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여객선이 기울 때 왜 바로 뛰어내리면 안 되나

퇴선은 선장 지시와 구조조건을 함께 판단

구명조끼·승선명부·방수구획이 생존 좌우

인도네시아 자바해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해 대규모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여객선 탑승자는 243명으로 파악됐다. 9월 13일 공개된 집계는 사망 6명과 실종 130명이며 구조·신원 확인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선박이 기울었다고 즉시 퇴선하는 것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며 선장 지시, 구명조끼, 선내 안전구역과 구조선 접근 조건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

기울었다고 바로 바다로 뛰면 위험한 이유

배가 기울면 공포 때문에 곧바로 물로 뛰어들고 싶지만 바다는 저체온, 파도, 선체와의 충돌 위험이 크다. 선내가 여전히 부력을 유지하고 구조가 접근 중이라면 지정된 집결지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편이 더 안전할 수 있다.

여객선 대피는 승무원의 안내와 선체 상태를 함께 따라야 한다. 연기나 침수로 지정 통로가 막혔다면 가까운 다른 비상구를 이용하되 엘리베이터나 화물구역으로 향해서는 안 된다. 이동할 때는 어린이와 고령자, 장애인의 탈출을 먼저 돕고 인원 확인에 협조해야 한다.

선박이 기울었다고 곧바로 침몰하는 것은 아니다. 방수구획과 펌프가 침수 확산을 늦추고 선체가 부력을 유지하는 동안 승객은 구명정과 구조선으로 옮겨갈 수 있다. 반대로 높은 곳으로 한꺼번에 몰리거나 임의로 물에 뛰어들면 무게중심과 구조 동선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 불과 연기가 없는 안전한 집결지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승무원의 대피 지시를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복원성과 방수구획이 버티는 시간

복원성은 외력으로 기울어진 선박이 원래 자세로 돌아오려는 능력이다. 침수 구획과 화물 이동, 승객 쏠림이 이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방수문과 구획은 침수 확산을 늦춰 대피와 구조 시간을 번다.

구명조끼는 물에 들어간 뒤가 아니라 선내에서 미리 착용해야 한다. 끈을 몸에 맞게 조이지 않으면 입수 충격 때 벗겨질 수 있다. 구명정에 오르기 전 승무원이 지정한 순서와 탑승 정원을 지키는 것도 전복과 추락을 막는 절차다.

바다로 들어가면 수온이 높아 보여도 체온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파도와 기름, 떠다니는 물체 때문에 수영능력만 믿기 어렵고 기울어진 선체나 프로펠러와 충돌할 위험도 있다. 퇴선 명령이 내려졌다면 구명정이나 탈출설비를 우선 이용하고, 물에 들어가야 할 때는 서로 가까이 모여 체온과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 구조대가 발견하기 쉬운 신호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승객도 출항 직후 비상구와 구명조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객실 문이 기울어 열리지 않을 가능성과 야간 정전 상황을 생각해 손전등과 신발을 가까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개인 짐을 챙기느라 대피를 늦추거나 안내에 반해 차량갑판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구조 과정에서는 자신의 객실과 동행자 정보를 승무원에게 알려 인원 확인을 돕는 것이 우선이다.

승선명부와 훈련이 구조를 좌우

정확한 승선명부가 없으면 구조대가 몇 명을 찾아야 하는지부터 흔들린다. 승객은 탑승 때 비상구와 구명조끼 위치를 확인하고 안내방송을 따라야 한다. 선사는 훈련을 형식적으로 끝내지 말고 실제 혼잡과 이동약자를 반영해야 한다.

운항사는 출항 전 승선 인원과 화물 배치를 확정하고 변경사항을 즉시 기록해야 한다. 차량과 화물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 파도와 급선회 때 무게중심이 움직인다. 정원 준수만으로 복원성이 확보된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선사의 준비는 출항 전 안전방송보다 넓다. 승선명부와 차량·화물의 무게를 정확히 기록하고, 화물을 고정하며 방수문과 소화설비를 점검해야 한다. 이동약자와 어린이가 어느 통로와 장비를 이용할지도 훈련에 포함해야 한다. 사고가 나면 명부가 구조 완료 인원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므로 무임승선과 현장 변경을 즉시 반영하지 않으면 수색의 출발점부터 흔들린다.

사고 원인은 공식 조사 전 단정 못 해

사고 직후에는 과적, 기상, 조종과 정비 문제에 대한 여러 주장이 나온다. 공식 조사 전 특정 원인을 단정하면 구조와 책임 규명이 왜곡될 수 있다. 탑승·구조·실종자 수도 현지 당국 발표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

사고조사는 항해기록장치, 교신, 기상과 정비기록을 맞춰 진행된다. 생존자 증언은 중요하지만 공포와 혼란 속에서 시간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조사기관은 잠정 사실과 원인 판단을 분리해 공개해야 한다.

원인 규명은 항해기록장치와 기관·정비기록, 기상, 화물배치와 승무원 교신을 종합해 이뤄진다. 초기에 나오는 과적·조종실수·기상 악화 주장은 조사 가설일 뿐이다. 구조자와 실종자 수 역시 중복 신고와 명부 오류가 정리되면서 바뀔 수 있다. 언론과 당국은 잠정 집계와 확인된 사실을 구분하고, 안전에 영향을 줄 새로운 사실은 구조 중에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

사고 뒤 재발방지 대책은 선장 개인의 판단만 고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선박의 설계와 검사, 운항사의 인력·근무시간, 항만의 출항 통제와 구조기관의 대응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과거 지적이 반복됐는지와 시정조치가 실제로 이행됐는지 공개해야 한다. 원인조사와 별개로 즉시 개선할 수 있는 명부·훈련·통신 문제는 기다리지 않고 고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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