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명

근육이 뼈로 변하는 희귀병…‘몸속 두 번째 골격’ 막는 치료제가 나왔다

근육과 인대, 힘줄 같은 연부조직이 시간이 지나면서 뼈로 바뀌는 병이 있다. 상처가 아물듯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새로운 뼈가 생기고, 한번 만들어진 뼈는 관절을 굳게 만들어 움직임을 조금씩 빼앗아간다. 심하면 턱과 척추, 갈비뼈 주변까지 굳어 말하거나 먹고 걷는 일, 심지어 숨 쉬는 일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FOP)이라는 극희귀 유전질환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8월 19일 성인 FOP 환자에서 새로운 이소성 골화, 즉 원래 뼈가 없어야 할 곳에 새로 생기는 비정상적인 뼈와 의료진이 평가한 질환 악화를 줄이는 치료제 ‘파사트루(Pasatru·garetosmab-grts)’를 승인했다. FDA가 승인한 FOP 치료제로는 두 번째다.

이번 승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FOP의 핵심 병리인 새로운 뼈 형성 자체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이다. 3상 임상시험에서는 56주 동안 파사트루를 투여한 성인 환자에서 새롭게 생긴 이소성 골화 병변 수가 위약군보다 90% 이상 줄었다. 다만 이미 몸 안에 만들어진 뼈를 다시 정상 조직으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니며, 장기간 이동성과 기능 저하를 얼마나 늦출 수 있는지는 앞으로 더 확인해야 한다.


한번 생긴 뼈가 관절을 잠근다


FOP를 이해하려면 먼저 일반적인 골절 회복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뼈가 부러지면 우리 몸은 손상 부위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새로운 뼈를 만들어 골절을 복구한다. 이 과정은 정상적인 경우 뼈가 필요한 장소에서만 제한적으로 일어난다.

FOP에서는 이 신호가 잘못 켜진다.

근육이나 힘줄, 인대 같은 결합조직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겼을 때 원래는 조직이 회복돼야 하지만, 일부 세포가 뼈를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골격 바깥에 새로운 뼈가 생긴다. 이를 이소성 골화(heterotopic ossification·HO)라고 한다.

처음에는 작은 혹이나 붓기처럼 시작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 만들어진 뼈가 기존 골격과 연결되면서 관절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목과 어깨, 팔, 등, 골반, 다리로 진행될 수 있고, 턱 주변에 발생하면 입을 벌리거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일도 어려워질 수 있다.

FDA는 FOP가 근육과 힘줄, 인대 등 결합조직이 점차 뼈로 바뀌면서 운동 제한과 변형, 중증 장애, 조기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 유전질환이라고 설명한다.

이 질환이 특히 두려운 이유는 새로운 뼈가 생길 때마다 몸속에 또 하나의 골격이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원인은 ACVR1 유전자…‘뼈를 만들어라’는 신호가 잘못 전달된다


FOP의 원인은 비교적 명확하게 알려져 있다.

환자 대부분에서 ACVR1이라는 유전자의 병적 변이가 발견된다. 이 유전자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인 Activin A receptor type 1을 만드는 데 관여하며, 정상적으로는 뼈 형성과 성장에 필요한 신호체계를 조절한다.

문제는 ACVR1에 FOP를 일으키는 변이가 생기면 신호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Activin A가 특정 뼈 형성 신호를 활성화하지 않지만, 변이된 ACVR1 수용체에서는 Activin A가 비정상적으로 뼈 형성 신호를 촉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염증과 조직 손상 이후 Activin A가 증가하면 몸은 회복을 지시하는 대신 뼈를 만들라는 잘못된 명령을 받을 수 있다.

FDA 역시 파사트루를 비정상적인 Activin A-ACVR1 경로의 활성화를 차단하는 항체치료제로 설명하고 있다.

이 기전이 이번 치료제의 핵심이다.


Activin A를 막아 잘못 켜진 골화 신호를 끊는다


파사트루의 성분인 가레토스맙은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다.

특정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만든 항체로, 가레토스맙의 표적은 Activin A다. Activin A가 변이된 ACVR1 수용체에 잘못된 골화 신호를 전달하기 전에 이를 붙잡아 중화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처럼 뼈를 덜 만들게 하는 약과는 개념이 다르다.

