임 안에서 세션, 추적, 샌드박스, 모니터링을 묶어 제공한다. 표준 채택만으로 종속 문제가 끝나지 않는 이유다.
MCP는 도구 연결 표준, A2A는 에이전트 간 협업 표준
우선 무엇이 표준화되는지부터 나눠 봐야 한다. MCP 공식 문서는 프로토콜의 기본 요소를 프롬프트, 리소스, 도구로 설명한다. 이 가운데 도구는 모델이 호출하는 실행 기능이고, 리소스는 애플리케이션이 붙이는 맥락 데이터다. 다시 말해 MCP는 에이전트가 외부 API, 파일, 데이터베이스, 사내 시스템 같은 도구와 데이터를 어떤 형식으로 연결할지를 다루는 규격이다.
A2A는 범위가 다르다. A2A 공식 문서는 이를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와 벤더에서 만든 에이전트들이 협업하기 위한 공통 언어로 정의한다. 작업을 시작하고, 상태를 주고받고, 결과를 산출물 형태로 넘기는 식의 상호작용이 핵심이다. A2A 문서가 MCP와의 관계를 따로 설명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MCP가 에이전트와 도구의 연결이라면, A2A는 에이전트와 에이전트의 연결이다.
따라서 기업이 벤더 종속을 측정할 때 첫 번째 질문은 단순하다. 현재 도입하려는 서비스가 사내 도구 연결을 독자 인터페이스에만 의존하는지, 아니면 MCP 같은 공개 규격으로 분리할 수 있는지다. 두 번째 질문은 멀티에이전트 구성이 특정 사업자 내부 기능에만 묶여 있는지, 아니면 A2A처럼 외부 에이전트와도 작업 단위로 연결할 수 있는지다. 이 두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할수록 기본적인 이식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실제 이전비용은 세션과 추적, 승인 체계에서 커진다
문제는 표준이 도구 연결을 열어 줘도 운영면이 닫혀 있으면 종속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다. OpenAI 공식 문서는 Agents API를 장기 작업용 관리형 인프라로 소개하면서, 세션 상태 저장, 샌드박스 관리, 자동 오케스트레이션을 플랫폼이 맡는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Agents SDK는 애플리케이션이 배포, 저장소, 승인, 런타임 통합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으로 구분한다. 같은 사업자 문서 안에서도 관리형과 자가 통제형의 경계가 뚜렷한 셈이다.
이 차이는 곧 이전비용의 차이로 이어진다. 관리형 플랫폼은 초기 구축비를 낮춘다. 세션을 직접 저장하지 않아도 되고, 실행 환경도 플랫폼이 준비하며, 장애 추적과 사용량 확인도 한 화면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때는 저장된 세션 구조, 이벤트 흐름, 승인 방식, 샌드박스 의존성, 대시보드 중심의 추적 데이터까지 함께 옮겨야 한다. 도구 호출 인터페이스만 MCP로 열려 있어도 운영 체계가 닫혀 있으면 재구축 비용은 크게 줄지 않는다.
OpenAI는 추적 기능이 기본 내장돼 있다고 문서에 적고 있다. 실행마다 모델 호출, 도구 호출, 핸드오프, 가드레일을 구조화된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Google Cloud의 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도 별도 설정 없이 기본 모니터링 지표를 수집하거나, 플랫폼 안에서 지연시간·오류율·요청 수 같은 관측 지표를 본다고 설명한다. 이런 기능은 도입 초기엔 강점이지만, 다른 벤더로 이전할 때는 동일한 수준의 관측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벤더 종속을 재는 실무 지표는 네 가지다
실무적으로는 네 가지 지표로 쪼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첫째, 도구 연결 이식성이다. 핵심 업무 도구가 표준 MCP 서버로 분리돼 있으면, 모델이나 호스트 애플리케이션을 바꿔도 같은 도구를 재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플랫폼 고유 플러그인 규격이나 비공개 함수 스키마에 깊게 의존하면 이전 때 도구 정의부터 다시 짜야 한다.
둘째, 오케스트레이션 종속도다. 멀티에이전트 협업이 특정 벤더의 내부 세션 구조와 서브에이전트 호출 방식에 묶여 있으면, 외부 에이전트와의 연동이나 타 플랫폼 이전이 어려워진다. A2A를 채택하면 적어도 작업, 상태, 산출물 교환을 공통 모델로 맞출 수 있다. 다만 A2A를 쓴다고 내부 추론 과정이나 메모리 구조까지 자동 이식되는 것은 아니다.