FOP에서는 정상 골격의 뼈 형성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골격 밖에서 잘못 일어나는 병적 골화를 일으키는 특정 신호를 차단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접근이 가능해진 데는 FOP의 분자생물학적 원인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혀졌다는 점이 컸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유전자 변이와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경로가 명확하게 연결될 경우, 환자 수가 매우 적더라도 강력한 표적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63명 임상에서 새 뼈 병변 19개가 2개로 줄었다


FDA 승인 근거는 성인 FOP 환자 63명이 참여한 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 OPTIMA다.

참가자는 4주마다 파사트루 10mg/kg, 3mg/kg 또는 위약을 정맥주사로 투여받았고, 56주 동안 전신 저선량 CT를 이용해 새롭게 생긴 이소성 골화 병변 수를 평가했다.

결과 차이는 컸다.

위약을 받은 21명에서는 56주 동안 새 이소성 골화 병변이 모두 19개 확인됐다. 반면 파사트루 10mg/kg을 받은 23명에서는 2개, 3mg/kg을 받은 19명에서는 1개가 새로 생겼다. 회사가 제시한 분석에서는 위약군 대비 각각 약 90%, 94% 감소에 해당한다.

병변의 개수만 줄어든 것도 아니다.

리제네론이 FDA 심사 이전 공개한 자료에서는 새로 생긴 이소성 골화의 전체 부피가 두 용량군 모두 위약과 비교해 99% 이상 감소했다는 사후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다만 이 수치는 사후분석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사전에 정해진 1차 평가변수와 같은 무게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임상적으로 더 중요한 질문은 영상에서 보이는 뼈가 줄었다는 사실이 실제 증상 악화도 줄였느냐다.


통증·부종이 나타나는 ‘플레어’도 줄었다


FOP 환자에게는 ‘플레어업(flare-up)’이라고 불리는 질환 악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정 부위가 갑자기 붓고 아프거나 열감이 생기면서 움직임이 악화되는 현상으로, 이후 새로운 이소성 골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OPTIMA 연구에서 의료진이 평가한 56주 동안의 플레어업 횟수는 위약군 66회였다. 10mg/kg군에서는 9회로 크게 줄었고, 3mg/kg군에서는 53회였다.

여기서 두 용량의 결과가 똑같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하다.

새로운 뼈 병변 수는 3mg/kg과 10mg/kg 모두 크게 감소했지만, 의료진이 판단한 플레어업 감소는 10mg/kg에서 훨씬 뚜렷했다.

FDA가 권고한 시작용량도 이를 반영해 10mg/kg이다. 4주마다 한 번 60분에 걸쳐 정맥주사하며, 10mg/kg을 견디기 어려운 경우 3mg/kg으로 낮출 수 있다.

다만 환자가 직접 보고한 플레어업 비율에서는 56주 시점에 위약과 파사트루 사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영상과 의료진 평가에서 나타난 효과를 환자의 체감 증상 개선으로 곧바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미 굳어버린 관절을 다시 풀어주는 약은 아니다


이번 승인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한계 중 하나다.

파사트루는 새로운 비정상 뼈가 만들어지는 것을 줄이는 약이지 이미 생성된 이소성 골화를 녹이거나 제거하는 약이 아니다.

FOP에서 한번 만들어진 뼈는 매우 큰 문제를 남긴다.

관절 주변의 기존 이소성 골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새로운 병변 형성을 막더라도 이미 잃어버린 움직임이 즉시 회복되지는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치료 목표는 지금까지 쌓인 손상을 되돌리는 것보다 앞으로 생길 손상을 줄이고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쪽에 가깝다.

이 차이는 특히 성인 환자에서 중요하다.

3상 임상 참가자들은 18세 이상이었고 이미 FOP 활동성 또는 이소성 골화의 진행을 보인 사람들이었다. 관절 침범 정도를 평가하는 CAJIS 점수 역시 일정 범위 안에 있는 환자들이 포함됐다.

새로운 뼈 형성을 1년가량 크게 줄였다는 사실은 중요한 성과지만, 이것이 5년 또는 10년 뒤 걷기와 호흡, 일상생활 독립성을 얼마나 보존하는지는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


FOP 환자에게 수술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 이유


일반적으로 몸 안에 불필요한 뼈가 생겼다면 수술로 제거하면 될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FOP에서는 이 접근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수술은 조직에 큰 손상을 일으키고 강한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FOP 환자에서는 이런 외상 자체가 새로운 이소성 골화의 방아쇠가 될 수 있어 제거한 부위에 다시 더 많은 뼈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같은 이유로 근육 깊숙이 놓는 주사와 조직검사, 불필요한 외과적 처치도 신중해야 한다.