셋째, 관측 가능성의 소유권이다. 로그, 추적, 지표를 표준 형식으로 내보낼 수 있는지, 아니면 플랫폼 대시보드 안에서만 확인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OpenAI는 세션 추적을 대시보드와 API로 제공하고, Google Cloud는 OpenTelemetry와 Cloud Monitoring 기반의 관측 기능을 제공한다. 이 경우 이전비용은 단순 기능비교가 아니라 기존 운영 절차와 경보 체계, 감사 기록을 함께 옮겨야 하는 비용이 된다.
넷째, 인증과 거버넌스다. MCP는 최근 공식 SDK 문서에서 OAuth 2.1 기반 보호와 여러 전송 방식을 강조하고 있고, 프로젝트 자체도 SEP 기반 거버넌스를 도입했다. A2A도 확장과 바인딩의 승격 절차, 호환성 검증 도구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규격이 공개돼 있어도 구현체별 편차가 크면 종속은 줄지 않는다. 결국 표준 채택 여부만이 아니라, 표준 변경 절차와 호환성 검증 체계가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오픈 표준도 ‘공짜 탈출구’는 아니다
오픈 표준을 쓰면 언제든 쉽게 옮길 수 있다는 기대도 과장에 가깝다. MCP는 2026년 7월 28일 규격 개정에서 stateless 구조 전환과 함께 일부 기능의 사용 축소를 알렸고, SDK 문서도 새로운 구현에서는 roots와 sampling에 새로 의존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즉 공개 규격 안에서도 버전 전환 비용은 생긴다. 폐쇄형 플랫폼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오픈 표준도 진화하며, 구현체는 그 변화에 맞춰 손을 봐야 한다.
다만 차이는 변경을 누가 통제하느냐에 있다. 표준 진화가 공개 거버넌스와 호환성 검증을 거치면, 사용자는 최소한 변경 방향과 준비 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MCP는 사양 변경 제안 절차를 공개하고 있고, A2A는 로드맵에서 TCK와 Inspector 같은 검증 도구를 언급한다. 이는 종속을 없애는 장치라기보다, 이전비용을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에 가깝다.
결국 비교해야 할 것은 라이선스가 아니라 장기 선택권
기업 IT 책임자 입장에서 결론은 분명하다. 벤더 종속을 재는 질문을 “우리 모델을 다른 모델로 바꿀 수 있는가”에만 두면 실제 위험을 놓친다. 더 중요한 질문은 “도구 연결을 표준 인터페이스로 분리했는가”, “관측 데이터와 운영 절차를 밖으로 가져올 수 있는가”, “세션과 승인 체계를 다른 런타임으로 옮길 수 있는가”, “표준 변화가 공개 절차와 호환성 검증을 거치는가”다.
관리형 폐쇄 플랫폼은 빠른 도입과 낮은 초기 통합 비용이라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오픈 프로토콜 중심 설계는 초기 구축이 더 번거로울 수 있지만, 모델 교체와 호스트 교체, 멀티벤더 조합의 선택권을 남긴다. 따라서 장기 비용 비교는 월 사용료보다 재작성 범위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도구 정의를 다시 써야 하는지, 추적 체계를 갈아엎어야 하는지, 승인과 보안 정책을 새로 묶어야 하는지가 실제 벤더 종속의 크기를 결정한다.
자료: Anthropic, Donating the Model Context Protocol and establishing the Agentic AI Foundation(2025-12-09); Model Context Protocol, Overview(열람 2026-10-16); Model Context Protocol Blog, Building to Last: A New Governance Model for MCP(2025-07-31); Model Context Protocol Blog, The 2026-07-28 Specification(2026-07-28); A2A Protocol, A2A Protocol(열람 2026-10-16); A2A Protocol, A2A protocol roadmap(2026-03-10 갱신); OpenAI, Agents(열람 2026-10-16); OpenAI, Integrations and observability(열람 2026-10-16); OpenAI, MCP connections(열람 2026-10-16); Google Cloud, Set up monitoring(열람 2026-10-16); Google Cloud, Observability overview(열람 2026-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