FOP 환자가 진단되기 전에 종양이나 다른 뼈 질환으로 오인돼 조직검사를 받은 뒤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가 문제로 지적돼 온 것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결국 FOP는 치료보다 진단 단계부터 일반적인 의료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 질환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새로운 이소성 골화가 시작되기 전에 분자 신호를 차단하는 치료의 의미가 더 커진다.


첫 치료제와 무엇이 다른가


파사트루는 미국에서 FOP에 승인된 첫 약은 아니다.

FDA가 2023년 승인한 팔로바로텐(palovarotene)이 먼저 있다. 팔로바로텐은 레티노산 수용체 감마를 조절해 이소성 골화를 줄이는 경구 치료제로, 특정 연령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파사트루는 접근법이 다르다.

경구 저분자화합물로 골형성 프로그램의 하위 경로를 조절하는 대신, FOP 병리에서 중요한 상위 신호인 Activin A를 항체로 직접 중화한다.

투여방법도 차이가 있다. 파사트루는 4주마다 정맥주사를 받아야 한다.

FDA가 이번 약을 FOP의 ‘두 번째 승인 치료제’라고 표현한 이유도 기존 선택지를 대체했다기보다 서로 다른 기전의 치료 옵션이 추가됐다는 의미에 가깝다.

환자의 나이와 질병 단계, 투여 편의성, 안전성, 기존 치료 경험에 따라 실제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부작용도 가볍지 않다


희귀질환에서 치료 선택지가 늘어난 것은 큰 변화지만, 효과 숫자만 보고 안전성 문제를 건너뛸 수는 없다.

FDA는 파사트루가 임신 중 태아에 위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치료기간과 마지막 투여 뒤 6개월 동안 효과적인 피임이 필요하다.

피부와 연조직 감염도 주의해야 한다.

농양이나 봉와직염처럼 치료 또는 입원이 필요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심한 코피도 보고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에는 코피와 다모증, 농양, 여드름 등이 포함됐다. 회사 자료에서는 눈썹·속눈썹 탈모, 구강궤양, 모낭염, 손발톱 주변 감염과 발진도 10% 이상에서 나타난 이상반응에 포함됐다.

63명이 참여한 56주 연구에서 중대한 치료 중 이상사례는 10mg/kg군 2명, 3mg/kg군 1명, 위약군 2명에서 발생했다.

환자 수가 매우 적은 극희귀질환이라는 특성상 승인 이후 실제 진료현장에서 더 많은 환자와 더 긴 기간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 진단 환자 약 900명…왜 임상시험이 63명뿐이었나


일반적인 만성질환 신약이라면 수천명 규모의 3상 임상시험이 흔하다.

FOP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리제네론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FOP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약 9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진단되지 않았거나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된 환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절대적인 환자 수 자체가 극히 적다. 회사는 많은 환자가 30세 무렵 휠체어에 의존하게 되고 중앙 생존연령을 약 56세로 설명한다.

이런 질환에서 성인 63명을 무작위로 세 군으로 나눈 3상 연구를 수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환자를 여러 국가에서 모집해야 하고, 이미 이동성이 크게 제한된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CT 촬영과 정맥주사, 기능평가를 장기간 반복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희귀질환에서 임상시험 설계가 일반적인 신약개발과 다르게 접근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신 치료효과가 크고 질환의 자연경과가 비교적 분명하며 객관적인 영상지표로 병변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규제 판단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환자 수가 적어도 표적은 정확하게’…희귀질환 신약개발의 변화


FOP 치료제의 발전은 최근 희귀질환 신약개발이 향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과거에는 환자가 너무 적다는 이유로 신약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질환이 많았다.

하지만 유전체 분석과 분자생물학이 발전하면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어떤 단백질 신호를 비정상적으로 바꾸는지 밝혀지면, 환자 수가 적더라도 매우 구체적인 치료표적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

FOP가 대표적인 사례다.

ACVR1 변이가 발견되고 Activin A가 변이 수용체를 통해 비정상적인 골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지면서, 병의 이름이 아니라 병을 일으키는 분자경로를 직접 겨냥하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

가레토스맙은 바로 이 과학적 발견을 실제 약으로 연결한 결과다.

FDA도 이 치료제에 혁신치료제, 패스트트랙, 희귀의약품, 우선심사 지정을 부여했다.

희귀질환 분야에서 유전자 발견이 진단을 바꾸고, 진단이 다시 치료표적을 만드는 과정이 실제 승인 치료제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어린 환자에게도 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이번 FDA 승인은 성인 환자로 제한돼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파사트루의 안전성과 효과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회사는 소아·청소년 FOP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3상 OPTIMA 2 연구를 올해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분은 FOP에서 특히 중요하다.

질병은 어린 나이부터 시작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이소성 골화가 누적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손상이 많이 쌓이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더 큰 기능 보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성장기 아동에서 뼈 형성 신호를 조절하는 약을 사용하는 만큼 성인 자료만으로 안전성을 추정할 수 없다.

Activin A는 FOP와 관련된 비정상 골화 외에도 정상적인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성장과 발달, 생식 등 장기간 영향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소아 적응증 확대는 성인에서 보인 병변 감소 효과만으로 자동적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90% 감소’가 곧 장애를 90% 줄였다는 뜻은 아니다


신약 기사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숫자가 바로 90%다.

파사트루 10mg/kg군에서는 새 이소성 골화 병변 수가 위약 대비 약 90% 감소했다. 3mg/kg군에서는 약 94% 감소했다.

하지만 이것을 환자의 장애가 90% 줄었다거나 삶의 질이 90% 좋아졌다고 읽으면 안 된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전신 CT에서 확인된 ‘새로운 병변 수’였다.

이 지표는 FOP의 병리와 직접 연결된 중요한 결과지만, 걷기와 옷 입기, 식사, 호흡 같은 실제 기능은 이미 존재하는 골화의 위치와 정도, 환자의 나이와 질환 진행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56주는 FOP처럼 평생 진행하는 질환을 평가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새 병변 억제가 몇 년 동안 지속되는지, 관절 기능 저하를 실제로 늦추는지, 휠체어 의존 시점을 늦출 수 있는지, 호흡기 합병증과 생존에도 영향을 주는지다.

FDA 승인은 그 질문의 끝이라기보다 장기적인 답을 확인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가깝다.


한국 환자에게는 승인보다 ‘접근성’이 다음 문제다


미국 FDA 승인이 곧바로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리제네론은 현재 유럽에서 파사트루의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며 일본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추가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허가 일정은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극희귀질환에서는 허가 이후에도 실제 치료 접근성이 큰 과제가 된다.

환자 수가 극히 적고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과 생산 비용이 높은 만큼 약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국내 도입 시 건강보험 급여 여부와 투여 가능한 의료기관, 정기적인 정맥주사 관리체계도 중요하다.

FOP 환자는 이동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환자의 이동 제한을 고려해 적절한 경우 가정 주입도 가능하도록 다양한 투여 환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 도입된다면 약이 존재하느냐 못지않게 환자가 실제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희귀병 치료의 목표가 ‘버티기’에서 ‘진행을 막기’로 바뀐다


FOP는 현대 의학이 해결하기 어려운 질환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병이었다.

손상된 조직이 회복돼야 할 순간에 뼈가 생기고, 그 뼈를 수술로 제거하려 하면 수술 자체가 또 다른 골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한번 굳은 관절은 쉽게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오랫동안 치료는 염증과 통증을 관리하고 불필요한 외상을 피하면서 질환 악화를 줄이는 데 집중돼 왔다.

파사트루의 등장은 그 목표를 한 단계 바꾼다.

병이 악화될 때 나타나는 증상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ACVR1 변이와 Activin A 사이의 비정상적인 신호를 차단해 새로운 이소성 골화 자체를 줄이려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3상 연구에서 56주 동안 새 병변 수가 90% 이상 감소한 결과는 FOP처럼 진행을 되돌리기 어려운 질환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번 승인으로 FOP가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미 만들어진 뼈를 제거하지 못하고, 성인에서만 사용이 승인됐으며, 장기적인 기능 보존과 생존 효과도 더 확인해야 한다. 감염과 출혈, 임신 관련 위험 같은 안전성 문제도 관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변화는 분명하다.

몸이 자신의 근육을 뼈로 바꾸는 원인을 유전자와 단백질 신호 수준에서 찾아내고, 그 잘못된 신호를 항체 하나로 차단하는 단계까지 치료가 도달했다.

FOP 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오늘 이미 생긴 뼈보다 내일 또 어디에 새로운 뼈가 생길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번 치료제의 가치는 그 ‘다음 뼈’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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